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나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같은 역사나 문학적인 일이 떠 오르실 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아마도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거나 귀찮은 일이라는 생각과 함께 어쩌면 초등학교 때 방학일기 한 달치를 하루에 다 쓰던 기억이 떠오르실 수도 있을 겁니다.

 

가끔 방송이나 신문에서 수십 년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수십 권의 지난 일기장을 가져 나와 20년 전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고 그때 당시의 버스 요금은 얼마였고 라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 봤을 것 입니다.

 

일기를 꾸준하게 오랫동안 잘 쓴다면 방송이나 신문에 소개되지 않는다 해도 스스로에게 큰 재산이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반 강제로라도 쓰게 만들 만큼 쓰면 좋은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반면에 얼마나 귀찮고, 부담스럽고 작심삼일 하게 되는 일인지도 잘 알고 있으며 실제로 실천하기가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기를 쓴다고 것이 꼭 난중일기안네의 일기처럼 문학적인 가치가 있을 만큼 잘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있었던 사실 자체만 기록을 해도 훌륭한 일기가 될 수 있고 간단한 메모나 느낌이나 감정을 덧붙이면 훌륭한 일기가 될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것은 일기를 쓰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현대의 우리 생활은 대 부분 경제적인 활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데이트가 있어 멋진 저녁 식사를 한다고 할 때 식사비용이 소요될 것이고 근사한 분위기에서 차를 한잔한다 해도 비용은 필요할 것입니다. 설사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강변에서 자동판매기 커피를 한잔 한다 해도 교통비나 자판기 커피값이라도 필요하겠지요.

 

일기를 쓴다 생각지 말고 가계부를 쓴다고 생각하면 훨씬 덜 부담스러울 것이고 더 나아가서 기록을 한다 생각을 하면 훨씬 가벼울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의 생활에선 이러한 나의 기록들을 신용카드 회사, 은행, 버스카드, 전철의 교통카드 내역 등이 모두 기록을 해 주니 이러한 기록을 모아서 정리만 하면 훌륭한 가계부가 되고 훌륭한 일기가 된다는 것이지요.

 

가계부에는 그녀를 처음 만나서 첫 데이트를 했던 장소와 그때 무엇을 마셨고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계부에는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가 언제이고 어떤 병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가계부에는 작년 여름 휴가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과속을 해서 과태료가 얼마 발부되었고 언제 납부를 했는지에 대한 기록도 있습니다. 물론 휴가 중에 있었던 추억과 즐거움도 모두 휴가비가 얼마나 필요했는지 와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광주에 계신 어머니의 가계부에는 가족의 얘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문구점에서 팔고 있는 두꺼운 장부용 노트에 반듯하지도 않은 줄을 그어서 기록해 가는 가계부이지만 거기에는 40년간 자녀들을 키우고 가족을 돌본 가족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하루를 마감한 아래쪽에는 간단한 메모나 그날의 마음이 담긴 얘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날은 즐거웠고 어떤 날은 마음이 아팠던 얘기들이 함께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가계부가 단순히 돈에 관한 기록만 하는 게 아님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만들어질 전자가계부 머니북에는 하루를 마감하고 메모나 느낌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 입니다.

 

살아가면서 습관화하면 좋을 일 중에 하나인 일기쓰기와 가계부쓰기를 동시에 해 나갈 생각은 없으신지요. 10 20년 후에는 정말 소중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포도재무설계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셈틀] 2월호에 기고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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