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4] 우리말) 여우다와 여의다

조회 수 4291 추천 수 0 2017.08.31 15:50:08

.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여우다'와 '여의다' - 성기지 운영위원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예식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아들딸을 다 키워놓으면 자기들끼리 짝을 이뤄서 부모 곁을 떠나는데, 우리말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뜻하는 ‘여의다’와 ‘여우다’가 있다.
‘여의다’는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이별하다.”란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이 말을 “딸을 여의다.”처럼 ‘딸을 시집보내다’라는 뜻으로도 쓰게 되었다. 본디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이르는 우리말은 ‘여의다’가 아니라 ‘여우다’이다. “아랫마을 김씨네가 막내딸을 여운다고 해.”처럼 요즘도 시골 어르신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런데 ‘여우다’가 ‘여의다’와 발음이 비슷한데다가, 아주 옛날에는 딸을 시집보내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마치 죽어서 이별한 것과 다름없다 하여 그 슬픈 심정을 “딸을 여의다.”로 에둘러 표현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오늘날에는 아예 딸을 시집보낸다는 뜻의 ‘여우다’는 표준말에서 비껴나 버리고 ‘여의다’만이 표준말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우다’는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살아있는 순 우리말이다. 이제 문화도 많이 달라져서 딸을 시집보낸다고 해서 못 보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딸을 여의다.”는 말은 맞지 않게 되었다. 하루빨리 ‘여우다’를 표준말의 자리에 찾아 앉혀서, 딸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딸을 여의다.”라고 하고, 딸을 시집보낼 때는 “딸을 여우다.”라고 하여 뜻을 뚜렷하게 구분하여 사용했으면 한다. 우리말을 가멸게 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매듭]
안녕하세요.

설 잘 쇠셨죠?
저는 설 잘 쇠고 잘 쉬었습니다. ^^*

벌써 1월이 지나갔습니다.
올해 초에 세운 계획을 하나하나 잘 매듭지으며 나가야 연말에 좋은 성과를 얻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에 '매듭'이 있습니다.
노, 실, 끈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룬 것.
어떤 일에서 순조롭지 못하게 맺히거나 막힌 부분.
일의 순서에 따른 결말.
『수공』끈이나 실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루는 원리로 장식, 실용 따위에 응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 및 그 공예
라는 뜻입니다.

매듭이라고 하면 그저 끈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룬 것이라고만 알고 계시지만,
"어떤 일에서 순조롭지 못하게 맺히거나 막힌 부분"이나 "일의 순서에 따른 결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 입춘이 지났습니다.
매듭을 잘 풀어 연말에 멋진 매듭을 지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삽시다.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332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9036
2636 [2015/10/13] 우리말) 찌푸리다 머니북 2015-10-15 2231
2635 [2016/05/19] 우리말) 씁쓸하다 머니북 2016-05-20 2231
2634 [2016/08/19] 우리말) 경기에 이겼을까, 경기를 이겼을까? 머니북 2016-08-24 2231
2633 [2016/10/04] 우리말) 부합하다 머니북 2016-11-01 2231
2632 [2010/06/21] 우리말) 물은 셀프 moneybook 2010-06-21 2232
2631 [2013/11/28] 우리말) 오지랖 머니북 2013-11-28 2232
2630 [2015/03/20] 우리말) 이상한 병 머니북 2015-03-20 2232
2629 [2010/07/06] 우리말) 얼굴 moneybook 2010-07-06 2234
2628 [2016/01/15] 우리말) 드셔 보세요 머니북 2016-01-17 2234
2627 [2010/11/15] 우리말) 신기록 경신 moneybook 2010-11-15 2235
2626 [2015/03/17] 우리말) 햇빛/햇살/햇볕 머니북 2015-03-17 2235
2625 [2016/03/21] 우리말) 고문 머니북 2016-03-22 2236
2624 [2016/05/18] 우리말) 알맹이와 알갱이 openmind 2016-05-18 2236
2623 [2010/07/09] 우리말) 틀린 낱말 몇 개 moneybook 2010-07-09 2238
2622 [2014/05/23] 우리말) 다이어트 머니북 2014-05-23 2238
2621 [2015/11/30] 우리말) 매무시와 매무새 머니북 2015-12-02 2238
2620 [2016/03/09] 우리말) 꽃샘추위/잎샘추위/꽃샘잎샘 머니북 2016-03-10 2238
2619 [2010/11/19] 우리말) 트네기 moneybook 2010-11-19 2239
2618 [2014/07/15] 우리말) 강담/죽담 머니북 2014-07-15 2239
2617 [2015/01/05] 우리말) ‘어줍다’와 ‘어쭙잖다’ 머니북 2015-01-05 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