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8] 우리말) 제기?

조회 수 4322 추천 수 0 2017.11.08 13:32:39

.

안녕하세요.

어제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국빈으로 오셨고, 청와대에서 국빈 만찬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이용수 할머니를 초대했고, 만찬에 울릉도에서 난 새우를 올렸다고 합니다.
그걸 두고 일본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68211&ref=D
日관방, 韓공식만찬 ‘위안부피해자’ 초대에 “日 입장 제기” 

http://www.mbn.co.kr/pages/vod/programView.mbn?bcastSeqNo=1168909
일 관방장관, '위안부 피해자' 초대에 우려 표명…독도 새우엔 '불쾌감'

저는 그 뉴스를 보면서 여러 가지로 기분이 나빴습니다. 저도 '불쾌감'을 드러냅니다.

우리나라에 오신 손님께 베푸는 만찬에 어떤 분을 모시는지를 다른 나라에서 왜 참견을 하며,
그 상위에 새우를 올리건 가자미를 올리건 자기네가 왜 불편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찔리는 게 있으면 반성을 하고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 되는 것이지,
오지랖 넓게 나설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1. 국영방송이라는 KBS에서 낸 제목입니다.
日관방, 韓공식만찬 ‘위안부피해자’ 초대에 “日 입장 제기” 
'日'은 '일본 관방'이나 '일본'이라 쓰면 되고, '韓'은 '우리나라'라고 쓰면 됩니다.
굳이 한자를 쓸 까닭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또, '제기'라는 어려운 낱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제기(提起)는 "의견이나 문제를 내어놓음."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씨(명사)입니다.
'드러내' 정도로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저라면,
'日관방, 韓공식만찬 ‘위안부피해자’ 초대에 “日 입장 제기”'라 쓰지 않고,
'일본, ‘위안부피해자’ 초대에 불만 드러내'나
'일본 관방장관, 공식만찬 때 ‘위안부피해자’ 초대에 우려 드러내”'라고 쓰겠습니다.

저는
'제기'를 보면 '제기랄'이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 기사를 보면서 '제기랄'이 한 번 더 떠오르네요. 

2. 오지랖
본래는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이라는 뜻이지만,
관용구로 '오지랖이 넓다'고 하면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면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지랍'이 아니라 '오지랖'이 바른말이며
마땅히 [오지라비]가 아니라 [오지라피]라고 소리내야 합니다.

저도 [오지라피 널따]는 소릴 가끔 듣습니다. 특히 우리말 잘못 쓰는 것을 보면 그냥 못 넘어가기에...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내 남편과 우리 남편]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저희 나라'라고 하면 안 되고 '우리나라'라고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들어간 합친 말은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만 붙여 쓰고 다른 것은 띄어 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도 '우리'를 조금 더 알아볼게요.

많은 분이
내 남편을 남에게 소개할 때 '우리 남편'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하십니다.
'우리'라고 하면 공동의 소유(?)가 되므로 
'우리 엄마'는 말이 되지만
'우리 남편'이나 '우리 아내'는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우리말에서는
자신의 소유가 분명함에도 '내'나 '제'로 쓰지 않고 '우리'로 쓰는 때가 흔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이 공동체 의식에 따른 '우리'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말에 반영된 문화적 결과라고 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런 방식의 쓰기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같이 사는 아내를 보고 '우리 아내'라고 해도 되고, '제 아내'라고 해도 되며,
남편을 보고도 '우리 남편'이라고 해도 됩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755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3090
2676 [2009/07/0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7-09 2035
2675 [2016/03/31] 우리말) 감치다 머니북 2016-04-01 2041
2674 [2015/10/01] 우리말) 풋머리 머니북 2015-10-01 2044
2673 [2014/10/20] 우리말) 웨하스 머니북 2014-10-21 2047
2672 [2009/09/03] 우리말) 징크스 id: moneyplan 2009-09-03 2050
2671 [2010/10/28] 우리말) 얼마큼 moneybook 2010-10-28 2051
2670 [2015/08/04] 우리말) 그러거나 말거나 머니북 2015-08-04 2053
2669 [2009/06/17] 우리말) 제비집 id: moneyplan 2009-06-17 2054
2668 [2010/06/21] 우리말) 물은 셀프 moneybook 2010-06-21 2055
2667 [2010/07/06] 우리말) 얼굴 moneybook 2010-07-06 2061
2666 [2012/12/28] 우리말) 매무시와 매무새 머니북 2012-12-28 2061
2665 [2014/04/15] 우리말) 배지는 보람으로 머니북 2014-04-15 2062
2664 [2009/02/1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2-12 2064
2663 [2015/01/05] 우리말) ‘어줍다’와 ‘어쭙잖다’ 머니북 2015-01-05 2065
2662 [2016/06/27] 우리말) 백상어의 공포 머니북 2016-06-29 2065
2661 [2014/05/30] 우리말) 안갚음 머니북 2014-05-30 2066
2660 [2014/07/15] 우리말) 강담/죽담 머니북 2014-07-15 2066
2659 [2015/03/17] 우리말) 햇빛/햇살/햇볕 머니북 2015-03-17 2066
2658 [2015/12/02] 우리말) 속박이 머니북 2015-12-02 2066
2657 [2009/04/29] 우리말) 구구단 id: moneyplan 2009-04-29 2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