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2] 우리말) ▽^

조회 수 2636 추천 수 0 2016.02.03 08:48:46

'주민^등록^번호(住民登錄番號)'에서 ^는 무슨 뜻을 나타내는 기호일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사전에 있는 기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전에서 '폐렴'을 찾아보면
'폐렴(肺炎▽)[폐ː-/페ː-]'라고 나와 있습니다.
[폐ː-/페ː-]는 
장음부호(ː)가 있으므로 '폐'를 길게 소리 내라는 뜻입니다.
'/'는 둘 다 쓸 수 있다는 기호입니다.

그럼 '肺炎▽'에 있는 ▽는 뭘까요?

바로, '음이 달라진 한자'라는 뜻입니다.
'폐염'이라고 읽어야 하는데, 음이 달라져 '폐렴'이라고 읽는 다는 것이죠.
시월(十▽月)과 유월(六▽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찾아보면,
'주민^등록^번호(住民登錄番號)'라고 나옵니다.
^는 무슨 뜻을 나타내는 기호일까요?

바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붙여 쓸 수 있는 전문 용어나 고유 명사를 표시하는 기호입니다.
곧, '주민 등록 번호'라고 띄어 쓰는 게 원칙이나, '주민등록번호'처럼 붙여 써도 된다는 뜻입니다.

기호 몇 개만 알아도 사전 풀이가 훨씬 쉬워집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배참]

안녕하세요.

무척 덥네요.
오늘은 애들과 같이 걸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저 혼자 걸어오면 20분, 애들과 자전거로 오면 40분이 걸리는데,
오늘 아침에 애들과 같이 걸어보니 1시간이 꼬빡 걸리네요.
하긴 같이 걸어오면서,
붕어가 몇 마리 보이는지, 나팔꽃이 몇 개 피였는지, 살사리꽃 이파리가 몇 개인지를 세는 해찰을 부리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걸리네요.
아까시나무 잎 따서 가위바위보 하면서 겨루기도 하고... ^^*


오늘 아침 7:24, KBS뉴스에서 미국 한 주지사가 애인과 밀월여행을 다녀왔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밀월여행에서 밀월은 영어 허니문(honeymoon)에서 왔습니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이잖아요.
그래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꿀같이 달콤한 결혼 바로 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겠죠.
그러나 밀월여행은 '蜜月여행'이지 '密越여행'이 아닙니다.
곧 달콤한 신혼여행을 뜻하지,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주지사가 애인과 몰래 다녀온 여행은 '밀월여행'이 아닙니다.


오늘도 무척 덥겠죠?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짜증이 나기 쉬우니 서로 배려하면서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웃는 것은, 웃는 사람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지만,
짜증 내는 것은, 내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좋지 않잖아요.
기쁜 마음으로 즐기며 웃고 살기에도 짧은 날을 찡그리며 살 수 없잖아요. ^^*

우리말에 '배참'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다른 데다 함."이라는 뜻입니다.
너는 화가 났으면 났지 왜 내게 배참하니?처럼 씁니다.
동에서 뺨 맞고 서쪽에서 화풀이한다나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뜻쯤 되겠네요.

이 '배참'을 배차기, 배창, 배채기라고도 쓰는데 이는 바른말이 아닙니다.
또, 배참하다를 배창내다고도 하는데 이 또한 바른말이 아닙니다.

표준어 규정에 보면,
뜻은 같은데 형태가 다른 낱말이 여럿 있을 때에, 
그 가운데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낱말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곧,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국어를 풍부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어느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 것이죠.
그래서 배차기, 배창, 배채기는 버리고 '배참'만 표준말로 삼았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기쁘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면 뿌듯하고,
찡그리는 것보다는 웃는 게 훨씬 좋다고 봅니다.

오늘도 많이 웃읍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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