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7] 우리말) 일소현상?

조회 수 2099 추천 수 0 2015.08.08 07:43:42

말하기 쉽고, 알아듣기 편한 게 좋은 말입니다.
굳이 어려운 한자 섞어 쓰고, 외래어를 비틀어 만든 게 멋진 말이 아닙니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과일도 시커멓게 탔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일소현상'이라고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못했네요. ^^*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벽에 걸린 텔레비전을 보는데 뉴스에서 '일소현상'이 나왔습니다.
불볕더위에 과일도 시커멓게 탔다면서 그런 것을 '일소현상'이라고 했습니다.

자리에 돌아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일소'를 뒤져봤습니다.
일소 주로 일을 시키기 위하여 기르는 소. 힘이 세고 발이 넓다.
일소(一所) 초시(初試)와 회시(會試) 때 응시자를 두 곳에 나누어 수용하는 경우의 첫째 시험장.
일소(一宵) 일석(一夕) 
일소(一消) 모조리 지워짐. 또는 모조리 지움.
일소(一笑) 한 번 웃음. 업신여기거나 깔보아 웃음.
일소(一掃) 한꺼번에 싹 제거함.
일소(日少) 날수가 적음. 나날이 적어짐.
일소(日梳) 날마다 머리를 빗음.
일소(馹召) 역마를 보내어 지방 관원을 불러올리던 일.

어디에도 시커멓게 탔다는 뜻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日消라는 낱말을 만든 것 같습니다.

말하기 쉽고, 알아듣기 편한 게 좋은 말입니다.
굳이 어려운 한자 섞어 쓰고, 외래어를 비틀어 만든 게 멋진 말이 아닙니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과일도 시커멓게 탔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일소현상'이라고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도시농up, 男다른 일, 강원도來yo
이런 글이나 말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바르지도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올겨울과 이번 겨울]

안녕하세요.

오늘이 소한입니다.
예전 같으면 눈이 많이 내렸을 때인데 요즘은 눈을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끔 오는 게 몽땅 내려서 힘들게나 하고...

올겨울 들어 눈이 내리기는 내렸나요?
얼마 전에 첫눈이 오기는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애들과 눈사람을 만들었으니 눈이 내리긴 내린 겁니다. ^^*
앞에서 제가 '올겨울'이라고 했는데, '올겨울'이 맞을까요, '이번 겨울'이 맞을까요?

실은,
올겨울 첫눈이 아니라 이번 겨울 첫눈이라 해야 맞습니다.
왜냐하면 올겨울은 2009년 12월도 들어가거든요.
따라서 열두 달 뒤인 올 12월에 내린 눈도 올해 내린 눈이니 
지금 내리는 눈을 보고 첫눈이라고 하는 것은 좀 어색하잖아요.

더 따져보자면,
'올해'는 1월부터 12월까지입니다.
봄, 여름, 가을은 1월부터 12월 사이에 있으니 올봄, 올여름, 올가을이라 해도 되지만,
겨울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 정도까지로 두 해에 걸쳐 있으므로
올겨울이라고 하면 태양력으로 따지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며칠 안으로 내릴 눈은 올겨울 눈이 아니라 이번 겨울 눈이라 해야 바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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