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과 착각 - 정혜신의 그림 에세이

조회 수 1998 추천 수 31 2010.12.08 11:13:06



여중생 때 아빠와의 한 기억을 토로하는 40대 여성의 목소리는
복잡미묘합니다. 어느 날 아빠가 엄마와 자신을 불러내 백화점에
데려가더니 맘껏 물건을 고르라고 했답니다.
강권에 못 이겨 고가의 쇼핑을 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아빠가
부도덕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네요. 아빠가 운영하던
회사가 며칠 후 부도가 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평소 사업한다는 이유로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가 가족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그 짠한 마음을 이해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내와 딸에게 고가의 쇼핑 선물을 하는 동안 아빠의
마음은 환해졌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을 받는 대상자인
아내와 딸의 마음은 먹구름 낀 하늘처럼 잔뜩 흐렸을 수 있습니다.
본래 선물이란 게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한 수단임에도요.

살다 보면,
상대가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해주고 싶은 것을
선물이나 선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6개월이 지난 부부는 더 이상 상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답니다. 다 안다는 거지요. 명백한 착각입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런 추측과 착각의 당사자가
혹시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가슴을..서늘하게 합니다.

저는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다 못해
가슴까지 붉어지는 기억들이 적어도 서너 가지씩은 떠올라...
난감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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