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9] 우리말) 업

조회 수 2652 추천 수 0 2017.05.19 10:54:24

안녕하세요.


어제 보내드린 사진을 많은 분이 그렇게 좋아하실지 몰랐습니다.
그제와 그끄저께 일터에 나오면서 아내가 별 뜻 없이 찍어준 사진인데...
오늘 아침에도 어떤분으로부터 사진을 한 장 받았습니다.
이왕 팔불출 된 김에 그 사진도 붙입니다.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제목을 붙이지 않았는데, 아마도 '업'이라고 붙이면 될 것 같습니다.


직업을 흔히 ‘업’(業)으로 줄여 쓴다. “요즘 무슨 직업에 종사하나?”와 “요즘 무슨 업에 종사하나?”는 어감의 차이가 별로 없다. 하지만 “아버지는 한평생 농사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오셨다.”보다는 “아버지는 한평생 농사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오셨다.”가 왠지 자연스럽게 들린다. 직업이 과업으로 슬쩍 넘어가는 단계이다. 나아가 “자주국방은 우리나라의 과제이며 업이다.”를 “자주국방은 우리나라의 과제이며 직업이다.”로 바꾸면 완전한 비문이 된다. 이때의 ‘업’은 직업이 아니라 ‘부여된 과업’이란 뜻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불교에서는 ‘업’(業)을 선과 악을 부르는 소행으로 가르친다. 사전에서는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우리말 큰사전>)으로 풀이해 놓았다. 그래서 ‘업’과 그 응보를 아울러 ‘업보’라고 한다.
그런데 순 우리말 가운데도 ‘업’이 있다.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거나 보살펴 준다고 하는 동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집에서 ‘업’이 나가면 집안이 망한다고 한다. 이 ‘업’이 동물이면 ‘업구렁이, 업두꺼비, 업족제비’처럼 말하고, ‘업’이 사람이면 ‘업둥이’라고 한다. ‘업둥이’는 집안에 복을 몰고 들어온 아이라는 좋은 뜻을 지닌 말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업둥이’를 ‘우연히 얻은 복덩어리’라는 뜻으로 ‘얻은복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업’은 ‘업다’와 아무 관계가 없으니, ‘업둥이’는 ‘업어다 버린 아이’가 아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840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4066
2596 [2016/02/19] 우리말) 철 머니북 2016-02-25 2156
2595 [2010/11/19] 우리말) 트네기 moneybook 2010-11-19 2157
2594 [2015/07/06] 우리말) 금새와 금세 머니북 2015-07-06 2157
2593 [2015/08/24]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머니북 2015-08-25 2157
2592 [2009/09/18] 우리말) 멧돼쥐 id: moneyplan 2009-09-18 2158
2591 [2015/02/06] 우리말) 터앝 머니북 2015-02-09 2158
2590 [2015/07/29] 우리말) 무슨과 몇 머니북 2015-08-02 2158
2589 [2015/08/26] 우리말) 붓다(2) 머니북 2015-08-26 2158
2588 [2015/10/12] 우리말) 일자리 나누기와 잡 셰어링 머니북 2015-10-13 2159
2587 [2013/06/25] 우리말) 슈퍼문 머니북 2013-06-25 2160
2586 [2015/10/28] 우리말) 푸른/푸르른 머니북 2015-10-29 2160
2585 [2013/11/22] 우리말) '가다'와 '하다'의 쓰임이 다른 까닭은? 머니북 2013-11-22 2161
2584 [2016/01/29] 우리말) 난장판의 아수라 머니북 2016-02-01 2161
2583 [2010/08/09]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moneybook 2010-08-09 2162
2582 [2010/03/25] 우리말) 가위 id: moneyplan 2010-03-25 2164
2581 [2016/08/09] 우리말) 따 논 당상 자리? 머니북 2016-08-10 2165
2580 [2009/09/07] 우리말) 떼려야 뗄 수 없는... id: moneyplan 2009-09-07 2167
2579 [2009/06/26] 우리말) 실수 몇 개 id: moneyplan 2009-06-26 2168
2578 [2014/09/19] 우리말) 눈시울과 가선 머니북 2014-09-19 2168
2577 [2016/01/25] 우리말) 망고하다 머니북 2016-01-26 2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