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거꾸로 매달려 있어도 국방부 시계는 돈다더니,
벌써 2006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올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올 초에 새로운 일터로 옮겨오고 나서 이러저러한 실수도 많았고,
우리말 편지에도 몇 번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실은 그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지만
실수가 드러나는 그 순간은 참 힘들었습니다.
내년에는 정신 바짝 차려 그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오늘이 가기 전에 올 한 해를 되돌아 보시길 빕니다.
지난 일을 돌이겨 되짚어보면 미처 챙기지 못한 것 가운데 배울 게 많거든요.

이제 우리말 편지로 돌아와서,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해 보다는 뜻의 낱말이
'되돌아보다'일까요, '뒤돌아보다'일까요?

뒤돌아보다는 뒤쪽을 돌아보다는 뜻 같고,
되돌아보다는 뭔가를 되돌리는 것 같고......^^*

'되돌아보다'나 '뒤돌아보다'나 다 같은 낱말입니다.
둘 가운데 어떤 것을 쓰셔도,
지나온 과정을 돌아보다는 뜻과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해 보다는 뜻이 있습니다.

저는 올 한 해 무척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동료도 만났고,
꾸준히 우리말 편지를 보낼 수 있게 건강했고,
우리말 편지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습니다.
네 살배기 딸과 두 살배기 아들이 도담도담 잘 크고,
아내와 크게 다투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많이 편찮으셨던 어머니가 기력을 찾으셔서 지금은 건강합니다.
이러니 제가 어찌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내년에도 이런 행복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진다는 어떤 철학자의 말을 좇으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부저를 눌러주세요]

눈 내린 기념으로 일요일에 편지를 드립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일찍 들어가서 저녁을 가족과 함께했습니다.

저녁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KBS 스타 골든벨’에서 엉터리 말과 자막이 많이 나오더군요.

1. ‘코끼리 코에 5.7ℓ의 물을 넣을 수 있다’에서 리터는 l이나 L로 써야 합니다.
ℓ로 쓰면 안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덧붙입니다.
2. 사회자가 “문제의 답을 아는 사람은 ‘부저’를 눌러주세요.” 라고 말하고,
자막도 ‘부저’라고 나오더군요.
“전자석의 코일에 단속적으로 전류를 보내어 철판 조각을 진동시켜 내는 신호. 또는 그런 장치”는
‘부저’가 아니라 ‘버저’입니다.
buzzer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면 ‘버저’가 됩니다.
다만, 버저는 ‘신호나 신호를 내는 장치’ 모두를 말하기 때문에,
‘버저를 누르다’도 맞고, ‘버저가 울렸다’도 맞습니다.

오늘은 할 일이 좀 많네요.
빨리 마치고 들어가서 딸내미와 시장에 가기로 했는데...




보태기)

‘부저’나 ‘버저’보다 우리말 ‘단추’가 더 좋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사전에서 ‘단추’를 찾아보면,

1. 옷 따위의 두 폭이나 두 짝을 한데 붙였다 떼었다 하는, 옷고름이나 끈 대신으로 쓰는 물건.

2. 누름단추. 단추를 누르다/이 조종실의 단추는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모든 공정이 엉망이 된다.

로 나와 있고,




연세 국어사전에 보면,

1. 저고리 따위를 입고서 벌어진 두 쪽을 여미기 위하여 채우는 동그란 작은 물건.

2. 기계 장치를 작동시키거나 조절하기 위해 누르거나 돌리거나 하는 작은 장치.

로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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