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4] 우리말) 미망인

조회 수 2191 추천 수 0 2016.11.01 21: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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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밤 늦게 큰 사고가 있었네요.
고속도로에서 버스가 불에 타 10명이 넘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녀오시는 길이었다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미망인’의 그림자
10월 8일, 한글날 전야제 행사인 “온 세상, 한글로 비추다”에서 젊은 여성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무대에 오르자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 짧은 탄성이 울렸다. 우리나라는 이미 여성 대통령이 세계를 누비고 있어 새로운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과거 오랫동안 집안일이나 하는 사람으로 취급돼 왔던 여성들이 오늘날에는 남성과 동등한 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말에는 여자를 낮추어 보는 말들이 여전히 남아서 쓰이고 있다.

‘미망인’이라는 말도 그 가운데 하나다. 미망인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다. 본디 이 말은 남편과 사별한 여자가 자신을 낮추어 이르던 일인칭 대명사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 말이 남편과 사별한 여자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로 쓰이고 있다. 스스로를 낮추어 미망인이라 하면 모르되, 남에게 미망인이라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이 말에는 여자를 남자에게 종속된 존재로 보는 뜻이 담겨 있다. 전통적인 우리말에서는 남편과 사별한 여자를 ‘홀어미’라 부르고, 마찬가지로 아내와 사별한 남자를 ‘홀아비’라 부른다.

책방에 가서 새로 나온 책들을 살펴보면, 책 표지에 아무개의 ‘처녀작’이란 문구가 쓰여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을 ‘처녀림’이라 하고, 아무도 오르지 못한 산봉우리를 흔히 ‘처녀봉’이라 부른다. 처녀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 말을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는 뜻으로 여기저기에서 쓰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여성에게만 순결을 강조하는 성 차별 요소를 담고 있는 말이다. ‘처녀작’은 ‘첫 작품’으로 말하면 된다. 여기저기에 쓰고 있는 ‘처녀’ 대신에 ‘첫’, 또는 ‘처음’과 같은 말을 사용해도 뜻을 전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코스모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일터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제목이 코스모스입니다. ^^*


코스모스

여러분은 ‘가을’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코스모스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은 코스모스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1. 
코스모스는 맑고 높은 하늘 아래서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며 눈길을 유혹합니다.
이것을 보고 우리 선조는 '살사리꽃'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어사전에 ‘살사리꽃’이 올라 있지 않습니다. 
사전에서 살사리꽃을 찾아보면 '코스모스'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해바라기꽃도 선플라워의 잘못이라고 쓰고,
토끼풀도 클로버의 잘못이라고 쓰지 그건 왜 그냥 뒀는지 모르겠습니다.

솜다리꽃을 에델바이스라 하고,
붓꽃을 아이리스라 하며,
담쟁이덩굴을 아이비라고 해야 교양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살사리꽃이 사전에서 빠진 것을 두고 가슴 아파 하는 것이 더 멋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 
코스모스는 영어 cosmos 입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우주라는 뜻입니다.
그 작은 꽃에 왜 그 큰 우주라는 뜻을 담았을까요?
코스모스 꽃의 안쪽을 보면 수술이 별모양입니다.

이처럼
꽃 안에 별이 무수히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별이 많이 모여있는 곳, 그곳이 바로 우주 아닌가요?
그래서 이 꽃에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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