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4] 우리말) 거방지다/걸판지다

조회 수 2837 추천 수 0 2017.04.05 13:34:14

작년 말에 '걸판지다'를 사전에 올렸습니다.
매우 푸지다는 뜻과 동작이나 모양이 크고 어수선하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까다롭다/까탈스럽다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런 비슷한 낱말이 거방지다/걸판지다입니다.

흔히 "매우 푸지다"는 뜻을 말할 때 '걸판지다'고 합니다.
음식 따위의 가짓수가 많고 푸짐할 때 '걸다'고 하는데, 
그 '걸다'와 일이 벌어진 자리를 뜻하는 '판'을 합쳐 '걸판지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쓰는데, 사전에서 '걸판지다'를 찾아보면 '거방지다'의 잘못이라고 나옵니다.
사전이 언어생활을 따라가지 못한 거죠.
이를 바로 잡고자 작년 말에 '걸판지다'를 사전에 올렸습니다.
매우 푸지다는 뜻과 동작이나 모양이 크고 어수선하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거방지다'와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뜻이죠.

어제저녁에도 걸판지게 마실 자리가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숙직을 서느라 가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거방진 자리가 있는데...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등살과 등쌀]
안녕하세요.

어린이날 잘 보내셨나요?
애들이 있는 집에서는
아마도 애들 등쌀에 그냥 집에만 계시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몹시 귀찮게 구는 것은
'등살'이 맞을까요, '등쌀'이 맞을까요?

한글맞춤법에는 한 낱말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 산뜻하다, 잔뜩, 살짝, 훨씬, 담뿍, 움찔, 몽땅, 엉뚱하다는 
이 조항에 해당되므로 된소리로 적습니다. 

등쌀은 잔뜩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까닭 없이 된소리로 소리 나기 때문에 이 또한 등쌀이라고 적습니다.

문제는 '등살'이라는 낱말도 있다는 겁니다.
등에 붙은 살이 바로 등살입니다.
등살과 등쌀은 모두 [등쌀]로 읽습니다.

따라서,
우스갯소리로,
아내의 [등쌀] 때문에 못살겠다고 하면,
치유(?)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내가 살을 빼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아내가 잔소리를 줄이는 것입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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