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0] 우리말) 뚝배기와 곱빼기

조회 수 2812 추천 수 0 2016.12.21 08: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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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우리말 이야기] 뚝배기와 곱빼기-성기지 운영위원
요즘 영재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이제 두세 살밖에 안 된 아기에게 한글은 물론 한자나 영어까지 가르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이렇게 지나친 조기교육에 대해 부정적이다. 갓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두 살배기, 세 살배기에게 생소한 외국어를 가르치게 되면, 우리말조차 온전하게 습득하지 못하게 된다. 외국어 교육은 중학교부터 시행해도 늦지 않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말을 잘 하는 아이가 외국어도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 

두 살이나 세 살 된 아기를 흔히 ‘두 살박이’, ‘세 살박이’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서 ‘그 나이를 먹은 아이’라는 뜻을 갖는 말은 ‘-박이’가 아니라 ‘-배기’이다. 곧 “두 살박이 아이”가 아니라, “두 살배기 아이”가 바른말이다. 이에 비해 ‘-박이’는 뭔가 박혀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말할 때 붙여 쓰는 접미사로서, ‘점박이’라든가 ‘덧니박이’ 등처럼 부려 쓴다.

이러한 경우 외에,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을 가리키는 ‘나이배기’라든지 ‘공짜배기’ 등에서도 ‘-배기’가 쓰인다. ‘-배기’가 들어가는 말 가운데 ‘뚝배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뚝배기’와 ‘곱빼기’의 경우, 다같이 [-빼기]로 발음되고 있지만, 표기할 때에는 ‘뚝배기’는 ‘-배기’로, ‘곱빼기’는 ‘-빼기’로 적어야 한다. 흔히 곱빼기가 두 배라는 인식 때문에 ‘곱’ 뒤에 ‘배’가 오는 줄 알고 있지만, 이미 ‘곱’이 두 배를 나타내므로 다시 ‘배’를 붙일 까닭이 없다. ‘곱’ 뒤에 붙는 ‘-빼기’는 ‘이마빼기, 코빼기’처럼 쓰이는 순 우리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금슬과 금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46에 SBS 화면 아래쪽에 흐르는 자막에서
'빠르면 내일 축구감독 선임'이라는 문장이 보였습니다.
'빠르면'이 아니라 '이르면'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속도가 빠르다와 시기가 이르다를 너무나 자주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어젯밤 SBS 긴급출동을 보셨나요?
다섯 살과 여섯 살 남매 이야기가 나왔는데,
때리지 말고 말로 하라는 여섯 살배기 딸내미의 외침과,
엄마 걱정하지 마, 엄마가 때린 것은 마술로 다 잊어버릴게... 라면서 엄마를 위로하는 모습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너무나 가슴이 아파 다른 방송으로 채널을 바꿨다가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또 보게 되고... 또 울고...
다행히 끝 부분에서는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나와 그나마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지금도 제 눈이 부어 있습니다. ^^*

애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합니다.
저와 아내 사이가 좋아야 애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은 마땅할 겁니다.

부부 사이의 사랑을 두고 '금실'이라고 합니다.
실은 거문고 금(琴) 자와 비파 슬(瑟) 자를 써서 거문고와 비파 소리가 화합하듯 내외간의 화목한 즐거움을 뜻하므로 '금슬'이 맞지만,
'금슬'보다는 소리내기 쉬운 '금실'로 오랜 시간 소리를 내다 보니 아예 '금실'을 표준말로 삼은 것입니다.
다만, 거문고와 비파를 뜻할 땐 여전히 '금슬'로 써야 바릅니다.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금실이 좋은 것을 두고 '잉꼬부부'라고도 자주 씁니다.
그러나 이 말은 일본에서 온 낱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원앙 부부'로 다듬었습니다.

저는 금실 좋은 원앙 부부로 살며 애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야 애들이 사회에 나와 제구실하고 살 것 같아서요. ^^*

지안아, 원준아!
사랑한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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