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니퍼지니쿨비즈니 하는 해괴망측한 낱말을 들여다 쓰는 게 실은 공공기관과 언론입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해야 할 텐데
거꾸로 그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말을 해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봄비가 차분하게 내리네요. ^^*

오늘은 누리집에 뜬 기사를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어제 연합뉴스에 뜬 기사입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실버용어 퇴치운동에 다시 나선다
노인층을 가리키는 실버라는 말은 백발 또는 은발을 연상시키는 영어단어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2000년 무렵부터 국내에서도 널리 쓰였다
그러나 단어가 주는 노쇠하고 나약한 이미지 탓에 처음부터 은퇴자협회 같은 연령차별 철폐 단체의 반감을 샀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당시 대통령 직속 고령화 및 미래사회 위원회가 실버 용어를 안 쓰기로 선언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이 표현은 퇴출되는 추세다
주명룡 은퇴자협회 회장은 9 "왜색 표현인 실버는 노년층이 냇가의 실버들처럼 흐느적대는 인상을 준다" "일부 학자언론보험사 등이 계속 실버 표현을 사용해 퇴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2002년에 이어 다시 퇴출 캠페인에 나섰다"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aid=0006251157&mid=shm&oid=001&sid1=102&nh=20130509155207)


여러분은 이 기사를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먼저 제작년 말에 국회에서 노인을 시니어로 바꿔 부르자는 말도 안 되는 법안이 올라온 것이 생각났고,
곧이어 새로운 낱말 하나를 만들 때도 고민해서 만들지 않으면 이렇게 사회적으로 힘을 뺄 수가 있으니 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클러스터니퍼지니쿨비즈니 하는 해괴망측한 낱말을 들여다 쓰는 게 실은 공공기관과 언론입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해야 할 텐데
거꾸로 그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말을 해치고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국력낭비라고 봅니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우리라도 나서서 우리말을 아끼는 데 힘을 보탤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선호가 아니라 좋아함입니다]

안녕하세요.

기분 좋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이번 주는 좋은 소식만 들리길 빕니다.

먼저 어젯밤에 제 눈을 피곤하게 만든 것부터 짚어볼게요.

KBS 9
시 뉴스에서
'
잇따른 수설수'라는 꼭지의 기사를 내 보내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여기서 구설수가 아니라 구설이 맞습니다.
'
구설수(口舌數)' 
"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나 신수"를 말하고,
'
구설'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입니다.
단체장들이 잇따라 입방아에 오른 것은 '구설'입니다.

잠시 뒤
숙취해소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면서
'
북엇국' '북어국'이라고 했습니다.
이 또한 사전을 뒤져보면 금방 아실텐데......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오늘 아침 뉴스에 '선호'라는 낱말이 무척 많이 보이더군요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며칠 전에 '선호'를 짚어보기로 했었죠?

선호는
"
여럿 가운데서 특별히 가려서 좋아함."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남아 선호 사상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무공해 식품의 선호가 두드러진다처럼 씁니다.

이 선호는 일본에서 온 낱말입니다.
일본에서 
많은 것 중에서 좋아하는 것만 고르는 것을 えり-ごのみ[에리고노미]라고 하거나 よりごのみ[요리고노미]라고 합니다.
한자의 뜻을 빌려 選り好み라고도 씁니다.

이것을 보고,
일제강점기에 이른바 배웠다는 사람들이 '선호(選好)'라는 낱말을 만든 겁니다.
이 찌꺼기가 아직 남아
남아 선호 사상무공해 식품을 선호선호 직장큰 계란을 선호처럼 쓰고 있습니다.

아들딸 가리기무공해 식품을 좋아함좋아하는 직장큰 달걀을 찾아처럼 쓰시면 됩니다.
더 쉽게 '선호' '좋아함'으로 바꾸면 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선호(選好)'를 올렸으나,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선호(選好)'라는 낱말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이 깜빡 잊어서 올리지 않았을까요결코 그렇지 않을 겁니다.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제 딸이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물어볼까봐 걱정입니다.
"
아빠선호가 뭐예요?"
"
좋아하는 것을 선호라고 한단다."
"
그럼 좋아한다고 하면 되지 왜 선호라고해요?"
"......"

누구 좋은 핑곗거리 좀 찾아주실래요?
제 머리로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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