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6] 우리말) 바래다와 바래지다

조회 수 5984 추천 수 0 2012.10.26 09:24:42

'바래다'에 피동을 뜻하는 '-/어지다'가 붙어 '바래지다'로 쓸 수 있습니다.
형광 표백제를 사용한 빨래인 양 하얗게 바래진 얼굴이..., 생활에 지쳐 바래진 회색의...
처럼 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일터에 오가면서 보니 단풍이 참 멋지게 들었더군요.
이 좋은 계절에 저는 사무실에 처박혀 보내고 있으니이런 삶이 썩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단풍은 가을쯤에 식물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한자로는 丹楓이라고 쓰지만꼭 붉은색 잎만 단풍이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색이 바뀌는 것을 두고 '바래다'고 합니다.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거나
볕에 쬐거나 약물을 써서 빛깔을 희게 하는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합니다.

여기서
'
바래다' '바래지다'로 쓸 수 있을까요?
'
바래진'을 쓰면 이중피동이 아닐까요?

'
바래다'에 피동을 뜻하는 '-/어지다'가 붙어 '바래지다'로 쓸 수 있습니다.
형광 표백제를 사용한 빨래인 양 하얗게 바래진 얼굴이...
생활에 지쳐 바래진 회색의...
밤하늘은 본래의 까만색을 잃어버리고 희뿌옇게 바래져 별을 볼 수 없게 된다...
처럼 쓸 수 있습니다.

시월 들어 한 번도 주말에 쉬지 못했는데이번 주말을 쉴 수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
여투다 모투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 4 42분에 MBC라디오에서 진행자가 '쌔비다'는 낱말을 썼습니다.
그것도 일 분 사이에 세 번이나... 
왜 방송위원회 같은 곳에서는 간접광고만 나무라고 엉터리 말을 쓰는 것은 나무라지 않죠?

남 탓 하지 않고 제 이야기나 하렵니다.
남들도 이렇게 바쁘게 사나 모르겠습니다.
어제 새벽 1시 넘어 집에 들어갔다가 7시에 다시 나오고,(술 퍼먹고 그런 게 아니라 일하다가 ^^*)
오늘 새벽 1시에 잠시 집에 들어왔다가 지금 6시에 대전으로 출장가고...
대전에서 9시부터 12시까지 회의하고 곧바로 수원으로 올라가서 오후 2시부터 회의...
6
시에 대천으로 출장...

몇 푼 되지도 않은 월급 받아 이렇게 길바닥에 깔고 다니니 언제 돈 모을지...
그래도 아직 젊고 해야 할 일이 있기에 힘든지 모르고 돈 드는지 모르고 이렇게 돌아다니긴 하지만...

우리말에 '여투다'는 이름씨가 있습니다.
"
돈이나 물건을 아껴 쓰고 나머지를 모아 두다"는 뜻으로 '저축'과 같은 말입니다.

'
조리차'라는 낱말(이름씨)도 있습니다.
"
알뜰하게 아껴 쓰는 일"을 뜻해,
조리차를 하면서도 집을 장만했다처럼 씁니다.

저는 조리차도 못하고 여투지도 못하는데... 걱정입니다.

'
모투다'는 낱말을 하세요아니그런 말을 쓰세요?
쓰신다면 모으다는 뜻으로 쓰실 텐데,
국립국어원에서는 전남 지방의 사투리로 보고 있고,
한글학회에서는 모으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사전에 올렸습니다.
'
모투다'는 표준어이건 아니건 그 뜻은 "모으다"입니다.
'
여투다'와는 뜻이 조금 다릅니다.

'
모투저기다'는 움직씨도 있습니다.
"
돈이나 물건을 아껴서 조금씩 모으다."는 뜻으로 여투다와 거의 같은 뜻입니다.
모투저긴 돈은 함부로 쓸 수 없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여투다와 모투저기다는 '저축'이라는 뜻이고,
모투다는 사투리로 뭔가를 그냥 모으다는 뜻입니다.

글을 쓰는 저도 헷갈리네요.

그나저나 눈이 많이 내렸을 텐데 어떻게 운전하고 대전까지 갈지 걱정이네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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