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의 용도와 승용차의 용도가 다르다는 것에 대해 얘기를 한다면 지극히 당연한 얘기를 대단한 것처럼 한다고 한 소리 들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예를 들어 보고자 합니다.

 

승용차가 사람이 편안하게 이동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라면 트럭은 물건을 나르기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라고 단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승용차도 물건을(어느 정도는) 나를 수 있고 트럭 또한 적은 인원은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작고 무겁지 않은 물건이라면 승용차에 싣고 나를 수 는 것처럼 트럭에 따라 1-2명의 사람은 함께 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승용차에 커다란 물건 또는 몇 톤이나 나가는 무거운 물건을 싣고 나를 수는 없으며 트럭에 3-4명의 사람을 태우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조금 많은 물건이라도 크기만 그리 크지 않다면 승용차로도 여러 번에 걸쳐 실어서 나를 수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고 시간에 문제가 없다면 트럭으로 몇 번에 걸쳐 여러 사람을 실어 나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물건을 많이 나를 일이 어쩌다 있고 가족이 많아 늘 사람이 타고 다녀야 한다면 승용차를 선택할 것이고 가족이 많지만 함께 자주 외출할 일은 없고 장사를 위해 주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용도로 차를 구입한다면 트럭을 선택할 것입니다.

 

만약 전자의 경우처럼 승용차가 편리하고 옳음에도 불구하고 트럭을 이용하면서 함께 나들이할 때도 여러 번 왕복해서 외출하면 된다고 하거나 반대로 장사를 위해 물건을 실어 나르면서 승용차로도 여러 번 실어 나르면 된다고 한다면 현명하지 못할 것입니다.

 

자동차의 예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라서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뭘 그런걸 주절주절 설명하냐고 한 소리 들을 겁니다. (여기 저기서 핀잔하는 소리가 들리는 군요.^^)

 

회계에 밝지 못한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단식부기와 복식부기에 대한 잘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승용차로 짐을 실어 나르거나 반대로 트럭으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당연하거나 불편하기보다는 오히려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짐을 실어 나를 때 승용차도 없이 맨 몸으로 나르다가 승용차를 알았으니 그 자체가 대단하고 편리한 줄 알거나 반대로 걸어 다니던 10리 길을 트럭을 타고 다니니 얼마나 편리하냐고 하는 것이 그 자체로만 본다면 틀린 것이 아닌 것이고 또한 승용차도 알고 트럭도 알아서 나는 승용차가 더 좋고’ ‘나는 트럭이 더 편해라고 한다면 잘 알아서 하는 선택이겠지만 트럭이 있는 줄 모르고 승용차로 짐을 나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나 트럭이 있는 줄을 모르면서 승용차로 여러 번 옮겨야 한다고 알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분명 트럭을 선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승용차로 여러 번 나르면 된다고 하거나 승용차를 선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트럭으로 여러 번 이동하면 된다고 한다면 얘기는 더 복잡하고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용자들끼리 또는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어쩌면 다른 목적에서 트럭 얘기를 빼고 승용차로 여러 번 나르는 것이 당연하듯이 얘기하거나 반대로 승용차가 있는 것을 모르거나 또는 외면하고 트럭으로 여러 번 이동하는 것을 당연하듯이 얘기하고 역시 잘 모르는 사용자들은 앞서 경험하는 사용자들의 경험이 옳다고 생각하고 같이 답습을 한다는 것이지요.

 

또 한가지 측면으로는 승용차를 가지고 왜 짐을 많이 나르지 못하냐고 하거나 여러 번 날라야 하는 불편을 토로하거나 반대로 트럭을 가지고 승차감이 편안하지 않다거나 타고 내리기가 불편하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어쩌면 답변을 하는 관리자도 잘 모르거나 어쩌면 다른 목적에서 제대로 안내를 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며 이것은 곧 사용자들을 헤매게 하는 과정의 반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음은 단식부기 가계부 사이트에서 질문하는 경우의 예 입니다.

질문의 내용을 잘 파악해보면 단식부기 가계부에서는 불가능한 내용들 입니다. 이것은 그 프로그램이 부족하거나 나빠서가 아니라 태생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불가능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개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 글이기에 저작권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개인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일부 문제가 될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부분은 XXX 처리를 하였습니다.)

 

이거 원 나간 돈 들어온 돈을 따로 봐야 하니... 너무 불편하구요..

통장잔고인지..현금보유액인지가 관리가 안되니...이것도 불편하구요

*** 가계부 2009-12-21 XXX

 

물론 현금흐름만을 중요시한 *** 측의 의도는 알겠으나, 각 자산 간의 금액 이동(전환)은 정말 모르겠습니다. 현금을 예금으로 입출금 하는 방법, 예금에서 다른 자산(펀드, 적금) 등으로 금액 이동하는 방법, 카드 결제 시 예금 항목에서 결제대금 처리하는 방법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자금 이동에 대해 너무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가계부 2009-12-17 XXX

 

제가 원하는 건 총 누적자산에 나오는 항목마다 통장 별 보유금액이 맞았으면 하는 거거든요.

*** 가계부 2009-12-11 XXX

 

저축 통장이 여러 개인 경우 약 3

10만원 / 2  / 10일 통장자동이체 -> 월 누적 액 20

20만원 / 3  / 15일 통장자동이체 -> 월 누적 액 40

50만원 / 5  / 20일 통장자동이체 -> 월 누적 액 100

각 저축 별로 누적 액을 관리 하고 싶은데요

**가계부 2009-11-24 XXX

 

이번에 만기되는 적금이 있는데. 그건 가계부에 어찌 표기해야 하는지.

원금은 제 돈인 건데 수입으로 잡는 건 이상하고~~~

어떻게 표기해야 관리가 쉬울까요????

**가계부 2009-11-26 XX)

 

 

다음은 복식가계부 사이트에서 질문하는 경우의 예 입니다.

복식부기 가계부는 기능이 다양한 반면에 복잡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수입/지출 관리만 하고자 하는 경우라면 단식가계부가 더 편리할 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어렵네요 ㅠ.

**가계부 쓸 때는 정말 쉬웠는데..ㅎㅎ 좀더 익숙해지려면..멀었나 봐요..

**** 2009-12-02 XXX

 

 

은행, 카드, 현금 모두 날짜 순으로 엑셀파일 정리하듯 보여질 수는 없을까요?

기존 *** 가계부에 써놓은 것과 맞춰보려니...

엄청 복잡하네요.

**** 2009-06-01 XXX

 

도통 모르겠네요 매뉴얼 봐도 뭔 말인지

평소 슈퍼에서 얼마 이런 식으로 정리해왔던 터라..

만약 오늘 신용카드를 긁었으면 그걸 현금계정에서 따로 써놓아야 하나여?

**** 2007-08-08 X

 

 

사실은 한가지 더 큰 난제가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꾸 요구를 하게 되어 있고 개발자(운영자)들은 가능하면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려고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승용차가 점점 트럭으로 변해가고 트럭은 자꾸 승용차로 변해 갑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어가더라도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행복하면 그만이겠지만 문제는 같이 정체성을 잃어가면서 원칙을 벗어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표준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습니다.

 

산골 어느 마을에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고 할 때 그들끼리 소통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려면 난감해지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게 효과적이고 앞선 경험자나 내용을 잘 아는 관련자들은 제대로 안내를 하는 것이 옳습니다. 목적에 맞는 선택 그것이 우선되어야 할 부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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