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01] 우리말) 명조 --> 바탕, 고딕 --> 돋움

조회 수 4170 추천 수 154 2007.02.01 03:19:13
안녕하세요.

이상하게 새벽부터 잠이 깨네요.
일어나서 시계를 보면 4시... 다시 자다 깨서 시계를 보면 5시...

주간동아에 제 이야기가 나왔네요.

‘우리말 편지’ 보내는 농업공학 박사 성제훈

제가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꼼꼼하게 쓰셨군요.
참고로, 저는 광주농고를 졸업한 게 아니라,
광주서석고등학교를 졸업(10회)했고, 광주농고에서 교사생활을 한 겁니다.
기사를 써 주신 이미숙 님 고맙습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여러분은 일터에서 주로 무엇으로 일하세요?
저는 주로 컴퓨터로 일합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트랙터가 주 무기(?)였는데,
이곳에 오니 컴퓨터가 주 무기가 되네요. ^^*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 가운데서도 주로 문서편집기로 이런저런 자료를 만드는 게 제 일입니다.
저는 hwp라는 문서편집기를 쓰는데,
거기에 나오는 글꼴 말씀 좀 드릴게요.

명조체가 뭔지 아시죠?
내리긋는 획은 굵고 가로로 긋는 획은 가는,
중국 명나라 때의 서풍을 따른 글꼴이 바로 명조체입니다.

고딕체는,
획이 굵은 활자체로 15세기경 유럽의 서풍을 따른 글꼴입니다.

고딕체와 명조체 많이 들어보셨죠?
저는 학교에서,
'ㅣ'를 쓸 때,
맨 위가 왼쪽으로 약간 꺾여있으면 명조체,
그렇지 않고 그냥 반듯하게 내리그었으면 고딕체라고 배웠습니다.

바로 이 명조체와 고딕체를 국립국어원에서 바탕체와 돋움체로 다듬었습니다.
1996년에 신문 제작 분야에서 쓰이는 낱말을 다듬을 때 그렇게 바꿨습니다.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이 바탕이니,
대표글꼴을 바탕체라고 하는 게 당연하죠.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뒤로 요즘은 hwp를 막 시작하면 대표글꼴로 명조체가 아니라 바탕체가 바로 뜨는 겁니다.
한 때는 명조체 대신에 신명조체라는 것을 만들어서 쓰다가 지금은 바탕체가 으뜸글꼴입니다.

우리 한글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점 말고도,
글꼴이 아름답기로도 손꼽힙니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글꼴이 나와 우리 한글의 멋을 한껏 뽐낼 수 있길 빕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히히덕거리다/시시덕거리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주말에 '배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아내를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세요.

지난 주말에는 부담 없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절친한 회사 직원들과 함께했고,
토요일 저녁에는 중학교 동창 모임이었고...
일요일 저녁에는 고향 친구가 올라와서...
오랜만에 부담없는 사람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히히덕거리고 찧고 까불면서 놀았습니다.

앞에서 '히히덕거리다'는 낱말을 썼는데요.
이 낱말이 참 재밌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사전과 민중서림에서 나온 사전에는,
'히히덕거리다'는 '시시덕거리다'의 잘못으로 나와 있습니다.
'히히덕거리다'는 낱말은 틀린거죠.

연세국어사전에는,
"실없이 자꾸 웃으며 지껄이다."고 나와 있습니다.
연세국어사전에서 '시시덕거리다'를 찾아보면,
"괜히 웃고 떠들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히히덕거리다'는 낱말을 쓸 수 있는거죠.

사전마다 이렇게 다르면,
'히히덕거리다'를 써야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앞에서 쓴,
'찧고 까불다'는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되지도 않는 소리로 이랬다저랬다 하며 몹시 경망스럽게 굴다."는 뜻인데요.

'찧다'는,
"곡식 따위를 쓿거나 빻으려고 절구에 담고 공이로 내리치다."는 뜻입니다.
공이로 내리칠 때 절구에 담긴 곡물이 이곳저곳으로 막 튀겠죠.

'까불다'는 '까부르다'의 준말로,
"곡식 따위를 키에 담아서 키를 위아래로 흔들어 곡식 이외의 다른 것을 날려 보내다."는 뜻입니다.
찧고 까부는 게 어떤 상황인지 짐작하실 수 있죠?

지난 주말에,
히히덕거렸는지, 시시덕거렸는지는 모르지만,
찧고 까불며 재밌게 논 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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