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2] 우리말) 파워 스폿

조회 수 2729 추천 수 8 2011.03.02 10:01:15
오늘은 우리말 이야기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3?1절이었는데 잘 쉬셨나요?
하루 쉬고 나니 오늘이 마치 월요일 같습니다. ^^*
토요일과 일요일을 연달아 쉬지 않고,
월, 화, 토, 수, 목, 금, 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이틀 일하고 하루 쉬고, 사흘 일하고 또 하루 쉬고... ^^*

1.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3?1절에서 3자 뒤에 오는 점은 아래가 아닌 가운데 찍어야 바릅니다.

2. 그제 보내드린 편지에서 제 실수가 있었습니다.
- '돋구다'를 쓴다고 쓴 게 '?P구다'라고 썼습니다.
- 알렉산터가 태어난 해는 1881년이 아니라 1845년입니다.

며칠 전 인터넷에서 보니 한국관광공사에서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파워 스폿'이라는 관광상품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파워 스폿(Power Spot)이란 기가 충만해 영험이 있는 장소로, 이런 곳에 흐르는 기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치유되고 안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최근 일본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스피리추얼(Spiritual?영적) 파워 스폿' 여행 바람이 일자 관광공사가 이를 받아들여 상품으로 만든 거라고 합니다.
관광공사에서 일본 사람에게 관광하기 좋은 곳으로 소개해 주는 일명 파워 스폿이라고 하는 곳에 들어가서는 안 될 곳이 몇 군데 들어가 있습니다.

3. 창경궁은 1984년 서울대공원으로 동물원과 식물원이 옮겨가기 전까지 창경원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일제통감부가 1909년 순종이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옮겨가자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식물원을 창경궁에 만들고 명칭을 창경원으로 깎아버린 겁니다.
우리나라 왕궁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만든 것으로 대표적인 민족정기 말살정책입니다.
그런 곳을 일본사람들에게 기가 충만해 영험이 있는 장소로 추천한다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일본 사람들이 보면 기를 받을 수는 있겠네요. 조선을 깔보고 능멸한 선조의 기를...

4. '파워 스폿'에 들어간 경복궁에는 1895년 일본군대가 명성황후를 죽인 장소인 건청궁 안채 곤녕합이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 황후를 죽이고 건청궁 뒷산인 녹산에서 불태웠습니다.
그런 곳을 일본사람들에게 구경하게 하면서 기가 충만한 좋은 곳이라고요?
무슨 기요? 다시 우리나라를 넘보고 싶다는 그런 기를 말씀하시나요?

5. 흔히들 명성 황후가 일본 자객에게 시해되었다고 합니다.
(저 학교 다닐 때는 민비라고 배웠습니다. 황후가 아닌 비...)
제가 알기로 시해(弑害)는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신하가 왕을 죽이는 것입니다.
명성 황후를 죽인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고 자식도 아니며 신하도 아닌 일본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명성 황후 시해'가 아니라 '명성 황후 살해'로 써야 바르다고 봅니다.

6.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파워 스폿은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관광의 관점에서 보고 한국의 기를 느껴보자는 것이 이 상품의 취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파워 스폿에 들어가는 명소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따온 곳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2272134135&code=940100)

한국관광공사에서 기가 충만해 영험이 있는 장소라고 하는 곳 가운데 일본으로부터 치욕을 당한 곳이 들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일본 사람들이건 누구건 사람들에게 기를 넣어주는 것은 좋으나,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곳에서 일본 사람들이 기를 받고 즐거워할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오네요.

일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우리 선조가 여기서 조선의 국모를 멋지게 죽인 곳이니 우리도 여기서 그런 장한 기를 받자고 이야기할까 두렵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광상품을 만드는 데 제가 낸 세금이 쓰였다는 게 아깝고 안타깝습니다.

7. 제가 일본 사람들에게 소개할 파워 스폿 명소로 좋은 곳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조선총독부와 총독 관사를 지어 경복궁의 앞뒤를 막았습니다.
우리나라 왕이 계시는 궁 앞에 총독부 건물을 지으며 일본을 상징하는 일(日) 자 꼴로 지었고, 서울시청은 본(本) 자꼴로 지어 일본을 상징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지은 서울시청을 추천합니다. 분명히 일본 사람들이 기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또,
일제는 주요 산에 혈침(穴針)을 박았습니다.
민족 정기를 끊고자 산꼭대기에 쇠말뚝을 박았습니다. 그런 곳은 분명히 기가 좋은 곳일 겁니다.
300곳이 넘는다는데, 그런 곳에도 일본 사람들이 가면 기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가서 우리 선조가 조선을 이렇게 농락했다고 희희덕거리며 기를 받을 수 있도록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그때는 제가 낸 세금은 쓰지 마십시오. 절대로 쓰지 마십시오.

고맙습니다.


보태기)
1.
'시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을 아래에 연결합니다.
http://www.korean.go.kr/09_new/minwon/qna_view.jsp?idx=52563

2.
주요 산에 있는 혈침을 측량을 위해 박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어부인 잘 계신가?]

어젯밤 퇴근길에 우연히 대학 선배님을 뵀습니다.
워낙 오랜만에 만난 지라 곡주라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
서로 약속이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만 주고받다가 헤어졌습니다.

그 선배님과 이야기하는 도중,
“자네 어부인은 잘 계신가?”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예,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어부인’은 일본어에서 온 말입니다.
대부분이 다 아는 사실을 그 선배님은 모르고 계시더군요.
다른 사람의 아내를 말할 때는
‘부인’이라고 해야 하고,
남 앞에서 자기 아내를 소개할 때는
‘처, 아내’라고 말해야 합니다.
‘부인’은 높임말입니다.
남에게 자기 아내를 소개하면서
‘부인’이라는 호칭을 쓰면 안 됩니다.

‘집사람’도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많이 쓰던 말인데,
요즘은 쓰지 않습니다.
‘집사람’은 집에 있는 사람인데,
직장 생활하는 아내는 ‘집사람’이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집사람’은 남존여비 사상이 들어있다고 해서
가능하면 쓰지 말자네요.

요즘 들어 일본에서 온 말을 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지금도,
무슨무슨 날을 정하면 남의 나라 땅도 날로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놈들이잖아요.
절로 진저리가 나네요.
나쁜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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