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간하다'나 '엔만하다'로 쓰면 틀립니다.
'엔간하다'와 '웬만하다'가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1월의 마지막주입니다.
게다가 이번 주에는 설도 있습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설에는 여자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십니다.
남자들도 엔간하면 같이 도와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궂은일은 함께해야 하고
명절 때는 특히나 더 같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구들장만 이고 있다거나, 친구들만 찾지 말고
차례 준비를 적극적으로 함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에 '엔간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대중으로 보아 정도가 표준에 꽤 가깝다."는 뜻으로
형편이 엔간하면 나도 돕고 싶네만, 그 녀석 엔간해서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엔간한 일이면 내가 자네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네...처럼 씁니다.

소리와 뜻이 비슷한 '웬만하다'도 있습니다.
"정도나 형편이 표준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낫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먹고살기가 웬만하다, 성적도 웬만한 학생이다처럼 쓰고,
"허용되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아니한 상태에 있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 젊은 사람들이 웬만하면 참아요처럼 씁니다.

이 둘을 헷갈려
'웬간하다'나 '엔만하다'로 쓰면 틀립니다.
'엔간하다'와 '웬만하다'가 바릅니다.

곧 설입니다.
‘웬만하면’ 고향에 다녀오시고,
시간이 ‘엔간하면’ 책도 좀 읽으시면서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삽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자선냄비]

어제 오후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오늘부터 특허대전을 하는데 농촌진흥청도 참여하기에 미리 가서 전시 준비를 좀 했습니다.
어제 그곳에서 구세군 냄비를 처음 봤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도웁시다.'라는 말씀이 지금도 귀에 선하네요.
많은 사람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길 빌며 오늘은 '냄비'를 알아볼게요.

'냄비'는 
일본어 鍋(なべ[나베])에서 왔습니다.
나베를 남비로 받아들여 죽 써오다가 1988년 맞춤법 규정을 바꾸면서 
남비를 버리고 냄비를 표준어로 선택했습니다.

좀 깊게 들어가 볼까요?
표준어규정 제9항에 따르면,
'ㅣ'역행 동화 현상은 표준발음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지랭이'가 아니라 '아지랑이'가 맞습니다.

그러나 다음 낱말은 역행 동화가 적용된 형태를 표준어로 삼습니다.
이에 따라 '신출나기'가 아니라 '신출내기'가 맞고,
'남비'가 아니라 '냄비'가 맞으며,
'풋나기'가 아니라 '풋내기'가 맞습니다.

자선냄비에 따뜻한 정이 많이 깃들고
더불어 사회도 같이 따뜻해지길 빕니다.

저는 오늘도 서울에 가야 합니다.
멀리 마포구까지 가야하니 지금 집을 나서야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빕니다.

보태기)
어쨌건 냄비는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나베-> 남비->냄비
우리말에 노구솥이라는 게 있습니다.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 작은 솥'이 바로 노구솥입니다.
80년쯤 전에 우리나라에 구세군 냄비가 처음 들어올 때

남비를 쓰지 않고 노구솥을 썼더라면...
구세군 노구솥... 좀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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