|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쌩얼과 민낯]
어젯밤 MBC에서 지피지기라는 방송을 내 보냈는데, 자막에 '민낯'이 나왔습니다.
참으로 잘하신 것입니다. 흔히,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쌩얼'이라고 하는데, 이는 너무 경박하고 촌스러운 유행어입니다.
좋은 우리말에 '민낯'이 있습니다.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의 얼굴"이죠. 비슷한 낱말로 '민얼굴'이 있습니다. "꾸미지 않은 얼굴."이죠. '본얼굴'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화장을 하였거나 변모한 얼굴이 아닌 본디의 얼굴 모습"입니다.
이런 좋은 우리말을 두고 자극적인 '쌩얼'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가끔은 '맨얼굴'이라는 낱말도 씁니다. 그러나 이 또한 '민얼굴'이 맞습니다. '맨'이 다른 것이 없다는 뜻의 앞가지(접두사)라서 얼굴에 맨을 붙여 '맨얼굴'이라 하겠지만,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맨몸, 맨주먹, 맨발, 맨땅은 있어도 맨얼굴은 없습니다.
오랜만에 방송에서 멋진 자막을 봐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문화방송 MBC!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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