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1] 우리말) 벼슬과 볏

조회 수 2694 추천 수 0 2017.01.31 09:39:45

'벼슬'은 어떤 기관이나 직장 따위에서 일정한 직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닭이나 새 따위의 이마 위에 세로로 붙은 살 조각은 '볏'입니다.

안녕하세요.

설 잘 쇠셨나요?
저는 설 일주일 앞서 어머니를 고향에서 모시고 와서 이곳 전주에서 설을 보냈습니다.
일주일 계시는 게 힘들었는지, 아니면 제가 잘못 모셨는지, 설 다음 날 바로 해남으로 가셨습니다.

올해가 닭의 해라고 합니다.
텔레비전 자막에 '닭 벼슬'이라고 나오는 것을 봤습니다.
'벼슬'은 어떤 기관이나 직장 따위에서 일정한 직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닭이나 새 따위의 이마 위에 세로로 붙은 살 조각은 '볏'입니다.
육관(肉冠)이라 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바른 낱말을 써야죠. ^^*

설 대목은 시장에 사람들이 붐비고 경기도 좀 살아나고 그래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안타깝습니다.
'대목'은 한자 말이 아니라 "설이나 추석 따위의 명절을 앞두고 경기가 가장 활발한 시기"를 이르는 순우리말입니다.

올해는
큰 행복보다는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그런 한 해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잔다리밟다]


안녕하세요.

눈길에 출근 잘하셨는지요.
저는 새벽 6:30에 나와 일터 눈을 치웠습니다.
제가 좀 고생해서 이렇게 눈을 치우면 다음에 오시는 분들의 불편함을 조금을 덜 수 있잖아요.
조금 고생해서 많은 사람이 편할 수 있다면 그 정도 고생은 기쁨이죠. ^^*

어젯밤 11:50분쯤 KBS(1방송인지 2방송인지 기억이 안 납니다.)에서 출연자가 '시합'이라고 했고, 자막도 '시합'이라고 나왔습니다.
운동이나 그 밖의 경기 따위에서 서로 재주를 부려 승부를 겨루는 일을 '시합'이라고 하는데,
국립국어원에서 '겨루기'로 다듬은 말입니다.
같은 한자라도 일본어투 낱말인 '시합'보다는 '경기'가 좋습니다. 마땅히 그보다 더 좋은 게 '겨루기'입니다.

오늘은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서 연구관 승진 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제가 일하는 기계분야도 이번에 세분을 뽑기 때문에 12명이 같이 겨룹니다.
시험이 끝난뒤에 모두 웃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시길 빕니다.

공무원 가운데 일반 행정직은 9급부터 1급까지 9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경찰, 군인 등도 여러 단계의 계급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직은 연구사와 연구관 딱 두 직급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진급하는 게 연구직에는 평생 딱 한 번 있는 승진입니다.
그러니 마땅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말에 '잔다리밟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잔'은 작은 것을 뜻할 겁니다.
'잔달음'은 걸음의 폭을 좁게 잇달아 떼어 놓으면서 바뼈 뛰는 걸음이고,
'잔질다'고 하면 마음이 굳세지 못하고 약하다, 하는 짓이 잘고 다랍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쓰이는 '잔'을 넣은 '잔다리밟다'는
굳이 뜻을 풀자면,
폭이 좁게 떼는 걸음걸이 정도 될 것 같네요.
곧, "낮은 지위에서부터 높은 지위로 차차 오르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철수는 9급 공무원으로 들어와 고생하며 잔다리밟아 지금은 4급 과장이다 처럼 쓰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승진하고자 잔다리밟는 모든 분이 나중에는 다함께 웃으실 수 있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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