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0] 우리말) 99일 뒤...

조회 수 2119 추천 수 0 2013.06.20 10:44:44

이제 99일만 있으면 농촌진흥청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도 참았는데 고작 석 달 열흘 못 참겠어요? 
아마 물구나무를 서 있어도 그 시간은 갈 겁니다. ^^*

안녕하세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농촌진흥청에서 농업을 연구하는 연구원입니다.
지금은 잠시 국무조정실(지난 정부에서는 국무총리실)에 파견을 나와 있습니다.
지난 2001년 9월에 파견을 나와서 1년 9개월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99일만 있으면 농촌진흥청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도 참았는데 고작 석 달 열흘 못 참겠어요? 
아마 물구나무를 서 있어도 그 시간은 갈 겁니다. ^^*

앞에서 '석 달 열흘'이라고 했는데요.
오늘은 '석 달'과 '세 달'을 알아보겠습니다.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단위 이름씨(명사) '돈, 말, 발, 푼'과 어울려 쓸 때는 '서/너'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냥, 되, 섬, 자'와 어울려 쓸 때는 '석/넉'을 표준어로 인정한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관련 규정: 표준어 사정 원칙, 제2장 제4절, 제17항) 
이러한 규정에 명시하지 않은 단위 명사는 '세/석'이 단위 명사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쓰인다면 둘 다를 표준어로 인정하여 쓰되, '세'를 원칙 표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3개월은
전통적으로는 '석 달'이 맞는데, 요즘은 '석 달', '세 달' 모두 바르다고 봅니다.

저는 석 달 뒤에 흙을 만지러 갑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깔짝거리는 것보다
흙을 만지며 연구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함박꽃과 함박웃음]

안녕하세요.

딸내미와 떨어진 지 한참 되어서 애가 무척 보고 싶네요.
저를 보면 활짝 웃으면서 달려올텐데...

오늘은 제 딸을 생각하면서 편지를 쓸게요.
요즘 밖에 보면 작약이 많이 피어있을 겁니다.
함박꽃 작(芍) 자와 약 약(藥) 자를 써서 '작약'이라 합니다.
곧, 함박 웃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작약입니다.
마땅히 함박꽃이 작약입니다.

우리 사전에 '함박'이 "크다"는 뜻으로 올라있지는 않지만,
분명히 크고 탐스럽다는 뜻이 들어 있을 겁니다.
그래서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이 '함박눈'이고,
"크고 환하게 웃는 웃음"이 '함박웃음'이잖아요.

주먹만큼이나 큰 꽃송이,
집 뜰에 두어 송이만 피어도 집안이 환해지고,
보기만 해도 저절로 함박웃음이 지어지는 함박꽃.

이 함박꽃과 모란을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아주 쉽게 가르는 방법은,
함박꽃은 풀이라 겨울에 땅 위에 있는 줄기 부분이 죽었다가 봄에 새순이 돋고,
모란은 나무라 겨울에 땅 위에 있는 줄기 부분이 살아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겨울에 보이지 않던 식물이 봄에 새싹을 돋아 꽃을 피우면 그것은 함박꽃입니다. ^^*
그리고 함박꽃보다 모란이 조금 먼저 핍니다.

내일이면 돌아갑니다. 
곧 딸의 함박웃음을 볼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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