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0] 우리말) 도 긴 개 긴

조회 수 2775 추천 수 0 2012.01.20 13:17:43

'긴'은 순우리말로,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합니다.
긴이 닿다, 모와 윷을 놓으니 걸 긴이 되었다처럼 씁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도 긴 개 긴'이 바로 거기서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하루에 편지를 두 번 보냅니다. ^^*

1.
아침에 보낸 편지에서 오늘이 대한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 대한입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 하루빨리 나이 먹고 싶었나 봅니다. 

2.
설에 식구가 모여 윷놀이하실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왕 편지 보낸 김에 윷놀이에서 쓰긴 '긴'이라는 낱말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긴'은 순우리말로,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합니다.
긴이 닿다, 모와 윷을 놓으니 걸 긴이 되었다처럼 씁니다.

흔히 우리가 쓰는 '도 긴 개 긴'이 바로 거기서 왔습니다.
도로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그게 그거라는 뜻으로,
도토리 키 재기와 비슷한 뜻입니다.

오늘 집에 가서 애들과 윷놀이하면서 즐겁게 보내야겠습니다.

고향 잘 다녀오시고,
새해 복도 많이 받으시고,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맥줏집]

아침 뉴스를 들으니,
우리나라 기자가 무장괴한에게 납치되었군요.
하루빨리 무사히 풀려나길 기원합니다.

제가 우리말편지에서 가끔 기자를 탓하긴 하지만,
그래도 정의의 펜을 든 기자는 언제 어디서건 굳건해야 합니다.


어제는 12시 넘어서 밤늦게 퇴근하면서
같이 퇴근하는 동료와 맥줏집에 들러 가볍게 한잔하고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맥주,
그것도 맘 맞는 친구들과 마치는 맥주는 보약일 겁니다. 

맥주를 파는 집을 '맥주집'이라고 할까요, '맥줏집'이라고 할까요?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제가 제일 불만인 게 사이시옷 규정입니다.
언어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규정을 만들어놓고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영 떨떠름합니다.

언제 기회 되면 사이시옷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쉬운 것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이시옷은 두 낱말을 합쳐 한 낱말로 만들 때만 씁니다.
이 두 낱말은 꼭,
고유어+고유어
고유어+한자어
한자어+고유어
한자어+한자어
여야 합니다.

이것만 아셔도 '피잣집'이 아니라 '피자집'이고,
'핑큿빛'이 아니라 '핑크빛'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보는 것처럼 고유어와 한자어의 결합에만 사이시옷을 쓰지,
외래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거든요.

이 중, 한자어+한자어는,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렇게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촛점'이 아니라 '초점'이 맞고, '갯수'가 아니라 '개수'가 맞습니다.

맥주는 麥酒로 한자어입니다.
사이시옷은 맥주 다음에 고유어가 올 때만 쓸 수 있습니다.
맥주 다음에 한자어가 오면 한자어+한자어인데, 
이런 경우는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따라서,
'맥주+집'은 한자어+고유어로 '맥줏집'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맥주+병(甁)은 한자어+한자어이므로 '맥줏병'이 아니라 '맥주병'으로 써야 맞습니다.
맥주+잔(盞)도 마찬가지 이유로 '맥주잔'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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