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1] 우리말) 빼빼로 데이

조회 수 3011 추천 수 0 2015.11.12 08:35:18

빼빼로 데이도 좋고, 가래떡 데이도 좋지만, 우리말을 비비꽈서 못살게 구는 짓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저녁에 퇴근하려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집에 오면서 애들 줄 빼빼로를 사오라는 거였습니다.
알겠다고 하고, 상가에 들렀는데, 저는 빼빼로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게 상술을 부리는 분들이야 먹고살고자 그렇게 하는 거라서 뭐라 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 상술에 그대로 놀아나는 사람들은 좀…….
저도 그랬지만…….

오늘, 11.11은 빼빼로 데이 이기도 하지만, 우리 농업인의 날입니다.
농업이 국민경제의 뿌리임을 국민에게 알리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자 만든 법정기념일입니다.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까닭은,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토(土) 자가 겹친 '土月土日'을 상정하였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데서 떠올린 겁니다.
또 이때쯤에는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되었겠죠.

오늘 농업인의 날 행사가 제 일터에서 있었습니다.
국무총리님도 참석하셔서 축하를 해주셨습니다.

빼빼로 데이도 좋고, 가래떡 데이도 좋지만, 우리말을 비비꽈서 못살게 구는 짓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합니다.
'데이'를 쓰지 않고, 빼빼로 먹는 날, 가래떡 찾는 날 따위로 해 뜻은 얼마든지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파머스 데이가 아니라 농업인의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꾀와 꽤]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 MBC 싱글벙글쇼에서 물방울 넥타이 이야기를 하면서
'땡땡이는 일본어투 말'이라고 바르게 소개하시네요. 고맙습니다. ^^*

어제는 전북대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공대에서 농업용 로봇에 대한 세미나를 해 달라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일요일 밤에 해남에 가서 어머니 뵙고, 아침일찍 길을 나서 전북대 세미나를 마치고 오후 늦게 일터로 돌아왔습니다.
약 900km를 달렸더군요.
꽤 먼 거리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전북대가 고향가까이에 있어서 어머니도 뵙고 아버지 산소에도 다녀왔습니다. ^^*

오늘은 '꾀'와 '꽤'를 갈라 볼게요.
'꽤 먼 거리'인지 '꾀 먼 거리'인지...

먼저,
'꾀'는 "일을 잘 꾸며 내거나 해결해 내거나 하는, 묘한 생각이나 수단"을 뜻하는 이름씨(명사)입니다.
'꽤'는 "보통보다 조금 더한 정도로"를 뜻하는 어찌씨(부사)입니다.
어찌씨(부사)니까 움직씨(동사)나 그림씨(형용사) 앞에 오게 됩니다.

문제는 두 낱말의 소리가 거의 같다는 겁니다.
'꾀'는 [ㄲㅗㅣ]나 [ㄲㅜㅔ]로 소리내야 하고,
'꽤'는 [ㄲㅗㅐ]로 소리내야 하는데,
우리가 [ㅔ]와 [ㅐ]의 소리를 다르게 내기 어렵기 때문에 
꾀와 꽤의 소리를 가르지 못하는 겁니다.

[ㅔ]는 입을 좀 적게 벌리고,
[ㅐ]는 입을 좀 많이 벌리는데,
ㅓ와 ㅏ의 차이로 기억하시면 쉽습니다.
ㅓ는 입을 좀 덜 벌리고, ㅏ는 입을 더 많이 벌리잖아요. ^^*

일부러라도 이런 연습을 하시면 나중에 소리가 헷갈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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