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6] 우리말) 금새와 금세

조회 수 2124 추천 수 0 2015.07.06 18:08:57

'금새'는 
"물건의 값" 또는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뜻합니다.
'금세'는
'금시에'가 줄어든 말로 "지금 바로"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월요일은 언제나처럼 늘 바쁩니다.
일터에 나오자마자 우리말 편지를 보낼 짬도 없이 금세 지나가 버립니다.

우리말 '금세'와 '금새'는 소리가 비슷해 자주 헷갈립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 우리말 겨루기에 나왔던 분도, 이 낱말이 헷갈리는 바람에 달인 문턱에서 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금새'는 
"물건의 값" 또는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뜻합니다.
저 어렸을 때는 그냥 '금'이라고 했습니다.
물건 금도 모르면서 비싸다고 한다거나, 금새를 치르다고도 했습니다.

'금세'는
'금시에'가 줄어든 말로 "지금 바로"라는 뜻입니다.
소문이 금세 퍼졌다, 약을 먹은 효과가 금세 나타났다, 얄팍한 양철 난로는 금세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방 안이 훈훈해졌다처럼 씁니다.

월요일은 시간이 금세 흘러갑니다.

제 생각에
월요일과 화요일은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가 다를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금세 지나가버릴리가 없잖아요. ^^*

내일은 시간이 좀 천천히 가겠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알심]

안녕하세요.

먼저,
허리 복대가 필요하시면 연락 달라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100개를 받아서 70개를 선물로 드리고자 문제를 냈고, 
답을 맞히신 분께 선물을 보내드리고 좀 남아서 꼭 필요하신 분께 드리고자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이미 다 나갔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복대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시니 가슴이 아프네요.

오늘 아침 8:13 KBS 라디오 뉴스에서 '오뎅'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경마장에서 오뎅으로 끼니를 때운다면서... '어묵'이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치 우리말 편지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어제 오후에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습니다.
좋은 사람들 만나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눴습니다.
바로 그런 게 삶의 재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철을 타고 아내와 함께 애 둘을 데리고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애들이 전철 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잠든 두 녀석을 안고 서 있는데 중심도 제대로 잡을 수 없고... 빈자리는 없고... 
바로 그때 '알심' 있는 할머니 한 분이 자리를 내 주시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고맙다며 바로 자리에 앉았는데, 자리를 비켜주신 할머니를 보니 다리가 불편하신 분이더군요.
할머니 무안하지 않게 한 정거장만 앉아 있다가 다시 자리를 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애들을 받아 주시더군요.
그렇게 하는 동안에도 옆에 있는 젊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습니다.

정말...
제 자식들이 볼까 두려웠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장난치고 있고,
다리가 불편하신 어르신이 자리를 비켜주시고...

'알심'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낱말을 좀 뜯어보겠습니다.
먼저 '알'은
알갱이, 알거지, 알건달, 알곡, 알과녁, 알궁둥이, 알돈, 알땅, 알맹이, 알몸, 알바늘, 알부자, 알뿌리처럼
'속'이나 '핵심'을 뜻합니다.
'심'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심을 마음(心)으로 본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힘으로 본 겁니다. 
(힘줄을 심줄이라 하고, 지력/땅힘을 땅심이라고 할 때의 심입니다.)

이제 낱말 뜻을 좀 추려보겠습니다.
심을 마음으로 보면, '알심'은
겉치레로 드러내는 동정심이나 생색내기 따위와 반대되는 뜻입니다.
"은근히 동정하는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심을 힘으로 보면, '알심'은
"보기보다 야무진 힘"이라는 뜻이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골로 보이지만 실상 힘을 쓰는 것을 보면 다부지고 야무진 사람에게 쓸 수 있습니다.

어제 저에게 자리를 내 주신 그 어르신은
잠든 두 녀석을 안고 서 있는 저를 가엽게 보신 '알심'이 있는 할머니이기도 하지만,
겉보기에는 늙어보여도 속은 든든하신 '일심' 있는 다부진 어르신입니다.

할머니,
어제 처음 뵀고, 앞으로 다시 뵐 일이 없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빕니다.
할머니가 안아주신 저희 애들을 알심이 가득한 아이로 키워 사회에 나가 제 몫을 다 하도록 보살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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