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보다 더 무서운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카드 리볼빙


최근 몇 년 사이에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여 800조를 넘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800조라는 단위가 일반 서민들에게는 얼른 실감이 가는 숫자가 아니라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가구가 약 1733(2010년 기준)이라고 할 때 가구당 빚이 5천여만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금액 입니다. 잘 살아서 빚이 없는 층과 너무 어려워서 빚도 없는 층을 제외한다면 가구당 평균 빚은 더욱 엄청난 수치가 될 것입니다.


가계부채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국가의 문제가 될 만큼 심각한 상황 입니다. 참고로 참여연대가 지난 3 9일 발표한 '한국의 가계부채,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가계 대출과 판매 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이 2000년 말 2669천억원에서 2010년 작년 말에는 7954천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늘어난 빚의 크기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내용인데 예전의 가계부채는 집을 장만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많았다면 최근의 가계부채는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카드 부채 등 생계 형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 입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은행 대출의 경우 작년 4분기에 25110억원이 늘어서 전분기(985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신용카드와 관련한 빚은 카드대란이 일어났던 2002년 수준에 육박하는 등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은행 등에서 대출받은 돈은 빚(부채)으로 크게 보여서 부담을 갖지만 잘 드러나지 않아서 빚으로 크게 실감을 하지 못하지만 실제는 드러난 빚 보다 더 무서운 빚이 있는데 바로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 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마술(?)]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의 의지에 의해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은행의 권유에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필요하지 않을 때는 쓰지 않으면 되고 필요할 때는 별도의 대출절차 없이 간편하게 꺼내 쓸 수 있으니 편리할 것 같아 만들게 됩니다.


실제로 필요할 때 매우 편리합니다. 문제는 이 편리함이 당신을 빚쟁이로 만들어 간다는 것인데 돈이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될 별 필요치 않은 지출이나 친구나 친척에게 빌려주지 않아도 될 돈을 쉽게 꺼낼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에 의해 빌려주게 되는 것은 늘 상 우리 주위에 발생하는 일 중에 하나 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생기지 않던 돈 쓸 곳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면 마술처럼 생겨난다는 것이고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 사람의 대부분이 알게 모르게 약정한도까지 꽉 차게 꺼내 쓴다는 것입니다. 희한하죠? 마이너스로 꺼내 쓰게 되면 적지 않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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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꼭 알아두실 것도 한가지 있는데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면 실제 돈을 꺼내 쓰지 않아도 한도 금액만큼 대출을 받은 것처럼 기록하고 관리됩니다.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리볼빙은 돈 먹는 하마]


마이너스 통장보다 더 무서운 것이 신용카드의 리볼빙 서비스 입니다. 이 역시 필요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권유에 의해서 많이 선택을 하게 되는데…… 리볼빙도 마술을 부리기는 매 한가지여서 별 문제없던 카드 결제대금의 흐름이 막히게 되거나 카드 결제대금을 다른 곳에 유용하게 만들곤 합니다.


문제는 리볼빙 역시 빚(부채)이고 특히나 이자가 상당히 높다는 것인데 신용카드사와 이용자의 신용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최저 5/9% ~ 14.95%에서 최고 19% ~ 28.8%에 이르는 상당히 고금리의 이자를 물게 되게 됩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마이너스 금액(잔액)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또한 이자가 매달 지불되면서 통장에 찍혀서 위기감을 느낄 수 있지만 신용카드 리볼빙은 의례 하는 카드대금 결제의 한 방식일 뿐이고 청구서나 발행되어야 한번 보는 것이라서 위기감은 덜 느끼면서 이자는 매우 높게 지불을 하는 돈 먹는 하마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부담 없이 이용하면서 실제로는 큰 부담(이자)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다면 리볼빙 보다는 마이너스 통장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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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는 빚(부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재테크]


한 때, 빚테크라는 말이 유행했던 일이 있습니다. 기업경영에서는 부채도 자산이라는 말이 있는데 빚을 내서 투자를 해가며 회사를 키워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채도 자산이라는 것이 개인에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만 경기가 좋을 때 특히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대출이자에 비해 부동산 가격의 상승 폭이 커서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하면 이익을 볼 수 있게 되고 이와 같은 현상으로 빚테크라는 말도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주식 열풍이 불 때도 상황은 같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주가가 상승하기만 할 때는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면 이익을 볼 수 있어 대출이자를 제하고도 자산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재테크 방법인양 소개되곤 합니다. 경기가 좋고 금리가 낮을 때는 그리고 투자 여건이 좋을 때는 빚테크가 톡톡히 효과를 본 것은 사실 입니다.


그렇지만 어려울 때의 빚테크는 자칫하면 파멸의 나락으로 빠져들어 헤어나기 힘든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도박이나 다름 없습니다.


어려울 때의 가장 좋은 재테크는 부채를 줄여가는 것 입니다. 절약을 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이자이고 또한 연체하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이자를 내는 것입니다. 밥을 굶더라도 내야 하는 게 이자인데 작은 금액의 연체가 신용을 나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큰 일을 만들어 버리기 때문 입니다. 빚이 없으면 작은 어려움들을 어렵지 않게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빚을 줄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 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선 리볼빙 서비스부터 해지를 할 수 있도록 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리볼빙으로 결제가 다음달로 넘어가는 금액이 꽉 차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번에 없애기 어렵다면 할부금처럼 나누어서 줄여나가셔야 합니다.


리볼빙을 해지하셨다면 다음으로는 마이너스 통장을 없애보세요. 이 역시 일순간에 없애기 어렵다면 할부금처럼 나누어 채워 넣으면서 약정한도를 줄여나가시기 바랍니다. 생각지 않은 목돈이 생겼다거나 보너스를 받아 목돈이 생겨서 일거에 정리를 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럴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매달 조금씩이라도 줄여나가셔야 합니다. 목돈이 생길 때를 기다리다 정작 목돈이 생기면 그에 상응하게 쓸 일이 생겨 결국은 없애지 못하는 게 세상사이기도 하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빚(부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재테크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머니북(MoneyBook) 대표이사 송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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