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안전사고’라 하지 않고 ‘부주의사고’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집은 전주로 옮겼지만 일터는 아직 수원에 있기 때문에 저는 지난 한 주를 수원 찜질방에서 보냈습니다.
찜질방이 질리면 사무실에서 의자를 젖히고 자기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여기저기 모기가 다녀간 흔적이 있네요. ^^*
오늘은 전주 집에 갑니다. ^^*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안전하지 않은 안전사고 - 성기지 학술위원

건설 현장을 지나치다 보면 ‘안전사고 예방’이란 표지판을 보게 된다. 얼핏 들으면 안전하게 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 생각되기도 하고, 사고가 나도 크게 나지 않고 안전하게 나는 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도 생각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문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 붙여 놓은 것이다. ‘안전사고’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고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안전사고란 말에서는 원래의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듯하다. 그 까닭은 이 말이 처음부터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안전수칙 위반 사고’라 해야 하는 말을 그냥 ‘안전사고’로 줄여버린 데서 문제가 생겼다. 안전사고란 말을 들으면 그게 아주 위험한 사고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건설 노동자가 작업 중 고층에서 떨어져도 ‘안전사고’이니, 뭔가 한참 잘못되었다. ‘안전’이라는 말과 ‘사고’라는 말은 서로 상반되는 뜻을 가진 말이므로, 이 둘을 합쳐 만든 용어가 자연스러울 리가 없다.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부주의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안전사고’라 하지 않고 ‘부주의사고’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안전사고 예방’,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부주의사고 예방’, ‘부주의사고 방지’라 하는 것이 뜻을 더욱 분명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양식이 아니라 서식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서툴다의 명사형을 '서'이라고 했는데
'투ㄻ'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지 않아 '서'로만 보였나 봅니다.
서툴다의 명사형은  '서'가 아니라 '서투ㄻ'입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요즘 공무원들은 무척 바쁠 겁니다.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업무보고할 게 많잖아요.
오늘은 공문서 쓰는 이야기 좀 할게요.

행정기관에서 만드는 공문서는 바르고 쉽게 써야 합니다.
그래야 모범이 되죠.

이런저런 자료를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공문에
'기관장의 결재를 득한 후 첨부 양식에 의거 언제까지 기일엄수하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모든 공문은 기관장 이름으로 나가므로 기관장의 결재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결재를 받으면 되는 거지 '득'할 필요도 없죠.
결재를 받은 '뒤'면 되지 결재를 받은 '후'라고 쓸 것도 없습니다. 후(後)가 뒤 후 자 잖아요.
'첨부'는 '붙임'으로 바꾸면 깔끔합니다.
'양식'은 국립국어원에서 '서식'으로 다듬은 낱말입니다.
'의거'는 "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이라는 뜻인데 '따라'로 쓰시면 됩니다.
'기일엄수'는 너무 권위적인 낱말입니다.
날짜를 꼭 지켜, 또는 언제까지 꼭 보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위에 있는 월은
'기관장의 결재를 받은 뒤(또는 '받고 나서') 붙임 서식에 따라 언제까지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거나,
'붙임 서식에 따라 언제까지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로 바꾸시면 됩니다.

공문서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문서는 어떤 경우에도 바른 글로 써야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해야합니다.
그래야 알아보기 쉽죠.
그래야만 공무원이 대접받고 살 수 있는 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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