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내드린 편지 끝 부분에,
'
우리식으로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쓰되, 외국인이 읽이 쉽게 로마자로 쓴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는데
,
이는

'
우리식으로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쓰되, 외국인이 읽기 쉽게 로마자로 쓴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라고 써야 바릅니다
.
제가 실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1.
어제 보내드린 편지 끝 부분에
,
'
우리식으로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쓰되, 외국인이 읽이 쉽게 로마자로 쓴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는데
,
이는

'
우리식으로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쓰되, 외국인이 읽기 쉽게 로마자로 쓴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라고 써야 바릅니다
.
제가 실수했습니다
.
혹시 다른 누리집에 올리시는 분들은 그 부분을 고쳐주십시오
.

2.
참으로 많은 분이 제 잘못을 꼬집어 주셨습니다
.
가끔 실수하는 오타는 별로 지적이 많지 않았는데, 어제 같은 큰 실수는 많은 분이 지적해 주셨습니다
.
고맙습니다
.

3.
아침에 편지를 쓴 뒤 꼼꼼히 읽어보고 보내긴 하지만
,
제가 쓴 글을 제가 다시 읽다 보니 그런 잘못을 잡아내는 게 쉽지 않더군요. 그냥 쓱 지나가는 때가 잦습니다
.
더 꼼꼼히 보겠습니다
.
그리고

다른 것은 실수를 다 봐줄 수 있어도,
우리말 편지의 실수는 쉽게 봐 줄 수 없다는 말씀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
많은 분이 우리말편지를 이렇게 꼼꼼하게 읽고 계신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가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
. ^^*
그래도 이런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
그만큼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는 증거잖아요
.

거듭 고맙습니다
.

성제훈 올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축제와 축전
]

안녕하세요
.

어제 붙인 파일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붙입니다
.

봄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축제'가 참 많네요
.
오늘은 '축제' 이야기를 해 볼게요
.

먼저
,
축제(祝祭)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
1.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 '잔치', '축전'으로 순화
.
문화 축제, 거리 축제, 개교 기념 축제, 축제 분위기에 싸이다, 축제가 열리다, 축제를 벌이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
2.
축하와 제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

, 요즘처럼 꽃 필 때에 맞춰 벌이는 것은 축제가 아니라 '잔치' '축전'이 맞다는 말씀입니다
.
사전에서 다듬은 말로 올리지는 않았지만 '한마당'도 좋을 겁니다
.

제가 알기에는
,
영어 festival을 일본사람들이 祝祭로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실제 festival을 영일사전에서 찾아보면
,
종교적인 행사나 일반(정기적) 축제, 제사, 제일, 축일을 뜻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

이런 일본어 투 '축제'와 뜻이 같은 말이 축전(祝典)입니다
.
"
축하하는 뜻으로 행하는 의식이나 행사"
.

그러나 축제나 축하는 한자말이고, 우리말로는 '잔치'가 있습니다
.
잔치는 "기쁜 일이 있을 때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이고
,
한마당은 아직 사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잔치와 같은 뜻으로 쓰일 수 있을 겁니다
.

누가 뭐라고 해도
,
벚꽃축제 보다는

벚꽃 잔치나 벚꽃 한마당이 더 낫지 않나요?

이번 주말에는 애들과 함께 여기저기 잔치하는 곳이나 찾아다녀야겠네요
. ^^*

고맙습니다
.

우리말
123

보태기
)
1.
일본말에서 祭는 '제사'라는 뜻 말고도 '축제'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
따라서 일본에서는 축제가 축하하는 잔치라는 뜻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
사전에 보면
,
옛날에는 나라가 정한 축일, 또는 축제였지만
,
지금은 「국민의 축일」이라고 해서 축제, 축일로 쓴다고 나와 있습니다
.
제사는 엄숙하고 경건해야 합니다
.

그러나 우리가 하는, 벚꽃 필 때 여는 잔치는 엄숙하거나 경건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
따라서 벚꽃축제(祝祭)가 아니라 벚꽃 잔치마당이나 벚꽃 놀이마당이라고 해야 제 뜻에 맞습니다
.


2.
축제에는 제사라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
일본말 사전에서 祭(제사 제 자)를 찾아보니
,
일부 이름씨(명사)에 붙어 의식, 축전의 뜻을 더한다고 나와 있으며

보기로 축제(祝祭)와 사육제(謝肉祭)를 들어 놨네요
.

그러나 우리가 하는, 벚꽃 필 때 여는 잔치는 제사와는 관련이 없잖아요
.
그런 뜻에서도 축제(祝祭)가 아니라 축전(祝典)이 맞습니다
.

3.
축제의 제는 제사를 뜻하므로
,
춘향제, 의병제처럼 돌아가신 분을 위한 제사부터 지낸 다음
,
문화예술 행사를 여는 것을 두고는 축제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제사를 받는 주체가 있어야 쓸 수 있다는 것이죠
.

그러나 우리가 하는, 벚꽃 필 때 여는 잔치는 제사도 아닐뿐더러 제사라 하더라도 받는 주체가 없잖아요
.
그런 뜻에서도 벚꽃축제는 말이 안 됩니다
.


4.
어떤 학자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
축제는 축하와 제사가 합쳐진 말이긴 하지만, 제사를 더 강조한 낱말이고

축하를 더 강조한 낱말은 宴이라고 합니다. , 잔치죠.

우리가 요즘 곳곳에서 벌이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잔치이므로 '축제'와는 거리가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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