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2] 우리말) 절대절명 => 절체절명

조회 수 8285 추천 수 0 2011.12.12 09:24:24

 

저녁 mbc TV 뉴스에서 사고를 쳤네요. 절체절명을 '절대절명'(자막), 바쁜데 소재로 참고 하세요.
흔히 풍비박산을 풍지박산, 평안감사를 평양감사, 삼수갑산을 산수갑산, 이런 걸 더러 만나거든요.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월요일 아침에 일터에 나올 때는 가뿐해야 하는데, 왜 이리 찌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댓글 두 개를 소개합니다.
'
햇살사람' 님이 보내주신 댓글입니다.
(
앞글 줄임)
어제 cjb  방송에서 '야식'이라는 말을 얼마나 쓰던지...   귀에 거슬리더군요.  
밤참이라고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
송춘종' 님이 보내주신 댓글입니다.
(
앞글 줄임)
저녁 mbc TV 뉴스에서 사고를 쳤네요. 절체절명을 '절대절명'(자막), 바쁜데 소재로 참고 하세요.
흔히 풍비박산을 풍지박산, 평안감사를 평양감사, 삼수갑산을 산수갑산, 이런 걸 더러 만나거든요.


고맙습니다.

바쁜 월요일 아침,
우리말 편지 밥상을 무엇으로 차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포클레인/굴착기]

며칠 전 일입니다.
어떤 분의 부탁으로 짧은 글을 하나 써서 보냈더니,
몇 가지 교정을 해서 보내왔더군요.
그 중 하나가 제가 쓴 '포클레인' '굴착기'로 바꾼 겁니다.

제가 '굴착기'를 두 줄로 긋고 '포클레인'으로 다시 수정해서 보냈더니,
이번에는 전화를 하셨더군요.
'
포클레인은 '굴착기'를 만드는 프랑스 한 회사의 이름일 뿐이다. 굴착기로 써야 한다.'

거기에 대고 제가 잔소리를 좀 했는데요. 여기에 소개하면,
1.
포클레인이 굴착기를 만드는 프랑스 회사이름인 것은 맞다.
2.
일본에서는 '굴착기'에서 어려운 뚫을 착() 자 대신에 발음이 [사쿠]로 같은 깍을 삭()자를 쓴다. 따라서 '굴삭기'라고 하면 안 된다. 그것은 일본에서 온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굴삭' '땅파기'로 바꾸고, '굴삭기' '굴착기'로 바꿔서 쓰도록 나와있다.
3.
표준국어대서전에서 '굴착기'를 찾아보면, '땅이나 암석 따위를 파거나 파낸 것을 처리하는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나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포클레인'은 그 굴착기의 한 종류다.
굴착기에는 불도저, 삽차, 착암기, 심지어 준설선까지 다 포함된다. 굴착기라고 하면 범위가 너무 넓다.
4.
따라서, 흔히 우리가 말하는 오무렸다 폈다 하는 거대한 팔뚝에다 큰 바가지를 달아 흙을 파거나 옮기는 기계는 '포클레인'이라고 쓰는 게 맞다.
더군다나 표준국어대사전에 '포클레인'이 올라있다. 포클레인(Poclain) : 삽차. 포클레인을 조작하다/포클레인 한 대로 흙을 파헤치다.
포클레인처럼 일반명사화한 말은 굳이 다듬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주장을 했지만, 결국 제가 졌습니다.
그 사람이 만드는 책이니 그 사람 뜻에 따라 알아서 교정하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쓰실래요?

저는 좀 다른 이야기나 하면서 오늘 편지를 마칠게요.
앞에서 제가 쓴 글에 몇 가지 교정을 해서 보내왔다고 했는데요.
'
교정'이 뭐죠?
글을 고치는 것이죠?
교정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4가지 뜻이 나오는데, 출판과 관련된 뜻만 보면,

교정(校正),
'
교정쇄와 원고를 대조하여 오자, 오식, 배열, 색 따위를 바르게 고침.'입니다.

교정(校定),
'
출판물의 글자나 글귀를 검토하여 바르게 정하는 일.'입니다.

교정(校訂),
'
남의 문장 또는 출판물의 잘못된 글자나 글귀 따위를 바르게 고침.'입니다.

비슷비슷하죠?
좀 쉽게 풀어보면,
교정(校正)은 가장 단순한 '바로잡기',
교정(校訂)은 문장 전체를 '뜯어 고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맞춤법 틀린 곳만 수정하는 게 아니라 문맥에 맞게 다시 쓰는 것도 포함하고 있죠.

여기에 교열(校閱)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문서나 원고의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치며 검열함.'이라는 뜻으로,
교정(校定)+교정(校訂) 정도 될 것 같네요.

복잡하죠?
그냥 쉽게 '고침'하면 될텐데...


보태기)
이 편지를 받으신 분이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오셨습니다.

이 말엔 저도 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농대 농공학과(지금은 지역건설공학과)에 근무합니다.
국어대사전을 이야기하시는 것 좀 웃깁니다.
우리말을 살려 쓴다면 이런 사전 인용하면 안 됩니다.
영덕 '()'는 큰 게라서 대게가 아닙니다.
게 이름이지요. 이건 생물학자에게 물어 보십시오.
영덕 게가 작으면 소게라고 해야 하나요.
모두 쓴다고 그게 표준말은 아닙니다.
그럼 모두 '멍게'라고 하니 멍게가 표준말인가요.
'
우렁쉥이'가 표준말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포클레인(이건 회사이름 맞습니다)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power shovel, back hoe
우리말로 동력삽, 뒷호미(뒤로 파는 호미)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삽질과 호미질이 우리하고 반대입니다.
기계 본체 앞으로 파내는 기계는 back hoe,
기계로부터 앞으로 퍼 올리는 기계는 power shovel.
전에는 기계가 별도 였는데, 지금은 바가지(작업기) 바꾸면 둘 다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구멍을 뚫기도 해요.
그렇다고 포클레인 하면 주방세재는 퐁퐁, 조미료는 미원...... 하는 것과 같지요.
좋은 우리말로 만들어 주시면 토목 건축현장에서 쓰도록 가르치겠습니다.

저는 파고뚫고퍼는 기계라는 뜻으로 '파뚫퍼기' 하면 좋겠는데
안 되나요.
용어제정 위원회 만들면 안 되나?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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