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6] 우리말) 고참의 구타

조회 수 8488 추천 수 119 2006.08.17 10:05:36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탈영했다가 자살하려 한 군인이 깨어났나요?
조금만 참지... 그걸 못 참아 인생을 송두리째 수렁 속으로 집어넣는지...
탈영 원인이 뭔지는 모르지만,
왜 선임을 두 명이나 총으로 쏘고 갔는지...

다행스럽게도 언론에서 '고참'이라고 안 하고 '선임'이라고 하네요.
참 다행입니다.
어제 약속한 대로 얼마 동안 일본어투 말을 주로 소개드릴게요.

'고참'이 뭔지 아시죠?
"오래전부터 한 직위나 직장 따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국립국어원에서 '선임', '선임자', '선참', '선참자'로 순화한 단어입니다.

실은 이 '고참'은 古參(こさん, [고상])이라는 일본어에서 왔거든요.
당연히 다른 단어로 바꿀 수 있으면 바꿔야죠.

또, 군대 이야기하면서 자주 나오는 '구타'도 일본어 毆打(おうだ, [오우다])에서 온 말입니다.
아직 국립국어원에서 '때림'과 같은 단어로 순화하지는 않았지만,
될 수 있으면 쓰지 않는 게 좋겠죠.

편지를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하네요.
한 젋은이의 인생이 불쌍해서 답답하고,
일본어 투 단어가 우리 주위에 너무 많이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되어서 답답하고......

그래도 우리는 많이 웃어야겠죠?
오늘은 비가 와서 이 더위를 좀 식혀줄 것 같습니다.

지금 3초만 웃고 나서 하루를 시작합시다. ^^*

우리말123 ^^*

보태기)
'고참'과 상대적인 뜻이 있는 '신참'도 일본어 新參(しんざん, [신상])에서 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진작 '새내기'로 순화했습니다.
'풋내기'도 좋은데...^^*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

오랜만에 편지 보내죠?
요즘 좀 바빴습니다.
모내기철이잖아요. ^^*

오늘도 밖에서 모를 냈습니다.
이앙기로 하니까 예전보다 피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밖에서 하는 일이라서 햇볕에 많이 타죠.

밖에서 일하는데 누가 저보고,
“이 더운 날 밖에서 모자 쓰고 일하면 머리 다 벗겨진다”라고 걱정해 주시더군요.

오늘은 그 ‘벗겨지는 것’과 ‘벗어지는 것’의 차이를 좀 알아볼게요.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는 뜻으로,
‘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소반의 칠이 벗어져 보기가 흉하다.’처럼 씁니다.

반면,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하여 떼어지거나 떨어지다”는 뜻으로,
‘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때가 눌어붙어 잘 안 벗겨진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대머리는,
머리가 ‘벗겨진 사람’이 아니라 ‘벗어진 사람’입니다.

머리가 벗겨진 사람은,
누가 머리를 일부러 다 뽑아버려서 없어진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입니다. ^^*
자연적으로 머리숱이 없는 사람은,
머리가 벗어진 사람입니다.

머리카락 관리 잘하셔서,
대머리 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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