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5] 우리말) '일부러'와 '부러'

조회 수 4508 추천 수 0 2011.08.25 08:57:56

 

사전에서 '부러'를 찾아보니
어찌씨(부사) "실없이 거짓으로."라는 뜻으로
부러 없는 체하다/동네 사람들이 악을 쓰며 쫓아가고 있을 때 만재는 부러 뒤로 처졌다처럼 쓰인다고 나와 있습니다.
'
일부러' 뜻풀이 두 번째에 있는 내용과 비슷하네요.
제 생각에 '일부러' '부러'나 굳이 갈라서 쓸 까닭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서울시에서 치러진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결국 투표함도 열지 못한 채 막을 내렸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세금을 낭비했고, 정치 불신만 더 키운 것 같습니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
일부러'라는 낱말을 아실 겁니다.
어찌씨(부사)
1.
어떤 목적이나 생각을 가지고. 또는 마음을 내어 굳이.
일부러 찾아가다/듣자 하니 요즘 술을 과하게 한다기에 그래서 내 오늘 일부러 건너왔던 거야.
2.
알면서도 마음을 숨기고.
일부러 눈감아 주다/나는 어쩌면 어머니가 알고도 일부러 모르는 체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라는 뜻입니다.

며칠 전에 '왕은 사랑한다'라는 역사소설을 읽었습니다.
거기에 '부러'라는 낱말이 나오더군요.
'
일부러'에서 ''이 빠진 '부러'라는 낱말을 저는 처음 봤습니다.

사전에서 '부러'를 찾아보니
어찌씨(부사) "실없이 거짓으로."라는 뜻으로
부러 없는 체하다/동네 사람들이 악을 쓰며 쫓아가고 있을 때 만재는 부러 뒤로 처졌다처럼 쓰인다고 나와 있습니다.
'
일부러' 뜻풀이 두 번째에 있는 내용과 비슷하네요.
제 생각에 '일부러' '부러'나 굳이 갈라서 쓸 까닭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어제 서울에서 치러진 선거가
'
일부러' 그랬건 '부러' 그랬건 간에 피같은 세금을 낭비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에 받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이런 글이 있네요.

제가 우리말편지에서 정치 이야기했다고 저를 이상한데 찔러 바치는 것은 아니죠?
저는 우리말편지에 있는 내용으로 다른데 끌려가서 고문(?)당하기 싫습니다. ^^*


[
터놓고 말하고 가슴으로 듣기]
내가 경청에 대해 절실하게 배운 것은
사고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그저 내가 더 잘 들어주기만 해도 사람들은
내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마음을 열수록 나는 그들에게
깊이 공감했다. 나는 가슴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도 마음을 터놓고 내게 이야기했다.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진정 사람을 아끼고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발견했다.
-
대니얼 고틀립의《마음에게 말걸기》중에서 -

*
우리가 살아가면서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냥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가슴으로 들어주는
사람에게만 모든 걸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터놓고 말하고 가슴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풀립니다. 녹아내립니다. 사랑하게 됩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
‘씨, 님’ 띄어쓰기]

맞춤법에서 띄어쓰기가 참 어렵죠.

사실 원리는 쉬운데 막상 그것을 적용하면 어렵더군요.
차분히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풀어가기로 하죠.
그게 어디 도망가기야 하겠어요?

오늘은 호칭어 띄어쓰기를 설명 드릴게요.
며칠 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에서,
‘홍길동의원님’이라고 쓰면 안 되고, ‘홍길동 의원님’이라고 써야한다고 말씀드렸죠?
그 근거로, 한글 맞춤법 제48항에 있는,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라는 구절을 들었고요.

이를 좀더 자세히 보면,
1.
성과 이름은 ‘홍 길동’으로 띄어 쓰면 안 되고 ‘홍길동’으로 붙여 쓴다.
2.
관직명과 호칭은 앞에 오는 고유 명사와 별개의 단위이므로, ‘홍길동 과장’처럼 띄어 쓴다.
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씨’나 ‘님’은 어떨까요?
‘홍길동 씨’할 때의 ‘씨’는 호칭이므로 ‘홍길동 씨, 홍 씨, 길동 씨’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님’은 어떨까요?
씨와 마찬가지로 띄어 씁니다. ‘홍길동 님’이 맞습니다.

다만, 성이나 이름이 아닌
직위나 신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는 ‘님’은 접미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사장님, 청장님, 과장님, 계장님, 실장님’처럼 써야 합니다.

사람이 아닌 일부 명사 뒤에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여 부르는
‘달님, 해님, 별님, 토끼님’의 ‘님’도 접미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좀 정리가 되셨나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856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4250
1316 [2011/09/06] 우리말) 만날도 맞고 맨날도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6 2999
1315 [2011/09/05] 우리말) 남사스럽다와 남우세스럽다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5 3936
1314 [2011/09/02] 우리말) 간질이다와 간지럽히다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2 4252
1313 [2011/09/01] 우리말) 이제는 짜장면도 표준말입니다 머니북 2011-09-02 3295
1312 [2011/08/31] 우리말) 줄거리와 졸가리 머니북 2011-08-31 4123
1311 [2011/08/30] 우리말) 위아랫물지다 머니북 2011-08-30 3490
1310 [2011/08/29] 우리말) 커피 한 잔 머니북 2011-08-29 3638
1309 [2011/08/26] 우리말) 충돌과 추돌 머니북 2011-08-26 4232
» [2011/08/25] 우리말) '일부러'와 '부러' 머니북 2011-08-25 4508
1307 [2011/08/24] 우리말) 잘코사니 머니북 2011-08-24 3284
1306 [2011/08/23] 우리말) '코스모스 만개'와 '살사리꽃 활짝'... 머니북 2011-08-23 3938
1305 [2011/08/22] 우리말) 휘지르다와 지다위 머니북 2011-08-22 4061
1304 [2011/08/19] 우리말) 공공언어 이대로 둘것인가 2 머니북 2011-08-19 2929
1303 [2011/08/18] 우리말) '열과'가 뭔지 아세요? 머니북 2011-08-18 3011
1302 [2011/08/17] 우리말) 착하다(2) 머니북 2011-08-17 3421
1301 [2011/08/16] 우리말) 착하다 머니북 2011-08-16 2943
1300 [2011/08/12] 우리말) 본 지 오래 머니북 2011-08-12 2933
1299 [2011/08/11] 우리말) 原乳 머니북 2011-08-11 3162
1298 [2011/08/10] 우리말) 배럴당 80달러 머니북 2011-08-10 2986
1297 [2011/08/09] 우리말) 흙주접 머니북 2011-08-09 3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