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9] 우리말) 따 논 당상 자리?

조회 수 2268 추천 수 0 2016.08.10 09:50:00

'맡아 놓은 일, 확실한 일'은
'떼어 놓은 당상'이나, '떼어 둔 당상'이라고 써야 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올림픽 양궁 보셨나요?
정말 대단하더군요.
1988년에 양궁 단체전이 만들어진 뒤로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나라에 금메달을 준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 정도면 양궁 단체전 금메달은 우리나라에 주려고 따로 떼 놨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

우리말에 '떼어 놓은 당상 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없이 진행될 것이란 뜻이죠.

'당상'은 조선시대의 높은 벼슬인데,
꼭 어떤 사람에게만 주려고 따로 떼어 놓은 자리라는 뜻이 
'(따로)떼어 놓은 당상'입니다.
곧, '맡아 놓은 일, 확실한 일'이죠.
따라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떼어 둔 당상'이라고 써야 합니다.

'따다'는
붙어 있는 것을 잡아떼다, 
노름, 내기, 경기 따위에서 이겨 돈이나 상품 따위를 얻다,
봉한 것을 뜯다 따위의 뜻이 있습니다.

'떼다'는,
붙어 있거나 잇닿은 것을 떨어지게 하다,
전체에서 한 부분을 덜어내다,
함께 있던 것을 홀로 남기다,
걸음을 옮기어 놓다 따위의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 따듯 나무에 걸린 당상 벼슬을 따거나,
고스톱 쳐서 벼슬을 따거나,
봉투 속에 든 벼슬을 꺼낸 게 아니니,
당연히 '따 논 당상'이 아니라,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써야 합니다. 

올림픽에는 여러 종류 경기가 있을 겁니다.
양궁처럼 우리나라 선수에게 주려고 따로 떼어 둔 당상 자리 또 없을까요? ^^*

고맙습니다.


보태기)
1.
까맣다-까마니/퍼렇다-퍼러니처럼 'ㅎ' 소리가 줄어져 나타나지 않는 용언은 형용사입니다.
따라서, 
'떼어 놓은 당상'을 '떼 논 당상'으로 쓰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2.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따다'를 찾아보면 속담으로
'따 놓은 당상 =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나옵니다.
'따 놓은 당상'도 쓸 수 있다는 뜻인데, 그 까닭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미친 존재감]


안녕하세요.

춥죠? 어제 첫눈을 봤습니다. ^^*

1.
며칠 앞에 보내드린 편지에서 '착하다'를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쭤봤습니다.
오늘은 '미치다'를 여쭤볼게요.
'미치다'는 정신이 나간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거나 어떤 일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에서는 '절대적인'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미친 존재감, 미친 몸매, 미친 각선미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미치다'가 그렇게 쓰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각을 보내주시면 우리말 편지에서 같이 나누겠습니다.

2.
며칠 앞에 보내드린 편지를 보시고 토론토에 계시는 어르신께서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 단위는 띄어 씁니다라고 했는데, 단위(單位)는 우리말로 "낱자리"나 "하나치"를  쓰면 어떨까요?
낱자리(단위)는 띄어 씁니다.
- '아주 좋다', '예쁘다'와 '싸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착하다'가 그런 뜻으로 쓰이고 있는데
 라고 했는데, 쓰이고 있다는 쓰고 있다로 쓰면 어떨까요?
- 위험, 언행, 심지어, 의견과 공유는 한문을 쓰셨는데, 아래와 같이 고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험하다 : 바드럽다, 아슬아슬하다, 간간하다
언행 : 말과 몸가짐, 말과 짓, 말짓.
심지어 : 더더욱, 더욱이, 나중에.
의견 : 생각, 뜻
공유 : 함께 나누기, 함께 누리기

날씨가 춥습니다.
겨울에 추운 것이야 마땅하니 그 추위를 즐겨야겠지만,
바닥이 미끄러운 것은 반갑지 않습니다.
발길 조심하시고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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