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8] 우리말) '다대기'와 '다지기'

조회 수 3066 추천 수 0 2012.07.18 09:26:34

식당에서 고기를 찍어 먹는 '다대기'나 '다진 양념'이 같은 뜻 아닌가요?
저는 '다대기'나 '다진 양념'을 쓰지 않고 '다지기'라고 쓰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태풍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어제저녁에 일터 동료와 같이 저녁을 먹다 '다대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고기에 찍어 먹는 양념 있잖아요. ^^*

일단 그 '다대기'가 일본말이라는 것은 거의 다 아십니다.
두들긴다는 뜻의 たたき[타타끼]에서 왔다고 합니다.
양념을 두들겨 다진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일본에서 다진 양념을 たたき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다대기가 일본말에서 왔음을 밝히고 
'다진 양념'이나 '다짐'으로 다듬어서 쓸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른 이야기 하나 해 보겠습니다.

예전에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 따위에서 자동차가 달리게 되어 있는 도로 밖의 가장자리 길을
'견로'라고 했다고 합니다.
어깨 견(肩) 자와 길 로(路) 자를 써서 그렇게 했나 봅니다.
그러나 그 말은 일본말 ろ-かた[路肩]에서 온 것이라고 해서
그 말을 우리말로 바꾼다고 '어깨 길'로 바꿨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말에 '갓길'이라는 좋은 낱말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거죠.
다행히 지금은 누구나 '갓길'이라고 씁니다.
노견, 견로, 어깨길... 그리고 갓길...

저는 '다대기'도 그렇다고 봅니다.
일본말 たたき[타타끼]에서 왔다고 해서 '다진 양념'이나 '다짐'으로 다듬은 것 같은데요.
우리말에 '다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고기, 채소, 양념감 따위를 여러 번 칼질하여 잘게 만드는 일.
파, 고추, 마늘 따위를 함께 섞어 다진 양념의 하나.
흙 따위를 누르거나 밟거나 쳐서 단단하게 하는 일.
을 뜻합니다.

식당에서 고기를 찍어 먹는 '다대기'나 '다진 양념'이 같은 뜻 아닌가요?

저는 '다대기'나 '다진 양념'을 쓰지 않고 '다지기'라고 쓰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잔치는 벌리는 게 아니라 벌이는 겁니다]

이달 말에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잔치를 많은 분이 축하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시면 꼭 연락해주세요.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에서 큰 잔치를 벌일까요, 벌릴까요?
잔치를 벌이는 게 맞을까요, 벌리는 게 맞을까요? 

오늘은 '벌이다'와 '벌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물리적인 간격을 넓히는 것이면 '벌리다[벌:리다]'고, 
그렇지 않으면 '벌이다[버:리다]'입니다.
곧, 입을 벌리고 하품하고, 앞뒤 간격을 벌리는 겁니다.
'벌이다'는 잔치를 벌이다, 일을 벌이다, 사업?벌이다처럼 물리적인 간격을 넓힌다는 뜻이 없을 때 씁니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벌립니다'고 하면 틀리고,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벌입니다'고 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잔치에 오시면
꼭 저를 찾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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