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6] 우리말) 내숭

조회 수 5509 추천 수 98 2009.10.06 09:17:23
수육이 숙육(熟肉)에서 왔고, 배웅이 배행(陪行)에서 왔듯이
이 내숭 또한 내흉(內凶)에서 온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자마자 제 속을 뒤집는 사람이 있네요.
제가 잘못된 건지 그 사람이 잘못된 건지...쩝...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내숭을 떠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내숭을 잘 못 떨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는 그런 사람이 싫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대로만 돌려받으면 될 것을 뭐 그리 숨기고 감출 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숭이라는 말은 어찌 보면 순 우리말이 아닙니다.
수육이 숙육(熟肉)에서 왔고, 배웅이 배행(陪行)에서 왔듯이
이 내숭 또한 내흉(內凶)에서 온 말입니다.
힘줄이 심줄이 되듯이, 내흉의 ㅎ이 ㅅ으로 바뀌어 내숭이 된 거죠.
한자 뜻 그대로만 본다면 내흉이 변한 내숭은 속마음이 더럽다는 뜻일 겁니다.

내숭은 이름씨(명사)로 쓰일 때는 내숭을 떨다, 내숭을 피우다처럼 쓰이지만,
그림씨(형용사)로도 쓰입니다.
"겉으로는 순해 보이나 속으로는 엉큼하다."는 뜻으로
할아버지는 사람이 좀 내숭합니다처럼 씁니다.

내숭을 예쁘게 피운다는 것도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숭이라는 낱말 자체가 별로 맘에는 안 듭니다.

겉과 속이 같고, 말고 행동이 같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저부터 그런 사람인지를 반성하면서
모든 사람을 진실로 대하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대하며 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우리말 숫자 읽기]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보낸 편지에,
172백만 원이라고 쓸 것을 172억 원이라고 잘못 썼다는 편지를 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 편지를 보시고 한 분이 답장을 보내오셨습니다.

보도자료를 쓰면서 '172백만 원'이라고 써야 할 것을 '172억 원'이라고 써서 무려 100배나 뻥튀기를 해 버렸습니다. ----> 왜 172백만원이라고 쓰시지요? 공무원들이 1억 7천2백만원이라고 쓰지 않는 근거는 뭡니까? 제가 추측하기로는 해방 이후 미 군정때 버릇을 공무원들이 아직도 안 버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2007-03-06 15:03:01)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우리 맞춤법에서 숫자는 만 단위로 읽고 띄어 씁니다.
1,234,567,891은,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일'로 띄어쓰고 읽습니다.
따라서 172,000,000은 '일억 칠천이백만 원'이라고 쓰고 읽어야 합니다.
그게 현재 쓰는 우리 맞춤법에 맞습니다.

오늘은 그 숫자 이야기나 좀 해 보죠.
우리나라는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조'로 나갑니다.
곧, 만, 억, 조로 만 단위로 나갑니다. 이를 숫자로 보면 네 자리입니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thousand, million, billion, trillion으로 씁니다. 이를 숫자로 보면 세 자리입니다.

영어에서
2,000은 two thousand,
2,000,000은 two million,
2,000,000,000은 two billion,
2,000,000,000,000은 two trillion으로 씁니다. 세 자리씩 끊으면 잘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2,0000은 이만,
2,0000,0000은 이억,
2,0000,0000,0000은 이조입니다.
이렇게 네 자리씩 끊으면 잘 맞습니다.

이렇게 서로 단위가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서양식 회계법에 따라
이만을 20,000이라 쓰고 20천 원이라 쓰게 되는 거죠.
2,000,000은 2백만 원이라 쓰는 것이고요.

다시 정리를 좀 해 보면,
숫자를 쓰는 것은 서양식으로 천 단위에 쉼표를 찍고,
이를 읽는 것은 우리 맞춤법에 따라 만 단위로 읽습니다.
헷갈립니다. ^^*

제가 쓴 '172백만 원'은 '일억 칠천이백만 원'이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그게 현재 우리나라 맞춤법에 맞습니다.

글을 읽고 보니 더 헷갈리신가요? ^^*
저는 아무 힘이 없습니다.
그냥 우리 것이 이렇고 서양것이 저렇다는 것을 말씀드릴 뿐......

우리말123

보태기)
우리나라(동양)의 수를 좀더 보면,
만 (1,0000)
억 (1,0000,0000)
조 (1,0000,0000,0000)
경 (1,0000,0000,0000,0000)
해 (1,0000,0000,0000,0000,0000)
자 1 뒤로 0이 24개
양 1 뒤로 0이 28개
구 1 뒤로 0이 32개
간 1 뒤로 0이 36개
정 1 뒤로 0이 40개
재 1 뒤로 0이 44개
극 1 뒤로 0이 48개
입니다.
어디에서 들으니 여기까지는 중국 고대 역사책에 나온다는군요.

그보다 더 큰 수는
항하사 1 뒤로 0이 52개
아승기 1 뒤로 0이 56개
나유타 1 뒤로 0이 60개
불가사의 1 뒤로 0이 64개
무량대수 1 뒤로 0이 68개
라고 합니다.
여기에 쓴 항하사, 아승기, 나유타, 무량대수는 불경인 금강경에 나오는 낱말로
항하사가 갠지스강 모래알의 개수라네요.
믿거나 말거나......

저는 조보다 큰 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지구에 사는 사람이 65억명,
우리나라 예산이 200조니 그보다 큰 수는 당연히 못봤겠죠.
따라서
억이나 조보다 큰 수는 철학적으로 따져야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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