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대법원장이
최근 몇몇 판사 등이 법조 비리와 연루된 점을 국민에게 사과했네요.
우리들의 마지막 자존심인 대법원장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오늘은 '연루'를 알아보겠습니다.

연루(連累/緣累)는,
"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이라는 뜻인데,
국립국어원에서 '관련'으로 바꿔서 쓰도록 권하는 말입니다.
'연루'는 일본말(連累, れんるい[렝로이])에서 온 말입니다.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연구해서
이런 단어는 일본말 찌꺼기이니 쓰지 말자고 권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그런 단어는 언론에서 나서서 쓰지 않도록 권하고,
언론부터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짚어보죠.
첫째,
국립국어원에서 순화용어를 만드는 것은 참 잘하는 일입니다.
그 순화 용어를 만들 때 될 수 있으면 우리말을 쓰면 어떨까요?
'연루'를 순화한답시고 '관련(關聯/關連)'으로 바꾸지 말고,
"못된 일이나 범죄에 관계하다"는 뜻의 순 우리말인
'버물다'를 권하면 어떨까요?
그게 더 낫지 않나요?
순 우리말이 있는데 그걸 두고 한자 '관련'을 쓸 까닭이 뭘까요?
'버물다'가 버젓이 우리 사전에 올라있는데...
http://www.korean.go.kr/uw/dispatcher/bbs/search/dictionary/dic_sear_detail.appl?att1=%EB%B2%84%EB%AC%BC%EB%8B%A4&count=0&pcount=0&attr_oid=@51602|3|4&old_in=0

둘째,
앞에서 말한 대로
우리말을 다듬는 일은 언론에서 나서야 합니다.
언론의 힘을 언론이 잘 알고 있잖아요.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 데 열을 올리지 말고,
일본말 찌꺼기를 우리말로 바꾸는 데도 힘을 써야 합니다.
'비리에 연루된 판사'가 아니라
'비리에 버물린 판사'라고 내 보내는 언론사가 단 하나만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왜 우리 옆에는 그런 언론이 없죠?
제 눈이 이상해서 저만 그런 글귀를 못 보나요? ^^*

우리말123 ^^*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인데,

오늘치 우리말편지에 나오는 단어(조지다)가 있는 것을 골랐습니다.

[조지다]

이 우리말 편지는,
애프터서비스, 사후봉사 차원의 편지입니다.
리콜까지는 아니고...^^*

어제 보낸 편지에,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데 열을 올리지 말고,..’라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 중 ‘조지다’라는 단어를 쓴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많은 분이 해 주셨네요.

많은 사람이 읽는 편지에서 비속어를 쓰면 안 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왕 말 나왔으니, 이참에 ‘조지다’라는 단어의 뜻을 알아보기로 하죠.
애프터서비스, 사후봉사 차원에서 ^___^*

일반적으로는 ‘조지다’를,
‘신세를 조지다’처럼 속어로 쓰는 것만 알고 있는데요.
실은 ‘조지다’에는 그 뜻 말고도 다른 뜻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1.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어서 박다.
2. 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다.
3. (…을) 호되게 때리다.
4. (속되게)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 예)신세를 조지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1, 2, 3번에 나온 뜻은 속어가 아니고, 4번에 나온 뜻만 속어입니다.

‘신세를 조지다’에 쓰는 ‘조지다’는 ‘조지다’의 네 가지 뜻 중 맨 마지막에 있습니다.

다시 맨 처음으로 가서,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데...’에서 쓰인
‘조지다’는 국어사전에 나온 네 가지 뜻 중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요?
바로 3번, ‘호되게 때리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호되게 때리고 고발하는데만 열을 올리지 말고,..’라는 의미로 쓴 겁니다.
속어로 쓰는 ‘신세를 조지다’의 ‘조지다’와는 다른 뜻입니다. ^^*

‘조지다’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죠? ^^*

이상으로 사후봉사를 마칩니다.
오늘 애프터서비스 어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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