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6] 우리말) ㅍ 받침을 쓰는 말들

조회 수 4265 추천 수 0 2017.05.29 09: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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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주말입니다.
후회 없이 맘껏 편하게 보내시고,
다음주 월요일 힘차게 시작합시다.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ㅍ 받침을 쓰는 말들]

오래 전에 텔레비전 방송에서 ‘무릎팍도사’란 프로그램을 방영한 일이 있다. 무릎의 낮은말로 쓰이는 ‘무르팍’은 ‘르’ 자 밑에 받침이 없어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 제목인 ‘무릎팍’에는 ‘르’ 밑에 ㅍ 받침이 있다. 철자가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니, 담당자는 “무릎팍은 ‘무릎을 팍 치게 하는 족집게 도사’라는 뜻으로 합성한 말이며, 무릎의 속어인 무르팍이 아니다.”고 답변하였다. 딴은 그럴 듯도 하다.

‘무릎’과 같이 ㅍ 받침을 쓰는 낱말 가운데 ‘섶’이라는 말이 있다. 고추나 오이 모종을 심을 때 그 옆에 모종 줄기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막대기를 꽂아주는데, 이때의 막대기를 섶이라고 한다. 시골에서 밭을 일구거나 도시에서도 화단을 가꾸는 이들 가운데 섶을 그냥 지지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지대는 큰 물건이나 나무를 받쳐주는 것이고, 덩굴지거나 줄기가 가냘픈 식물을 받쳐주는 막대기는 ‘섶’이라고 해야 하겠다.

ㅍ 받침이 들어간 낱말 가운데 ‘오지랖’이란 말이 있다. ‘오지랖’은 우리의 전통적인 의복 가운데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이 겉옷의 앞자락이 지나치게 길고 넓으면 걸을 때마다 이것저것 함께 쓸려가게 되는데, 여기에서 “관계도 없는 남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한다.”는 뜻으로 ‘오지랖이 넓다’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는 일도 오지랖이 넓은 걸까?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커텐과 커튼]

안녕하세요.

오늘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네요.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겨울 추위가 가시고 봄기운이 나니 산과 들에 새싹이 돋겠네요.
다음 절기는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오늘은 창가 커튼을 활짝 열어야겠습니다. ^^*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막는 데 쓰는 가림막은 '커튼'입니다. curtain에서 왔죠.
이를 커텐이라고 많이 하십니다. 그러나 맞춤법에 따르면 '커튼'이 맞습니다.

외래어표기법이 좀 어렵긴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헷갈리죠.
프라이팬을 후라이팬이라고 하고,
헬멧을 헬맷이라고 잘못 쓰며,
플래카드를 프랭카드나 프랑카드라고 틀리게 쓰는 분도 계십니다.
금속재로 된 창틀인 sash의 바른 표기인 '새시'보다 '샷시'가 더 눈에 익어 있습니다.

다른 나라 말을 전혀 안 쓰고 살 수는 없겠지만,
우리 문화를 담아 우리말로 만들어 쓰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새시는 국립국어원에서 창틀로 다듬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1.
자동차 따위의 뼈대인 chassis는 '섀시'라고 써야 바릅니다.

2. 
다른 나라에서 온 말인 커튼을 '창너울'로 바꾸자는 분도 계십니다.
'너울'은 
조선시대에 부녀자들이 밖에 나갈 때 얼굴을 가리고자 쓰던 쓰개로 햇볕을 가리개입니다.
이 낱말에 창을 붙여 '창너울'이라는 새로운 낱말로 커튼을 갈음하자는 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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