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6] 우리말) 넓다랗다와 널따랗다

조회 수 7470 추천 수 0 2012.08.06 09:45:51

꽤 넓은 것은 '넓다랗다'가 아니라 '널따랗다'이고,
꽤 짧은 것은 '짧다랗다'가 아니라 '짤따랗다'인데,
꽤 긴 것은 '길다랗다'가 아니라 '기다랗다'가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같이 도서관과 마트에 가서 보냈습니다.
집에서는 너무 더워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더군요. ^^*
텔레비전으로 올림픽을 보는 것도 더위를 쫓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축구를 참 재밌게 봤습니다.
축구 종구국이라는 영국과 맞서 참으로 멋진 경기를 펼쳤습니다.
널따란 운동장을 맘껏 뛰어다니며 전반전후반전연장전까지 지치지 않고 뛰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우리말에 '널따랗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공간을 나타내는 이름씨(명사)와 함께 쓰여
"
꽤 넓다."는 뜻으로
널따란 평야방이 널따랗다아기가 널따란 아빠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다랗'은 일부 그림씨(형용사뒤에 쓰여 그 정도가 꽤 뚜려하다는 뜻을 더합니다.
굵다랗다좁다랗다높다랗다깊다랗다가 그렇게 쓰인 겁니다.

문제는
크기나 모양길이깊이 따위를 나타내는 그림씨(형용사뒤에 '다랗'이 붙는 방식에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꽤 넓은 것은 '넓다랗다'가 아니라 '널따랗다'이고,
꽤 짧은 것은 '짧다랗다'가 아니라 '짤따랗다'인데,
꽤 긴 것은 '길다랗다'가 아니라 '기다랗다'가 바릅니다.
꽤 가는 것도 '가느다랗다'고 써야 합니다.
게다가
꽤 잔 것은 '잘다랗다' '자다랗다'가 아니라 '잗다랗다'가 바릅니다.

올림픽에 나간 우리 선수들이
널따란 운동장에서 맘껏 뛰고
기다란 트랙에서 맘껏 달려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지난번에 보내드린 '경신/갱신'을 보시고,
고ㄱㅅ 님께서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오늘 편지를 쓰다 보니 이 댓글이 더 가슴에 와 닿네요

"
우리 주변에서 갱신과 경신을 구분해서 정확히 사용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해 봅니다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어법이 우리 세대에는 어찌 통할지 모르나 젊은 세대에게 과연 학습이 될지 자신이 안 서는군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드디어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흔히 어떤 행사를 시작할 때,
'
대단원의 막이 올랐다'라고 하고,
그 행사가 끝날 때,
'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단원은 행사가 끝날 때만 씁니다.
대단원(大團圓)은 대미(大尾)와 같은 뜻으로,
"
연극이나 소설 따위에서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을 말합니다.
단원의 막이 내렸다처럼 씁니다.

어떤 행사의 시작에는 대단원이라는 낱말을 쓰면 안 됩니다.
끝낼 때만 '대단원'이라는 낱말을 씁니다.

저도 이제 좀 쉴 수 있겠죠?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9877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04486
1156 [2010/12/31] 우리말) 고맙습니다. ^^* moneybook 2010-12-31 2955
1155 [2010/12/30] 우리말) 나일롱 -> 나일론 moneybook 2010-12-30 3110
1154 [2010/12/30] 우리말) 밀월여행 moneybook 2010-12-30 3024
1153 [2010/12/29] 우리말) 따듯하다 moneybook 2010-12-29 3390
1152 [2010/12/28] 우리말) 사뜻하다 moneybook 2010-12-28 3292
1151 [2010/12/27] 우리말) 새날이 도래 moneybook 2010-12-27 2758
1150 [2010/12/23] 우리말) 참모습 moneybook 2010-12-23 2834
1149 [2010/12/22] 우리말) 못 잊다 moneybook 2010-12-22 3021
1148 [2010/12/21] 우리말) 관용구 moneybook 2010-12-21 3154
1147 [2010/12/20] 우리말) 움츠리다 moneybook 2010-12-20 3324
1146 [2010/12/17] 우리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답장 moneybook 2010-12-18 3218
1145 [2010/12/17] 우리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moneybook 2010-12-17 2812
1144 [2010/12/16] 우리말) 웃옷 moneybook 2010-12-16 2859
1143 [2010/12/15]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 겨울 moneybook 2010-12-15 2803
1142 [2010/12/14] 우리말) 좨기 moneybook 2010-12-14 2876
1141 [2010/12/13] 우리말) 희소병 moneybook 2010-12-13 2997
1140 [2010/12/10] 우리말) 책 소개 moneybook 2010-12-10 2805
1139 [2010/12/09] 우리말) 미친 존재감 moneybook 2010-12-09 2771
1138 [2010/12/08] 우리말) '한해'와 '한 moneybook 2010-12-08 2992
1137 [2010/12/07] 우리말) 추스르다 moneybook 2010-12-07 3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