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3] 우리말) 신토불이

조회 수 3020 추천 수 0 2013.05.03 09:25:42

문제는 "신토불이말고도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을 우습게 알고 쓰던 말들이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맑은 날씨처럼 기분좋게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은 이윤옥 님이 쓰신 기사를 같이 읽어보고자 합니다.
'
신토불이'에 관한 기사입니다.


http://www.egre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2932

[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 이 땅에 태어난 우리모두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중략우리 몸엔 우리건데남의 것을 왜 찾느냐고추장에 된장 김치에 깍두기잊지 마라 잊지마 너와 나는 한국인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위는 가수 배일호가 불러서 크게 인기를 얻었던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일부이다그는 90년대 초에 KBS TV6시 내고향’ 프로 촬영차 농촌을 방문했을 때 동네 어귀에 걸린 ‘신토불이’ 간판을 보고 이거다 싶어 서울로 올라와 작사자작곡자를 찾아다니며 ‘신토불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한다마침 그때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한참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던 때로 ‘우리 농산물 애용운동’ 붐과 맞물려 그의 ‘신토불이’는 대박을 터뜨렸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신토불이’의 풀이를 보면“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점잖게 설명하고 있다이 말의 유래가 궁금하여 문의하니 농협에 문의하라는 말을 듣고 글쓴이는 직접 한국농협중앙회에 정식 질문을 했던 적이 있는데 20099 22일자로 온 답변이 재미있다
 
“신토불이라는 단어는 1989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이 임박할 때 농협중앙회가 <우리농산물 애용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당시 농협중앙회 회장이었던 한호선 회장이 이 말을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면서 일반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신토불이’라는 말의 유래는조선시대 의서인 <향약집성방서문의 ‘기후풍토와 생활풍습은 같다’라는 표현이 있고, <동의보감>에도 ‘사람의 살은 땅의 흙과 같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중국 원나라 때의 책인 <노산연종보감>에는 ‘신토불이’라는 게송이 있는데 여기서 ‘몸과 흙은 본래 두 가지 모습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나옵니다‘신토불이’라는 말은 불교의 불이(不二)사상에서 나온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말이며신토불이라는 용어는 이런 불이사상과 다산 정약용을 연구한 한학자인 이을호 선생이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농협 이야기만 듣고 있으면 마치 ‘신토불이’가 처음부터 한국의 농협에서 쓰기 시작한 말 같다그러나 일본 쪽 입장은 다르다들어보자일본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 말은 “1907년 일본의 육군 약제감 이시즈카가 식양회(食養)를 만들었는데이는 식사를 통해 건강을 지키자는 단체로 “자기 고장의 식품을 먹으면 몸에 좋고 남의 고장 것은 나쁘다”라는 말을 불전(佛典)에 있는 말 ‘신토불이’를 찾아내 쓰게 된 데서 유래한 것이며 1989년 농협회장 한호선 씨가 한국에 가져가 사용하게 되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글쓴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에서 쓰고 있는 ‘신토불이’의 유래다“이 말은 원래 중국의 불전(佛典노산연종보감 “廬山蓮宗寶鑑普度法師”, 1305)에 있던 말을 일본이 먼저 썼으며 농협의 한호선 회장이 일본에서 들여 온 말이다.”라고 하면 깨끗이 정리되는 것을 이러한 사실을 감추고 “한국에서 먼저 쓴 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일본에서 쓰던 말을 들여와 기분 나쁜게 아니라 말의 유래를 떳떳이 밝히지 않는게 부끄러운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신토불이말고도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을 우습게 알고 쓰던 말들이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두룩하다는 점이다미나미 조선총독이 조선인 길들이기로 쓰던 ‘서정쇄신’명치정부를 찬양하기 위해 일본 기독교에서 만든 '국민의례’명치정부를 전 세계에 찬양하자는 말 ‘국위선양’ 등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는 일제국주의 시절의 낱말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하지만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후손들에게 돈을 물려 주기보다는 말글을 통한 정신을 물려주어야 할 어른들이 '신토불이같은 말의 유래를 분명하게 짚어 주지 않고 "우리가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말을 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신토불이'를 쓰지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유래를 분명히 짚어 주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과반수와 반수]

안녕하세요.

2014
년 동계올림픽을 어디서 여는지를 판가름하는 투표가 내일 아침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탰으니 
이번에는 꼭 이겨서 대한민국의 큰 힘을 보여주길 빕니다.

그런 바람을 모아 오늘은 우리말 편지를 하나 더 보내겠습니다.

이번 투표는
97
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하게 되니,
1
차에서 49표를 얻으면 개최권을 딸 수 있습니다.
49
표면 97표의 과반수인 거죠.

흔히 '과반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과반수만 넘으면 된다과반수를 넘었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이는 좀 어색합니다.

과반수(過半數) "절반이 넘는 수"를 뜻합니다.
절반(半數)을 넘은(수로 
'
과반수'에 이미 반을 넘었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과반수를 넘으면 된다고 쓰면 
'
넘다'를 두 번 겹쳐 쓴 셈입니다.

'
과반수를 넘었다.'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로 써야 합니다.
 '넘다'를 쓰고 싶으면 '과반수'에서 '넘다'의 뜻이 있는 ''를 빼고 
'
반수를 넘었다'로 쓰시면 됩니다.

아무쪼록,
이번 1차 투표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원 과반수가 평창을 밀어주길 빕니다.
다른 두 도시는 반수에 못 미치고,
평창이 1차에서 과반수를 얻길 빕니다.

거듭 빌지만,
다른 두 도시는 반수를 넘지 못하길 빕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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