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30] 우리말) 연배

조회 수 7656 추천 수 0 2012.08.30 12:24:12

이처럼 '연배'에는 나이가 더 많다는 뜻은 없습니다.
따라서,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니 먼저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태풍이 하나 올라온다고 합니다.
대비 잘해서 아무쪼록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오랜만에 술자리 이야기해 볼게요. ^^*
술자리를 같이 해야 더 친해진다고 해서 저는 술자리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흔히 술자리에서 나이가 많으신 분께 술을 권하며
"저보다 연배시니 먼저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연배'는 
"비슷한 또래의 나이.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으로 
같은 연배이어서 잘 어울려 논다처럼 씁니다.

이처럼 '연배'에는 나이가 더 많다는 뜻은 없습니다.
따라서,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니 먼저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어제는 같은 연배 세 명이 모여 한잔했습니다.
오늘은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과 한잔할 자리가 있습니다.

태풍이 조용히 지나가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6년 이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햇땅콩이 아니라 해땅콩]

어제 식구와 함께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여러 가지 농산물이 많이 나와 있더군요.

여기저기 딸내미와 주전부리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면,
파는 물건을 소개하는 푯말이 틀린 게 참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햇땅콩'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일부 명사 앞에 붙어) '그해에 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해'와 '햇'을 들고 있습니다.
(동물과 식물 모두에 씁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해'만 '그해에 난'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이었는데,
주로 해와 다른 낱말을 붙여 쓰다 보니 사이시옷이 들어간 '햇'도 '그해에 난'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로 보면서,
아예 '해'와 '햇'을 접두사로 만든 것 같습니다.
접두사면 당연히 붙여 써야죠.

그럼 어떤 낱말 앞에서는 '해'를 쓰고 또 어떤 낱말 앞에서는 '햇'을 써야죠?
헷갈리겠죠?
현재 표준어 규정에 따라 '해'와 '햇'을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접두사로 보면 당연히 헷갈립니다.

헷갈리지 않는 길을 찾아 좀 삐딱하게 나가봅시다. ^^*
'그해에 난'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은 '해'하나만 있다고 보고,
그 '해'를 접두사가 아닌 하나의 낱말로 봅시다.

그럼 올해 난 감자는?
'해 감자'가 맞는데, 한 낱말로 만들면서 사이시옷이 들어가 '햇감자'가 되고,
그 발음은 [핻깜자]가 되는 거죠.
언젠가 사이시옷 말씀드리면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면 사이시옷을 적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마찬가지,
햇과일, 햇병아리, 햇비둘기처럼 쓰는 거죠.

그럼 콩은,
'해콩'일까요, '햇콩'일까요?

사이시옷 설명에서,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ㅊ,ㅋ,ㅌ,ㅍ)면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고 했죠?
그에 따라,
'갈빗찜'은 틀리고 '갈비찜'이 맞다고 했잖아요.
'뱃탈'이 아니라 '배탈'이고, '홋떡'이 아니라 '호떡'이고...

그러면 이제 답이 보이죠?
해+콩에서 콩에 거센소리 ㅋ이 있으므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햇콩'이 아니라 '해콩'입니다.
당연히, 올해 난 쑥은 '해쑥'일 것이며,
올해 난 팥은 '해팥'이겠죠.

우리말 우리 국어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렇게 차분히 풀어가면 다 풀립니다.
알려는 노력이라도 해 보고 나서 어렵다고 해야지 
그런 노력도 없이 이리 말하건 저리 말하건 뜻은 다 통한다고 생각해버리면,
그런 사람은......

고맙습니다.

보태기)
“그해에 새로 난 쌀”는 ‘해쌀’이 아니라 ‘햅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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