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1] 우리말) 아부재기

조회 수 4241 추천 수 0 2011.07.21 09:58:51

 

떠들썩하게 기세를 올려 지르는 소리를 '아우성'이라고 합니다.
'아우성'을 속되게 이르는 낱말이 '아부재기'입니다.
아부재기하다, 아부재기를 치며 야단하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물쿠고 무더운 이 날씨를 어찌 견뎌야 할지 걱정입니다.
다행히 저는 어제부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을 하거나 받다 보면 참으로 여러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 받고 있는 교육에서는 어떤 분이 좀 떠들고 강사에게 말을 거칠게 해서 다른 사람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데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네요.

떠들썩하게 기세를 올려 지르는 소리를 '아우성'이라고 합니다.
'아우성'을 속되게 이르는 낱말이 '아부재기'입니다.
아부재기하다, 아부재기를 치며 야단하다처럼 씁니다.

이제 곧 교육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아부재기 치는 사람이 없기를 빕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
능소화의 전설]

제가 농사를 짓다 보니,
농업이나 자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야 먹고 사니까요...
지난 주말에 정읍에 갔다가 잠시 김제를 들렀는데요.
그곳에서 능소화를 봤습니다.
한 시골집 사립에 걸려있더군요.
그 능소화를 보니 불쌍한 한 여인이 생각나서...

오늘은 우리말 때려치우고,
그 능소화에 얽힌 전설이나 이야기할게요.

옛날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어느 날 속없는 임금이 행차하는데 한 마을에 어여쁜 처자가 있는 겁니다.
이 임금은 그 처자를 불러 며칠 간 꿈같은 시간을 보냈죠.
그리고 그 마을을 떠나면서 해서는 안 될 말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나죠.
“내가 궁궐로 돌아가면서 너를 데려갈 터이니 그동안 몸조심하고 기다리고 있거라...
그냥 떠나기 아쉬워서 남긴 이 한마디 말을 믿고
그 처자는 날이면 날마다 마루 끝에 나와 지나가는 임금을 기다렸죠.
그러나...당연히(?) 임금은 그 말을 잊어버렸고,
그 처자는 하염없이 임금을 기다리다 결국에는 죽고 말죠.
그 처자의 이름이 소화입니다.

옛이야기는 이런데,
능소화가 가진 여러 가지 특징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생겨난 거겠죠.

이 능소화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능소화는 흔히 양반꽃 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능소화의 전설에 나오듯이 임금을 기다리는 한 여자의 정조가 있으므로,
옛날 양반들이 자기 집 딸이 간택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집안에 능소화를 심었죠.
당연히 일반 평민들이 능소화를 집에 심다 걸리면,
그놈의 양반들에게 죽도록 얻어터졌겠죠.

두 번째 특징은,
꽃이 떨어지는 시깁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꽃은,
꽃망울이 맺히고, 거기서 꽃을 피워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낸 후
꽃이 시들해지면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 능소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처자가
지아비 임금을 기다리다 죽은 꽃이기 때문에 일반 꽃과는 좀 다릅니다.
능소화는 꽃망울이 맺혀 꽃이 피고 한껏 아름다움을 뽐낼 때,
꽃이 뚝 떨어집니다.
꽃이 시들기 직전에, 아름다움을 한창 간직한 채 온몸을 던지는 거죠.
가슴 아프죠?

세 번째 특징은,
능소화가 가진 독입니다.
한 여자가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아비 임금을 보지 못한 채 한을 간직하고 죽은 꽃이기 때문에,
꽃 속에 독이 있습니다.
그 꽃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이 멀 정도로 강한 독이죠.
여자의 한이랄까...

네 번째 특징은,
특징이라 하기는 좀 거시기 하지만,
긴 시간동안, 오랫동안 꽃을 피운다는 겁니다.
하긴, 백일동안 꽃을 피워 백일홍이라고도 하는 배롱나무도 있지만,
이 능소화도 꽃을 오랫동안 피웁니다.
시들지 않은 아름다운 자태로 임금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거죠...
한여름 긴 시간동안 우리들 눈을 기쁘게 해 주는 능소화에도 이런 슬픈 전설이 있답니다.

능소화가 어떤 꽃인지 궁금하시죠?
김제에서 찍은 능소화 사진을 올립니다.
꽃을 보시면, “아~~ 이 꽃!”하고 금방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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