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디어 우리말편지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2003년부터 가끔 보내기 시작한 우리말편지를 모아 두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봄과 여름에 보낸 편지를 묶어 한 권으로 만들고,
가을과 겨울에 보낸 편지를 또 하나로 엮어 다른 한 권으로 만들었네요.

아시는 것처럼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편지는
무슨 거창한 지식이 들어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제가 이런저런 책을 보고 공부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보내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편지에서 든 보기도 제가 만든 게 아니라 거의 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따온 겁니다.
그렇다 보니,
비록 편지는 제가 쓰지만 그 알맹이는 제 것이 아니죠.
따라서 이 책도 우리말편지를 모아서 만들긴 했지만 제 책이 아닙니다.

이런 까닭으로,
이 책을 팔아 생긴 수익금 중 글쓴이 몫은 모조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저는 그저 제 이름이 앞에 찍힌 책을 보는 것만도 큰 기쁩니다. ^^*

여러분도 이 책을 많이 좀 사주세요.
그리고 yes24나 인터파크 같은 곳에 책 소감도 많이 좀 써 주시길 부탁합니다.
뿌리와이파리라는 출판사에서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뜻으로 이 책을 냈는데,
이 책을 끝으로 문 닫으면 안 되잖아요. ^^*

여러분 책 많이 사 주실 거죠?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농업하는 촌놈이 국어책까지 내게 된 성제훈 드림


보태기)
김정우 님,
정윤희 님,
홍학식 님,
허경희 님은 책을 받으실 수 있는 주소를 좀 알려주세요.

이번에 나온 책에 소감을 써 주셔서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드리겠다고 하네요.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인데,
이번에 나온 책의 수익금 가운데 글쓴이 몫을 몽땅 기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사랑의 열매]

목이 따갑고 슬금슬금 아픈 게 아무래도 감기 초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 아플 때가 아닌데...
더군다나 지금 논에 나가야 하는데... 쩝...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국어나 우리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가슴에 붉은색 열매를 단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 ‘사랑의 열매’에 대한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요즘 같은 한 해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학교에서 여러 가지 성금을 가지고 오라고 했었습니다.
그게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면서 부모님을 졸라 성금을 냈죠.
어떤 때는 그것도 못 내 온종일 칠판 한 귀퉁이에 이름을 남긴 적도 있었고...
나이가 들어 세상물정에 조금씩 눈뜰 때,
그때 내가 냈던 성금 중 일부가 검은돈이 되어 정치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더러운 뉴스를 들을 때면 더 없는 분노와 허탈감도 느꼈었고...
그러나 예로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정 많은 민족의 자손이라서
지금도 텔레비전을 보다가 ARS 모금전화번호를 누르는 게 우리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지원제도는 엉망이었습니다.
복지시설의 원장이 기부금을 얼마나 잘 모으는가에 따라
복지 시설에 사는 사람들의 복지 수준이 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순수한 마음으로 같이 사는 사람들과 서로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며 모든 어려움을 함께하는 성실한 복지 시설은 늘 쪼들리는 생활을 하고,
반대로 정치성향이 강한 원장이 여기저기 밖으로 뛰어 모금을 많이 해 오는 시설에 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풍족하게 살 수 있었죠.
이런 어긋남 때문에 사회 복지 시설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게 되었고,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먼 일부 복지 시설 원장의 못된 짓이 가끔 방송에서 나오기도 했고요.

그래서 사람들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생활 속의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세운 단체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입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11월 기부문화의 정착 및 확산, 배분사업을 통한 민간복지 발전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법률 제5960호)에 따라 세운 기금 모금과 배분 전문기관이죠.
이제는 내가 가진 소중한 것을 나누고자 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 만하면 됩니다.
사회복지모금회에서는 복지 시설의 크기나 사는 사람 수를 헤아려
이 기금을 투명하고 공정하며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복지시설 원장이 운영비를 따오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잿밥’에는 신경 끄고, ‘염불’만 잘하면 되는 것이죠

앞에서 말한 사랑의 열매가
바로 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달아주는 것입니다.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상징하는 세 개의 빨간 열매와
이 셋이 함께 모여 만들어가는 초록의 건강한 사회를 뜻한대요.
이런 사회를 만들고자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감사의 표시로 달아주는 이웃사랑의 상징이 바로 사랑의 열맵니다.

날씨가 꽤 추워졌죠?
그냥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적어봤습니다.
잠깐 틈을 내서 주위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볼 줄 아는 여유도 가져보심이 어떠신지...

젯밥 : 祭제삿밥
잿밥 : 齋불공할 때 부처님 앞에 놓는 밥

이번에 나온 책을 사시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사랑의 열매를 드립니다.
(서울에 있는 큰 서점에서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781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3454
116 [2006/12/29] 우리말)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id: moneyplan 2006-12-29 4543
115 [2006/12/28] 우리말) 용서하고 풀치고... id: moneyplan 2006-12-28 4195
114 [2006/12/27] 우리말) 책을 구입하고 책 값을 지불하신다고요? id: moneyplan 2006-12-27 4400
113 [2006/12/26] 우리말) '저축하다'는 뜻의 순우리말은 '여투다'입니다 id: moneyplan 2006-12-26 4100
» [2006/12/23] 우리말) 우리말편지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id: moneyplan 2006-12-26 3907
111 [2006/12/22] 우리말) 외골수/외곬 id: moneyplan 2006-12-22 3951
110 [2006/12/21] 우리말) 기여가 아니라 이바지입니다 id: moneyplan 2006-12-21 9175
109 [2006/12/20] 우리말) 세모가 아니라 세밑! id: moneyplan 2006-12-20 5359
108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3628
107 [2006/12/18] 우리말) 암캐도 복제 성공했다 id: moneyplan 2006-12-19 5359
106 [2006/12/18] 우리말) 살찌다와 살지다 id: moneyplan 2006-12-18 4981
105 [2006/12/16]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id: moneyplan 2006-12-18 4397
104 [2006/12/15] 우리말) 본데없는 사람 id: moneyplan 2006-12-15 3896
103 [2006/12/14] 우리말) 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id: moneyplan 2006-12-14 4922
102 [2006/12/13] 우리말) 시간 참 잘가죠? id: moneyplan 2006-12-13 5365
101 [2006/12/12] 우리말) 저는 절대 똥기지 않을 겁니다 id: moneyplan 2006-12-12 4975
100 [2006/12/11] 우리말) 벼리를 잘 잡아야합니다 id: moneyplan 2006-12-11 5157
99 [2006/12/08] 우리말) 찌뿌둥이 아니라 찌뿌듯 id: moneyplan 2006-12-08 4131
98 [2006/12/07] 우리말) 자선냄비 id: moneyplan 2006-12-07 4845
97 [2006/12/06] 우리말) 우리나라 비단 자랑 id: moneyplan 2006-12-07 5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