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4] 우리말) 국어를 잘 배우자

조회 수 4379 추천 수 0 2017.04.24 09:34:56

.

안녕하세요.

양구여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국어를 잘 배우자]
아이들 시험 감독을 하면 종종 질문을 받게 됩니다.
선생님 '게시'가 무슨 뜻인가요?
선생님 '앙양'의 의미가 뭐지요?
국어시험시간이 아니고 사회나 과학 등 비문학이 주류를 이루는 시험인데도
아이들을 시험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파고가 세상에 큰 족적을 남기고 현재까지도 순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컴퓨터가 몰고 올 세상이 어떠할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번역도 이제 컴퓨터가 담당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온통 영어 열풍입니다.
영어 때문에 발생하는 사교육비는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표현해도
거짓이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앞으로의 사회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전혀 다른 사회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 갈 테니까요.
앞으로 영어 교육은 없어질지 모릅니다.

지금 컴퓨터 영어 번역 수준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이 구현되고 있는 이때에
영어번역이 완벽에 가까워질 세상이 도래하는 것은 
먼 미래가 아니라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럼 번역은 컴퓨터가 담당하게 하면 되는 것인데
문제는 영어에 함몰되어 사느라 한국어를 소홀히 한 아이들입니다.
국어를 엉망으로 쓰면 아무리 훌륭한 번역기가 개발되어 보급된다고 하더라도
고급진 언어를 생성해 낼 수 가 없습니다.
원본이 훌륭해야 번역본도 훌륭할 것이니 말입니다.

앞으로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배우라고 닦달하는 것보다
토익이나 토플에 함몰되어 젊은 시절을 낭비하는 것보다
우리말 국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의 진정성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항상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소개]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네요.

지난 주말에 있었던 축구 잘 보셨죠? 정말 잘하더군요.
이번 주 목요일에도 경기가 있는데 이번에도 잘해서 꼭 이기길 빕니다.

먼저,
오늘 아침 KBS 뉴스(7:08)부터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의 강한 체력 훈련을 소개하면서
그런 훈련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그런다면 큰 걱정입니다.
피로를 회복하게 되면 피곤해진다는 말인데, 피곤한 몸으로 어찌 또 뛸지 걱정입니다.
피로는 해소하고(없애고),
원기를 회복해야 다음 경기에 이길 것 같은데...
피로해소, 원기회복...


오늘 아침 MBC뉴스 좀 꼬집겠습니다.
여러분, 이 한자 좀 읽어보십시오. 
疏開... 이 한자를 보고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저는 紹介라는 한자는 읽을 줄 압니다. 
'소개'라고 읽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편이 알고 지내도록 관계를 맺어 준다는 뜻입니다.

疏開는 소개로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함이라는 뜻입니다.
군사용어로 보면,
주로 적의 포격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고자, 전투 대형의 거리나 간격을 넓히는 일을 뜻합니다.
과연 이 낱말을 우리 국민 몇 명이나 알까요?

오늘 아침 MBC뉴스에서 키르기스탄인가 어디 이야기를 하면서 '주민 소개령'을 내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화면 밑으로 흐르는 자막에는 '우리 교민 소개'라고 나왔습니다.
과연 이 말을 이해할 사람이 몇 분이나 될지 생각해 봤습니다.
아마도 외교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제 일터에서 저는 이런 말을 가끔 했습니다.
"수도는 시비관리가 중요합니다."
"다비하면 도복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수도... 농촌진흥청에서 상수도를 다루나 하수도를 다루나?
시비관리? 그건 경찰서에서 해야 하는 일 아닌가?
다비... 비가 많이 내린다는 뜻이겠지?
도복... 태권도복? 
다비하면 도복... 비가 많이 내리면 도복이 젖는다는 뜻인가? 근데 그걸 왜 농촌진흥청에서 이야기하지?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서 이런 보도자료가 나오면 아래처럼 고쳐주십시오.
수도는 시비관리가 중요합니다. >> 벼농사에서는 비료 주는 게 중요합니다.
다비하면 도복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잘 쓰러지니 조심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844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3887
2576 [2017/05/02] 우리말) 순식간 머니북 2017-05-06 4521
2575 [2017/05/01] 우리말) 허점과 헛점 머니북 2017-05-06 4631
2574 [2017/04/28] 우리말) 아슬아슬 머니북 2017-04-29 4476
2573 [2017/04/27] 우리말) 게정/어기대다 머니북 2017-04-27 4830
» [2017/04/24] 우리말) 국어를 잘 배우자 머니북 2017-04-24 4379
2571 [2017/04/21] 우리말) 맑순 주세요 머니북 2017-04-22 4338
2570 [2017/04/20] 우리말) 리터 단위 머니북 2017-04-21 4220
2569 [2017/04/19] 우리말) 젬뱅이와 손방 머니북 2017-04-21 4749
2568 [2017/04/18] 우리말) 엿먹다 머니북 2017-04-18 4568
2567 [2017/04/17] 우리말) 달물결 머니북 2017-04-18 4400
2566 [2017/04/13] 우리말) 사전 이야기 머니북 2017-04-13 4378
2565 [2017/04/13] 우리말) 데구루루 머니북 2017-04-13 4806
2564 [2017/04/12] 우리말) 나와바리 머니북 2017-04-12 4553
2563 [2017/04/11] 우리말) '그것참'인데, '그거참 머니북 2017-04-11 4628
2562 [2017/04/10] 우리말) 우리글 교양을 높이기 위한 시민강좌 머니북 2017-04-11 4297
2561 [2017/04/07] 우리말) 만발 -> 활짝 머니북 2017-04-10 5071
2560 [2017/04/06] 우리말) 후리지아 -> 프리지어 머니북 2017-04-06 3875
2559 [2017/04/04] 우리말) 거방지다/걸판지다 머니북 2017-04-05 4416
2558 [2017/04/03] 우리말) 까다롭다/까탈스럽다 머니북 2017-04-04 4636
2557 [2017/03/31] 우리말) 비탈이 가파라서? 가팔라서? 머니북 2017-04-03 4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