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0] 우리말) 금실과 금슬

조회 수 2761 추천 수 0 2012.05.10 10:20:25

금슬과 금실을 좀 다르다고 봅니다. 
소리내기가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한자에서 온 것이다 보니 뜻도 확실한데...
제 맘에는 안 들지만, 어쨌든, 부부간의 사랑을 뜻하는 표준말은 금슬이 아니라 금실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10시 조금 넘어서 KBS에서 미국에 사시는 노부부가 나와 다정하게 인터뷰하는 것이 나왔습니다.
비타민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거기서 '부부금슬'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1. 
'금슬(琴瑟)'은 거문고 금 자와 비파 슬 자를 써서,
거문고와 비파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2.
부부간의 사랑을 이를 때는 '금실'이라고 해야 합니다.
비록 거문고와 비파처럼 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데서 와서 부부가 잘 어울리는 것을 이르는 말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오른 것은 '금슬'이 아니라 '금실'입니다.

3.
말이 살이 있다 보니, 사람들이 자주 쓰면 사전에 오르기도 합니다.
강남에서 온 콩은 강남콩이었겠지만, 소리 내기 쉽게 남들이 자주 쓰는 강낭콩이 표준말입니다.
안과 밖을 뜻하는 안팎도 처음에는 안밖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비로 말뿌리(어원)에서는 멀어지지만 사람들이 자주 쓰면 사전에 올라 표준말을 갈음하게 됩니다.
그러나
금슬과 금실을 좀 다르다고 봅니다. 
소리내기가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한자에서 온 것이다 보니 뜻도 확실한데...
제 맘에는 안 들지만, 어쨌든, 부부간의 사랑을 뜻하는 표준말은 금슬이 아니라 금실입니다.

4.
오늘 아침에 받은 사랑방 새벽편지에 이런 글이 있네요.
과거는 고체이고
현재는 액체이고
미래는 기체다.

이미 굳어버린 과거를 붙들고 고민하기보다,
오늘을 뜻깊게 살고자 힘쓰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우리나라 감독을 역임한 히딩크 ==>> 우리나라 감독을 지낸 히딩크]

오늘 새벽 경기 결과를 보니,
우리말편지를 하나 더 보내고 싶은 생각이 나서...

일본이 떨어지고...
미국도 떨어지고...
호주는 올라가고...
제가 싫어하는 나라가 떨어지고,
우리의 영웅 히딩크가 감독으로 있는 호주가 올라가서 그런지
오늘 하루 기분이 좋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호주 대표팀의 감독이라서 응원하시는 분들이 많았죠? 
흔히, 히딩크를 말할 때,
'우리나라 대표팀의 감독을 역임한'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쓴 '역임'이라는 낱말은 틀린 겁니다.

역임(歷任)은,
"여러 직위를 두루 거쳐 지냄"이라는 뜻입니다.
두 개 이상의 직위를 들면서 그 직위를 역임했다고 말해야 합니다.
곧, 아무개가 교육부장관, 농림부장관을 역임했다는 말은 맞지만,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다는 말을 틀린 거죠.

자리 하나만을 들 때는,
'지내다'는 낱말을 쓰면 됩니다.
'우리나라 축구 감독은 지낸...'처럼 쓰시면 되죠.

그러나
'역임'은 한 자리건 두 자리건 간에,
'거침'이나 '지냄'으로 바꿔서 쓰는 게 더 좋습니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히딩크가
이번에도 멋진 기적을 만들어내길 빕니다. 

대~한민국!!!!!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7863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84331
» [2012/05/10] 우리말) 금실과 금슬 머니북 2012-05-10 2761
1475 [2012/05/09] 우리말) 보다 머니북 2012-05-09 2965
1474 [2012/05/08] 우리말) 안갚음과 치사랑 머니북 2012-05-08 2862
1473 [2012/05/07]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2) 머니북 2012-05-07 3601
1472 [2012/05/04]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2-05-04 2634
1471 [2012/05/03] 우리말) 금/줄/선 머니북 2012-05-04 3166
1470 [2012/05/02]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 머니북 2012-05-02 2512
1469 [2012/05/01] 우리말) 전기료와 전기세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2-05-02 2962
1468 [2012/04/30] 우리말) 전기요금 머니북 2012-04-30 2565
1467 [2012/04/27] 우리말) 핼쑥하다와 해쓱하다 머니북 2012-04-27 2872
1466 [2012/04/26] 우리말) 광화문 안내판 머니북 2012-04-27 2240
1465 [2012/04/25] 우리말) 어제 소개한 글의 바른 답 file 머니북 2012-04-25 2509
1464 [2012/04/24] 우리말) 송춘종 어르신이 방송인에게 보낸 편지 머니북 2012-04-24 2243
1463 [2012/04/23] 우리말) 너섬둑길 머니북 2012-04-24 2610
1462 [2012/04/20] 우리말)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써야 합니다 머니북 2012-04-20 2570
1461 [2012/04/19] 우리말) 사람은 줏대가 있어야 합니다 머니북 2012-04-19 2587
1460 [2012/04/18] 우리말) 벚꽃 이야기 머니북 2012-04-18 2218
1459 [2012/04/17] 우리말) 문해율 머니북 2012-04-17 2846
1458 [2012/04/16] 우리말) 우리말 사랑 나눔 머니북 2012-04-16 2407
1457 [2012/04/13] 우리말) 투표하러 갔다가 황당한(?) 문구를 봤어요 머니북 2012-04-13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