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8] 우리말) 석패

조회 수 17301 추천 수 0 2012.08.08 15:36:21

글자 수를 줄이고자 '석패'라고 쓴지는 모르지만,
저라면 '안타깝게 졌다'거나 '아쉽게 졌다'고 쓰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새벽에 있었던 우리나라와 브라질이 겨룬 축구를 보셨나요?
온 국민이 응원했음에도 안타깝게도 우리가 졌습니다.

잘 싸웠으나 아깝게 졌을 때 '석패했다'는 말을 합니다.
석패는
아낄 석(惜) 자와 질 패(敗) 자를 써서
"경기나 경쟁에서 약간의 점수 차이로 아깝게 짐."을 뜻합니다.

글자 수를 줄이고자 '석패'라고 쓴지는 모르지만,
저라면 '안타깝게 졌다'거나 '아쉽게 졌다'고 쓰겠습니다.

글은 누구나 쉽게 읽고 뜻을 알 수 있어야 하잖아요.

올림픽이 끝나갑니다.
모두 열심히 해서 그동안 준비하고 연습한 기술을 맘껏 뽐내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과일과 과실]

가을입니다. 요즘 과일 참 맛있죠?
제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을 알려드릴게요.
제철에 나는 싱싱한 과일을 자주 먹는 게 바로 그 비결입니다.

오늘은 아주 쉬운 것으로 골랐습니다.
'과일'과 '과실'을 갈라볼게요.

'과일'은
"나무 따위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을 뜻합니다.
과일로 술을 빚다, 과일을 먹으면 몸에 좋다처럼 씁니다.
'과일'은 한자가 아니라 순 우리말입니다.

'과실'은
"과일 나무의 열매"를 뜻합니다.
果實(かじつ[까지쯔])라는 일본어에서 온 말입니다.

쉽게 정리하면,
우리가 먹는 나무의 열매는 '과일'입니다.
'과실'은 잊어버립시다.

수확의 계절, 결실의 계절 가을입니다.
과일 많이 드시고 건강하게 사시길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수확의 계절, 결실의 계절 가을입니다.'라고 쓰면서도 가슴이 아프네요.
실은 수확(收穫, しゅうかく[슈가꾸])과 결실(結實, けつじつ[게쯔지쯔])도 일본말입니다.
지금 바로 뭐라고 다듬을 말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쓸 뿐입니다.
(수확은 '거둠'으로 결실은 '여묾'으로 바꿔야 겠지만...)

제 생각에,
우리 주위에 일본말에서 온 낱말이 많은데 그런 낱말을 당장 모두 바꿀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낱말이 한두 개가 아니잖아요.
예를 들면,,
'국회'도 こっかい[곳가이]라는 일본말에서 온 것인데 이걸 곧바로 다른 말로 바꾸기는 마땅치 않잖아요.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자니 낯이 뜨겁고,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도둑놈 소굴'이나 '놈팡이 집단'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면 몇 되지도 않는, 그래서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할 참 국회의원들에게 미안하잖아요.

언젠가는 일본말을 모두 거둬내야겠지만,
지금은 뭐가 일본말인지만이라도 알아야 합니다.
언젠가 우리말편지에서 소개했듯이,
알아야 면장을 하죠.

2. 사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은 '놈팽이'가 아니라 '놈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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