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4] 우리말) 가을이 오는 속도

조회 수 5371 추천 수 78 2006.10.14 10:24:50
안녕하세요.

어제치 우리말편지에서 잘못된 게 있네요.
제가
'여기에 쓴 총각은 總角으로 무 모양이 뿔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 같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
분명한 것은 처녀 총각 할 때의 그 총각은 아닙니다. ^^*''라고 했는데,
이게 틀렸습니다.

옛 총각들은 장가를 가기 전엔 머리를 뒤로 묶어 늘어뜨렸는데,
그렇게 머리를 양쪽으로 갈라 뿔 모양으로 동여맨 머리를 '총각'이라고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 머리를 한 사람은 대개가 장가가기 전의 남자라서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총각이라고 하게 됐고,
그 머리 모양을 닮은 "무청째로 김치를 담그는, 뿌리가 잔 어린 무"를 총각무라고 한 겁니다.
두말할 것 없이 그 무로 담금 김치가 총각김치죠.
(가져온 곳 : http://kdaq.empas.com/qna/3808544?l=e)
꼼꼼하게 검토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의 잘못을 잡아주신 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이 토요일입니다. 토요일에는 맞춤법이나 우리말을 보내기도 하고,
가끔은 제가 살아가는 이야기도 보냅니다.

어제 인터넷에서 보니
올해는 단풍이 별로 곱지 않을거라고 하네요.
그래도 가을은 단풍 멋인데...

여러분, 혹시 가을이 오는 속도가 어느 정도 빠른지 아세요?

오늘은 단풍으로 가을이 오는 속도를 좀 따져보죠.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됩니다.
예를 들면, 제주도에서 서울까지의 직선거리는 대략 440km 정도 되고,
서울에서 시작된 단풍이 제주도까지 가는데 약 20일이 걸리므로,
440km를 20일로 나누면 22km/일이 나옵니다.
곧 하루에 약 22km 정도씩 아래쪽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시속으로 바꿔보면, 하루가 24시간이므로 22km를 24로 나누면 됩니다.
약 0.917km/h 정도가 나오네요.

보통 다 큰 사람의 걷는 속도가 한 시간에 약 4km 정도 되는데,
가을은 한 시간에 채 1km를 못 가네요.
따라서, 가을이 움직이는 속도는 어른이 걷는 속도의 1/4 정도 되는 겁니다.
이런 속도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애가 아장아장 걷는 속도와 비슷합니다.

제 아들이 지금 15개월입니다.
가을이 움직이는 속도인 0.917km/h는
제 아들이 걷는 속도와 비슷할 겁니다. ^^*

다만, 제 아들은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계속해서 걷지는 못합니다.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복습삼아 다시 보내드리는 겁니다.

[맨숭맨숭/맹숭맹숭 >> 맨송맨송]

요즘 무척 덥죠?
이 더운 날씨에 논에 나가서 일하는 것을 제 부모님이 보시면 뭐라고 하실지...

논에서 일할 때는 누가 뭐래도 술이 한 잔 들어가야 일이 잘됩니다.
그런 때는 몇 잔 마셔도 취하지도 않죠.
몇 잔 들어가면 정신은 말짱하면서 피곤함도 잊은 채 일할 수 있거든요.

어제는 퇴근 후에 고향 친구와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니 취하지도 않더군요.
말짱한 정신으로 새벽에 들어갔습니다.

흔히,
“술을 마시고도 취하지 아니하여 정신이 말짱한 모양”을
‘맨숭맨숭’이나 ‘맹숭맹숭’이라고 하는데요.
그건 ‘맨송맨송’이 맞습니다.

몸에 털이 있어야 할 곳에 털이 없어 반반한 모양,
산에 나무나 풀이 우거지지 아니하여 반반한 모양도
‘맨송맨송’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 머리털이 맨송맨송 다 빠졌다’처럼 쓰죠.

표준어 규정에,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낱말은 음성 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의좋게 지내거나 이야기하는 모양”도
‘오손도손’이 아니라,
‘오순도순’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끼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었다’처럼 쓰죠.

요즘은 찜질방 장사가 안 되겠어요.
낮에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는데,
누가 돈 내고 찜질방 가겠어요?

아무리 드실 게 없어도,
더위는 먹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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