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3] 우리말) 어안이 벙벙하다

조회 수 2990 추천 수 0 2013.01.03 13:36:17

어안이 혀 안쪽이라서 어안이 벙벙하면 말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어안이 벙벙하다고 하면 제대로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을 이르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는 우리말의 말뿌리를 좀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특별히 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공부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관심을 더 두겠다는 뜻입니다. ^^*

흔히 뜻밖에 놀랍거나 기막힌 일을 당하여 어리둥절할 때
'
어안이 벙벙하다'고 합니다.
이때 '어안'이 뭘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1. 
어이없어 말을 못 하고 있는 혀 안.
2. 
어안(魚眼물고기의 눈
3. 
어안(魚雁물고기와 기러기라는 뜻으로편지나 통신을 이르는 말.
로 풀어놨습니다.

어안이 혀 안쪽이라서 어안이 벙벙하면 말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어안이 벙벙하다고 하면 제대로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을 이르는 것 같습니다.

학자들에 따라서는,
어안을 혀 안으로 푼 것에 조금 억지스럽다고 보기도 합니다.
입안이 벙벙하다나 혀안이 벙벙하다고 하면 더 쉬운데 굳이 어안을 만들어서 쓸 까닭이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얼빠지다얼 나가다의 얼에서 오지 않았느냐는 생각도 합니다.

모든 우리말의 뿌리를 다 찾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관심이라도 있다는 게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요? ^^*

오늘도 무척 춥다고 합니다.
겨울이니까 추운 겁니다여름에 추우면 안 되잖아요. ^^*
겨울답게 추위를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구설과 구설수]

어제 농촌진흥청 국정감사를 잘 마쳤습니다.
뒷마무리할 게 한둘이 아니지만 그래도 큰 산은 넘었습니다.
그 핑계로 어제는 4차대전까지 치렀습니다. ^^*

요즘 들어 바빠서 뉴스를 거의 못 봤습니다.
이제 정신을 좀 차리고 
아침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니 소개하고 싶은 낱말이 나오네요.

'
구설' '구설수'입니다.
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욕을 해 구설에 올랐고,
며칠 전에 이를 사과했네요.

감 잡으셨겠지만,
구설과 구설수는 엄연히 다릅니다.

구설(口舌)
"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
남의 구설에 오르다괜한 구설을 들을지도 모른다처럼 씁니다.

구설수(口舌數)
"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신수."입니다.
신문에 난 오늘의 운수를 보니 구설수가 있더라처럼 씁니다.

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다릅니다.
구설은 좋지 않은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들을 운수입니다.

따라서,
어떤 연예인은 올해 '구설수'가 있어 
요즘 누리꾼의 '구설'에 오른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분명히 다른데도
사전을 보면 엉뚱하게 풀어놨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
구설수'의 보기에
구설수에 오르다구설수에 휘말리다시빗거리로 되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다라는 보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말 큰사전에도
구설수에 오르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
구설'에 오르는 것이지,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닙니다.
'
'가 운수를 나타내는 것인데,
어떻게 '나쁜 말을 들을 운수'게 오른다는 거죠?

이런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의 쓰임을 여러 가지로 만들었다고 봐야 할지,
사전이 엉터리라고 봐야할지......

그런 게 또 있습니다.
'
새벽아시죠
먼동이 트려 할 무렵입니다.
다들 그렇게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사전에 보면
"(
이른 시간을 나타내는 시간 단위 앞에 쓰여) '오전'의 뜻을 이르는 말."이라 풀어놓고,
새벽 한 시나는 새벽 세 시경에 병원에서 태어났다를 보기로 들어놨습니다.

날이 막 밝을 무렵이 아니라 밤 12시가 넘으면 바로 새벽인 겁니다.
새벽 12 1...이라 써도 틀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말의 쓰임을 여러 가지로 만들었다고 봐야 할지,
사전이 엉터리라고 봐야할지......

이런 것을 보면 어지럽습니다.
그러니 우리말이 어렵다는 말을 듣지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궁금한 게 또 있습니다.
제가 지금 어지러운 게
이런 우리말을 생각해서 어지러운 것인지,
아니면 어젯밤 술이 덜 깨서 어지러운지......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글을 쓸 때 될 수 있으면 옆으로 새지 않으려고 힘씁니다.
그래야 읽는 사람들이 쉽게 글을 따라올 수 있거든요.

지금도
구설과 구설수 이야기를 하면서 
이왕이면 그런 말보다는 '입방아에 오르다'가 더 좋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글이 꼬일 것 같아서 구설과 구설수만 푼 겁니다.
그러고 나서 맨 뒤에서 '입방아'을 소개한 겁니다.
우리말이 구설보다 못해서 나중에 소개한 게 결코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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