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02] 우리말) 녘

조회 수 2225 추천 수 0 2013.12.02 13:34:43

맞습니다. '녘'에는 방향을 가리키는 뜻도 있습니다.
"들이 있는 쪽이나 지역"을 '들녘'이라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1. 오늘 아침 7:12에 KBS 뉴스에서 달력을 만드는 업체를 소개하면서
달력을 만드는 원칙이 업체마다 다른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업체 사장이 "달력 만드는 방식이 다 틀리다."고 이야기했고, 자막도 그렇게 '틀리다'로 나왔습니다.
달력 만드는 방식이 업체마다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른데 왜 틀리다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은 이제 사전을 바꿔야 한다고도 말씀하시더군요.

2.
지난주에 새벽녘이나 저물녘으로 쓰고 저녁은 그냥 '녁'을 쓴다고 말씀드리면서
'녘'은 어떤 때의 무렵으로 새벽녘이나 저물녘에 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걸 보시고 한 분이 댓글을 다셨습니다.
'녘'의 '시간성'만을 지적했는데, '들녘'에서의 '녘'은 들이 있는 쪽이나 지역으로 '공간성'까지 뜻한다고요.
맞습니다. '녘'에는 방향을 가리키는 뜻도 있습니다.
"들이 있는 쪽이나 지역"을 '들녘'이라고 합니다. ^^*
고맙습니다.

오늘은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화요일과는 다른 느낌입니다.(화요일과는 틀린 느낌입니다가 아닙니다.^^*)

일터에 나오셨으니 저물녘에 집에 가실 때까지 열심히 일합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들러리]

들러리가 뭔지 아시죠?
제가 얼마 전에 들러리를 선 일이 있어서 오늘은 들러리 말씀 좀 드릴게요.

'들러리'는 
'들르다'에 사람의 뜻을 더하는 의존명사 '이'가 붙은 겁니다.
들르다의 뜻이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이므로,
들러리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는 사람'이 되겠죠.
이 낱말은 본래 우리 문화에서 생겨난 말이 아닙니다.
서양 결혼식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서양에서는 예부터 결혼식 날 행복한 신부를 질투해 잡귀들이 나쁜 마법을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잡귀들의 그런 마법에서 신부를 보호하고자
신부와 똑같은 복장을 한여자를 세워 귀신들을 헷갈리게 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신부와 똑같은 복장을 한여자'가 들러리입니다.
악귀로부터 진짜 신부를 지키고자 만들어진 게 바로 '들러리'죠.

이러한 관습은 고대 로마까지 올라가는데요.
로마에서 신부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한 구혼자가 친구들을 동원해 신부를 납치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을 막고자 신부와 비슷하게 생긴사람을 골라 비슷한 옷을 입혀 납치당하는 것을 막은 거죠.

요즘은 그 뜻이 바뀌어,
'주된 인물 주변에서 그를 돕는 인물' 정도의 뜻으로 쓰입니다.
주인공이 아니라 그 옆에서 보조만 맞춰주거나 단역 정도의 일만 해주고 사라지는 사람들을 낮잡아 들러리라고 하는 거죠.

아무쪼록 제가 들러리를 섰던 그 분이 잘 되길 빕니다.
그래야 제 들러리 노릇도 빛이 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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