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우리말편지에 제가 틀린 게 있네요.

형용사에 '이, 히, 리, 기'를 붙여서 사동사를 만들 수 없다고 했는데,
'높이다, 좁히다, 넓히다, 밝히다'처럼 그런 게 있네요.
다만, 어제 말씀드린 대로
'간지럽히다'가 아니라 '간질이다'가 맞는 까닭은,
간질거리다의 사동사로 간질이다가 있어서 간지럽히다를 표준어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간지럽히다는 틀리고 간질이다가 맞습니다.
제 잘못을 짚어주신 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제 머리가 잠시 얼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어제는 점심때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조류돋감으로 고생하는 농업인을 돕자는 뜻으로 식당에서 준비했더군요.
축산농가가 빨리 안정을 찾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제가 어제 점심때 [닥을]먹었을까요, [달글]먹었을까요?
발음을 어떻게 해야 하죠?

맞춤법 규정에
겹받침 뒤에 모음이 오면 뒤에 나오는 자음이 뒤로 간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겹받침 'ㄺ'의 발음은 체언의 경우 '닭이[달기], 닭을[달글]'따위와 같이
모음 앞에서 본음대로 'ㄺ'을 모두 발음하지만
'닭도[닥또], 닭과[닥꽈]'따위와 같은 자음 앞에서는 'ㄹ'을 탈락시키면서 'ㄱ'만을 발음합니다.
다만, 용언의 경우에는 환경에 따라 'ㄺ' 중에서 발음되는 자음을 달리합니다.
이에 따라 '닭' 다음에 '을'이 오니까 [달글]이 됩니다.

제가 어제 점심때 [다글]먹고 지금 편지를 쓰는 걸 보니 닭을 드셔도 안전합니다.

오늘은 [닥또] 먹고 저녁에는 [닥꽈]함께 오리도 먹어야겠습니다. ^^*

다행히 오늘부터는 날씨가 좀 풀릴 거라고 하네요.
오늘 하루도 좋은 생각 많이 하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가디건 >> 카디건]

가을비가 내리네요.
농사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비라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아내가 가디건을 내 주더군요.
이제는 이런 것을 입을 때가 된 것 같다면서...

가디건이 뭔지 아시죠?
털로 짠 스웨터의 일종이죠.
대게 앞자락이 트여 단추로 채우게 되어 있으며, 소매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가디건’이
‘가디건’이 아니라 ‘카디건’이 맞습니다.
‘카디건’이 표준말로 우리나라 표준 국어사전에 올라있습니다.

카디건(cardigan)은,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에 있었던
러시아와 영국의 한 전쟁(크림 전쟁) 당시
이 옷을 즐겨 입은 영국의 카디건 백작(Earl of Cardigan)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카디건을 입다/카디건을 걸치다.’처럼 씁니다.

카디건을 입건 걸치건 간에,
추울 때는 웃옷 하나쯤 더 입는 게 좋겠죠?

주말 잘 쉬세요.


[추가]
안녕하세요.
제가 미쳤나 봅니다.

오늘 보낸 편지에 또 틀린 게 있네요.

이에 따라 '닭' 다음에 '을'이 오니까 [달글]이 됩니다.

제가 어제 점심때 [다글]이 아니라 [달글] 먹고 지금 편지를 쓰는 걸 보니 닭을 드셔도 안전합니다.

오늘은 [닥또] 먹고 저녁에는 [닥꽈]함께 오리도 먹어야겠습니다. ^^*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성제훈 올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838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4037
96 [2013/06/25] 우리말) 슈퍼문 머니북 2013-06-25 2150
95 [2010/08/09]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moneybook 2010-08-09 2150
94 [2016/01/29] 우리말) 난장판의 아수라 머니북 2016-02-01 2148
93 [2015/10/28] 우리말) 푸른/푸르른 머니북 2015-10-29 2148
92 [2010/03/25] 우리말) 가위 id: moneyplan 2010-03-25 2148
91 [2009/09/18] 우리말) 멧돼쥐 id: moneyplan 2009-09-18 2148
90 [2015/10/12] 우리말) 일자리 나누기와 잡 셰어링 머니북 2015-10-13 2147
89 [2013/11/22] 우리말) '가다'와 '하다'의 쓰임이 다른 까닭은? 머니북 2013-11-22 2147
88 [2010/11/19] 우리말) 트네기 moneybook 2010-11-19 2147
87 [2015/08/24]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머니북 2015-08-25 2146
86 [2015/02/06] 우리말) 터앝 머니북 2015-02-09 2146
85 [2013/12/02] 우리말) 녘 머니북 2013-12-02 2146
84 [2009/09/07] 우리말) 떼려야 뗄 수 없는... id: moneyplan 2009-09-07 2146
83 [2015/08/26] 우리말) 붓다(2) 머니북 2015-08-26 2145
82 [2015/07/06] 우리말) 금새와 금세 머니북 2015-07-06 2145
81 [2016/02/19] 우리말) 철 머니북 2016-02-25 2144
80 [2015/07/29] 우리말) 무슨과 몇 머니북 2015-08-02 2144
79 [2014/12/02] 우리말) 추켜세우다/치켜세우다 머니북 2014-12-02 2142
78 [2013/06/20] 우리말) 99일 뒤... 머니북 2013-06-20 2141
77 [2016/06/28] 우리말) 회까닥 머니북 2016-06-29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