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2] 우리말) 발표할 때...

조회 수 2184 추천 수 0 2016.04.16 17:30:46

생각을 다듬고 정리해서, 좋은 낱말로 천천히 말하면 내가 뜻하는 모든 것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좀 부네요.
그래서 애와 자전거를 타지 않고 차를 타고 나왔습니다.
바람이 제 기쁨을 빼앗아 갔습니다. ^^*

우리말은 좋은 낱말을 골라 바르게 소리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을 쓸 때건, 말을 할 때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발표하는 것을 들으면 참으로 답답할 때가 잦습니다.
제 생각에
말을 천천히 하고, 되도록 또박또박 말하되, 필요하면 강약을 줘서 강조하면 
생각한 뜻을 오해없이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답답한 말투와 이렇게 고치면 좋겠다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목차가 되겠습니다. -> 목차입니다. 또는 차례입니다.
~사항이 되겠습니다. -> 사항입니다.
에서 분석한 내용이 되겠습니다만.. -> 에서 분석한 내용입니다. 
사료됩니다. -> 생각합니다. 또는 판단합니다.
판단되어집니다. -> 판단합니다.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보고드리겠습니다.

'되겠습니다.'는 말이 참 거슬립니다.
'이것은 화장실입니다.'라고 하면 되지, '이것은 화장실이 되겠습니다.'라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내 입에서 정돈되지 않은 말이 나오는 것은
아직 생각이 덜 여물었다는 뜻일 겁니다.
생각을 다듬고 정리해서, 좋은 낱말로 천천히 말하면 내가 뜻하는 모든 것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은 '천천히'를 생각하면서 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목이 메다]



안녕하세요.



그저께 저녁에 고향 동생을 만나면서 그 친구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호기있게 전화를 드리긴 했는데,

막상 그분 목소리를 들으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더군요.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 소개한 낱말인 '메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

2. 어떤 장소에 가득 차다.

3.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 

는 뜻이 있습니다.

1, 2번 뜻으로 쓰일 때 메다의 시킴꼴(사동형)이 어제 편지에서 소개한 '메우다'이고,

3번 뜻으로 쓰일 때는 시킴꼴이 없습니다.

따라서,

'목을 메웠다'라고 쓰지 않고 '목이 메게 했다'로 써야 옳습니다.



오랜만에 들은 고향 어르신의 목소리가 제 목을 메게 하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840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4066
2356 [2016/05/02] 우리말) 토끼풀과 클로버 머니북 2016-05-02 2420
2355 [2016/04/29] 우리말) 주접스럽다 머니북 2016-04-29 2206
2354 [2016/04/28] 우리말) '~다시피'와 '~다싶이' 머니북 2016-04-29 2564
2353 [2016/04/27] 우리말) 에누리와 차별 머니북 2016-04-29 2552
2352 [2016/04/26] 우리말) 얘기와 예기 머니북 2016-04-27 2964
2351 [2016/04/25] 우리말) 선물과 물선 머니북 2016-04-26 2175
2350 [2016/04/22] 우리말) 생사여부 머니북 2016-04-22 2226
2349 [2016/04/21] 우리말) 곡우 머니북 2016-04-22 2205
2348 [2016/04/20] 우리말) 쭉신 머니북 2016-04-22 2147
2347 [2016/04/19] 우리말) 신문 기사를 잇습니다 머니북 2016-04-22 2205
2346 [2016/04/18] 우리말) 쓰임새 많은 바둑 용어 머니북 2016-04-19 2187
2345 [2016/04/15] 우리말) 아름다운 바라지 머니북 2016-04-16 2194
2344 [2016/04/14] 우리말) 수도가 -> 수돗가 머니북 2016-04-16 2384
» [2016/04/12] 우리말) 발표할 때... 머니북 2016-04-16 2184
2342 [2016/04/11] 우리말) 이울다 머니북 2016-04-11 2366
2341 [2016/04/08] 우리말) 떡볶이와 떡볶기 머니북 2016-04-11 3036
2340 [2016/04/07] 우리말) 어연번듯하다 머니북 2016-04-07 2371
2339 [2016/04/06] 우리말) 감치다(2) 머니북 2016-04-06 2200
2338 [2016/04/05] 우리말) 대로/데로 머니북 2016-04-05 3822
2337 [2016/04/04] 우리말) 만발 -> 활짝 머니북 2016-04-05 2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