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집을 옮겼는데요.
포장이사를 하니 참 편하더군요.
돈이 좀 들어서 그렇지...

이사하는 걸 보니,

아침부터 아저씨 몇 분이 들어오시더니,
이것저것 짐을 챙기고 나서,
창문에 걸쳐진 사다리로 짐을 싣더군요.
큰 짐은 바퀴 달린 수레로 밀고,
작은 짐은 들쳐메고...
순식간에 해치우더군요. ^^*

저는 그 틈에도 우리말을 생각했습니다.
저게 들쳐메는 게 맞나, 둘러메는 게 맞나?
들쳐업다는? 둘러업다는 맞나?
여러분도 헷갈리시죠?

들쳐업다, 둘러업다, 들쳐메다, 둘러메다 가운데 어떤 게 맞죠?

"번쩍 들어올려서 업다."는 뜻의 낱말은

또,
"들어올려서 어깨에 메다."는 뜻의 낱말은
'들쳐메다'가 아니라 '둘러메다'입니다.

그게 그것 같아 헷갈리시죠?
표준어는 둘러메다와 둘어업다입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는데,
이자리를 빌려 어제 저희집 이사를 해 주신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어제 주간동아에서 기자분이 오셔서
인터뷰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혹시나 제가 누군지 궁금해 하실 분이나,
제가 보고 싶으신 분은 보시라고...
어지러운 책상은 보지 마시고...^^*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조바심]

어제에 이어 오늘도 황 교수님 이야기네요.
이제는 많은 분이 조바심을 버리고 차분하게 기다리시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라고 하지 마세요.)
사실 조바심 갖고 덤벼봐야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10일에서 보름 정도 후면 결과가 나온다니,
진득하게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조바심을 버리시라고 조바심 어원을 좀 말씀드릴게요.

‘조바심’에서 ‘조’는
오곡의 한 가지인 곡식으로,
밥을 짓기도 하고 떡, 과자, 엿, 술 따위를 만드는 원료입니다.
볏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9월에 줄기 끝에 이삭이 나와 원통 모양의 가는 꽃이 피고 열매는 노란색의 작은 구형입니다.

‘조바심’에서 ‘바심’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인 타작(打作)에 맞대는 순 우리말입니다.
따라서 ‘조바심’은 “조를 타작하는 일”이 되겠죠.

이 조는 잎이 어긋나 좁고 길게 생겼고, 귀가 질겨 떨어내기가 어렵습니다.
타작하기가 어려운 거죠.
그래서 조를 떨 때는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며 여기저기에 비비고 두드리고 문지르며 쳐댑니다.
게다가 낱알이 작고 가벼워서 한 곳에 모으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조를 타작하는 일은,
타작 과정이 조심스럽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떨어지지도 않으니,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일쑤인 거죠.
바로 이런 어원을 가지고 태어난 ‘조바심’이
지금은,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무척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이죠.

이번 일의 진실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바심을 버리고 진득하게 조금만 참으면
곧 진실을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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