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5] 우리말) 아름다운 바라지

조회 수 2239 추천 수 0 2016.04.16 17:32:02

본디 ‘바라지’는 방에 햇빛을 들게 하려고 벽의 위쪽에 낸 작은 창을 이르는 우리말이다. 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 햇빛처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서 따뜻함과 위안을 건네주는 것이 ‘바라지’인 것이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아름다운 바라지-성기지 운영위원

“어버이가 그 자식을 뒷바라지하는 데에는 조건도 한계도 없다.”라는 문장에서 ‘뒷바라지’라는 말은 “뒤에서 바라지하다”는 뜻이다. ‘바라지’는 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온갖 것을 돌보아 주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곧 ‘바라지하다’라고 하면 “온갖 일을 돌보아 주다”는 뜻이니, 이는 우리 삶의 가치를 높이는 참 아름다운 우리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라지는 비단 어버이가 그 자식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본디 ‘바라지’는 방에 햇빛을 들게 하려고 벽의 위쪽에 낸 작은 창을 이르는 우리말이다. 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 햇빛처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서 따뜻함과 위안을 건네주는 것이 ‘바라지’인 것이다. 감옥에 갇힌 죄수에게 바라지하는 일을 ‘옥바라지’라 하고, 아기 낳는 일을 도와주는 일을 ‘해산바라지’라 한다. 또, 들일을 하는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는 일은 ‘들바라지’이다. 마찬가지로 술을 대접할 때 옆에서 안주를 장만하여 대주는 일 또한 ‘안주바라지’라 할 수 있다.

바라지와 비슷한 말 가운데 ‘치다꺼리’가 있다. 흔히 “네 녀석 치다꺼리하느라 이렇게 늙어버렸다.”처럼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치다꺼리’는 일을 치러 내는 일인데, ‘입치다꺼리’라 하면 “먹는 일을 뒷바라지하는 것”을 좀 낮추어 이르는 말이다. “일곱 자식 입치다꺼리에 손에 물마를 날이 없었다.”와 같이 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 자막 몇 개]



안녕하세요.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네요. 기분 좋게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 10:45, KBS에 보건복지부 직원이 나오셔서 인터뷰하시면서 '난임부부'라고 하셨습니다. 

불임부부가 아닌 난임부부라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일요일 아침 8:43, MBC에서 '쭉'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곧게 펴거나 벌리는 모양"은 '쭉'이 아니라 '죽'입니다.

네 활개를 죽 펴다, 허리를 죽 펴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같은 방송에서 곧이어 8:44에 '상당한 난이도의 문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난이도는 어렵고 쉬운 정도입니다. 상당하다는 어느 정도에 가깝거나 알맞다는 뜻인데,

'상당한 난이도'면 문제가 쉽다는 뜻인가요 어렵다는 뜻인가요?

저라면 그냥 '어려운 문제'라고 쓰겠습니다.



같은 방송에서 8:55에 '납골당'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납골당은 일본어투 말이라서 봉안당으로 다듬어야 할 말입니다.



9:14분에는 '뒷담화의 여왕'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뒷담화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뒷담화를 짚은 예전 편지를 붙입니다.



2분 뒤 '뱃속에서 축구'를 한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태아가 있는 곳은 '배 속'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8133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7010
2356 [2011/08/31] 우리말) 줄거리와 졸가리 머니북 2011-08-31 4149
2355 [2011/05/19] 우리말) 꽃 moneybook 2011-05-19 4137
2354 [2017/11/01] 우리말) 비명과 환호성 머니북 2017-11-06 4136
2353 [2017/11/13] 우리말) 금도 머니북 2017-11-16 4125
2352 [2007/09/11] 우리말) 서슬이 시퍼렇다 id: moneyplan 2007-09-11 4125
2351 [2011/07/21] 우리말) 아부재기 머니북 2011-07-21 4122
2350 [2011/11/02] 우리말) 오순도순과 오손도손 머니북 2011-11-02 4110
2349 [2017/11/06]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나라 머니북 2017-11-06 4109
2348 [2014/08/25] 우리말) '가지다'와 '지니다'의 차이 머니북 2014-08-26 4100
2347 [2011/08/22] 우리말) 휘지르다와 지다위 머니북 2011-08-22 4085
2346 [2006/11/29] 우리말) '메모지'가 아니라 '적바림'입니다 id: moneyplan 2006-11-30 4080
2345 [2008/11/07] 우리말) 안스럽다와 안쓰럽다 id: moneyplan 2008-11-07 4078
2344 [2006/12/22] 우리말) 외골수/외곬 id: moneyplan 2006-12-22 4077
2343 [2007/01/19] 우리말) 외교부가 하는 꼬라지 하고는... id: moneyplan 2007-01-19 4070
2342 [2007/01/22] 우리말) 쉼표와 마침표 id: moneyplan 2007-01-22 4050
2341 [2007/01/02] 우리말) 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id: moneyplan 2007-01-02 4045
2340 [2007/02/11] 우리말) 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 id: moneyplan 2007-02-12 4033
2339 [2008/01/30] 우리말) 좀이 쑤시다 id: moneyplan 2008-01-30 4023
2338 [2013/07/31] 우리말) 우편번호 읽기 머니북 2013-07-31 4021
2337 [2006/12/23] 우리말) 우리말편지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id: moneyplan 2006-12-26 4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