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07] 우리말) 눈그늘, 멋울림

조회 수 2628 추천 수 0 2017.07.07 15: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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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보내드린 희귀병 이야기를 보시고 댓글을 많이 보내주셨네요.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눈그늘, 멋울림 - 성기지 운영위원

얼마 전에 눈 밑 그늘 없애는 수술을 한 아내는 요즘 주변에서 얼굴이 밝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싱글벙글거린다.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다크서클’은 외국어에 상관없이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말일 수 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를 통해 이 말을 ‘눈그늘’로 다듬었다. 눈그늘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얼른 이해할 수 있는 용어라고 할 수 있으니, 이제 ‘다크서클’은 왔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도 될 듯하다.

요즘 프로야구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경기장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관중의 응원을 이끌어가는 ‘치어리더’는 응원 문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치어리더’는 (국립국어원에서) ‘흥돋움이’라는 말로 다듬었다. 또 여름밤의 낭만을 불태우는 ‘캠프파이어’도 우리말 ‘모닥불놀이’로 순화하였다. ‘흥돋움이’나 ‘모닥불놀이’는 그동안 쓰던 ‘치어리더’, ‘캠프파이어’와 꼭 같은 글자 수로 다듬어서, ‘우리말로 옮기면 길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떨어 없애주었다. 승리를 축하하는 ‘하이파이브’도 글자 수에 맞추어 ‘손뼉맞장구’로 다듬어서 널리 권장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로 신호를 보낼 때 들을 수 있는 ‘컬러링’은 매우 이해하기가 어려운 외국어인데, 이것을 ‘멋진 울림소리’를 줄여서 ‘멋울림’이라는 말로 순화하였다. 순화어 가운데는 아름다운 우리 옛말을 잘 살려낸 말도 많다. ‘팬미팅’이란 외래어를 다듬은 ‘다솜모임’이라든가, 인터넷 ‘블로그’를 순화한 ‘누리사랑방’이란 말들은 오늘부터 널리 써 나가기에 조금도 모자라지 않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1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소개시키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제 일터에서 자리를 바꿨습니다. 
이 팀에서 저 팀으로 간 거죠. ^^*맡은 일도 다른 거다 보니 낯설기도 하고,갑자기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정신없이 헷갈리기도 합니다.
어제 오후에는 어떤 회의에 갔더니 새로 온 사람이라면서 저를 소개하더군요. 
덕분에 많은 사람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편이 알고 지내도록 관계를 맺어 주는 일"은'소개시키다'가 아니라 '소개하다'입니다.
'시키다'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게 하다."는 뜻으로,근로자에게 일을 시키다처럼 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긴 하지만,굳이 '소개하다'와 '소개시키다'의 차이를 풀어보면'
소개하다'는 '갑'이 '을'과 '병'을 서로 알고 지내도록 맺어주는 것이지만,'소개시키다'는 다른 제삼자가 '갑'에게 '을'과 '병'을 맺어 주게 시키는 겁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하는 것은,소개시키는 게 아니라 소개하는 겁니다.
내가 하는 행동을 '한다'고 하지 않고 '시킨다'고 하면 안 되죠.
남들 시켜먹는 게 좋아서인지는 몰라도,설득할 일도 설득시키라고 하고,취소할 일도 취소시키라고 하는 때가 있습니다.
여러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여러 사람이 만나도록 소개하는 것도 살면서 느끼는 기쁨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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